본칙
마대사(馬大師)가 불편하거늘 원주(院主)가 와서 물었다.
“화상(和尙)! 요즘 병세가 어떠하십니까?”
마조가 대답했다.
마조가 대답했다.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
염·송·어
염·송·어
장산천(蔣山泉)이 송했다
“일면불 월면불이여.
외로 돌고 오른쪽으로 구른다.
당나라에서 북을 치면 신라에서 활을 쏘고
시냇물은 앞뒤 개울에 있는데
지는 꽃은 분분하네.
귀먹어리는 천둥소리 듣지 못하며
공연히 구름 위에 번개빛만 보더라.”
운대정(雲臺靜)이 송했다.
“일면불 월면불을 알려면
좌우로 두리번거리지 말라.
화살은 당장에 신라를 지났거늘
허공에는 공연히 번개만 치네.”
법진일(法眞一)이 송했다.
“일면불과 월면불이
분명히 나타났으니
늪 밑의 가을 하늘
눈앞에서 뉘 가리리”.
장영탁(長靈卓)이 송했다.
“일면불 월면불이여.
큰 바다에 파도가 번득이고
수미산이 우뚝 솟았다.
뒤통수를 후려치니
이마에 땀이 솟았다.
눈 밝은 납자도 분간키 어려워서
고개 들고 하늘에 치솟은 매를 찾고 있구나.”
개암붕(介菴朋)이 송했다.
“일면불 월면불이여.
우뢰가 번개를 치는 구나.
비가 개이고 구름이 흩어지니
긴 강이 비단같다.”
죽암규(竹庵珪)가 이 이야기를 듣고 말했다. “병이 고황에 스며들었구나.”
감상
마조의 병이 깊어지자 원주가 문안을 드렸다. 마조는 병에 대해 말하지 않고 원주에게 마지막 화두를 던졌다. 다 죽어가는 사람이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라니 웬 엉뚱한 어법인가.
월면불은 그 수명이 하루 낮 하루 밤이고, 일면불은 1800세이다.
마조가 단명불과 장면불을 다 들어 보인 것은 무슨 뜻일까. 첫째 해와 달을 보듯이 부처님을 생각하라는 뜻이고, 둘째, 삶의 길고 짧음은 문제가 아니라는 뜻도 된다.
밤낮으로 부처님을 생각하고 있다고 해석하면 열반이 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김소월은 사랑하는 마음을 ‘자나 깨나 / 앉으나 서나 / 그림자같은 벗이 하나이 내게 있습니다’ 라고 했다. 낮에는 해를 보고, 밤에는 달을 보고 부처님을 사랑하라. 이것이 마조의 마지막 가르침이 아닐까.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교수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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