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송

[스크랩] 고봉선사 사구게

수선님 2018. 11. 18. 11:49

 

海底泥牛含月走(해저니우함월주)

바다 밑 진흙 소는 달을 물고 달려가고

 

巖前石虎抱兒眠(암전석호포아면)

바위 앞 돌 호랑이 아기 안고 졸고 있네.

 

鐵蛇鑽入金剛眼(철사찬입금강안)

쇠 뱀은 금강 안을 뚫고 들어가고,

 

崑崙騎象鷺絲牽(곤륜기상노사견)

곤륜산이 코끼리를 타고 백로가 줄을 끌고 가네.

 

 

고봉스님의 사 구 게는 사 구 모두 깨달은 경지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 깨달음의 경지를 아직 수행중인 후학들을 위해 다각도에서 조명해

주신 것이지요.

진흙 소, 돌 호랑이, 쇠 뱀, 곤륜산 모두 무정물(無情物)로써 이는 중생의

情識의 작용이 끊어진 경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바다 밑에서 달을 물고 달리고, 아기 안고 졸고, 금강 안을 뚫고,

코끼리를 타고 해오라기가 끄는 그런 작용들은, 情識이 끊어졌다고 해서

아주 죽어 버린 것이 아니라 바로 假我인 그 情識이 끊어진 無心의 깨친

심 자리에서 眞我의 자재묘용이 활발발한 것을 말합니다.

 

 

海底泥牛含月走(해저니우함월주)

바다 밑 진흙 소는 달을 물고 달려가고

 

물에 들어가면 풀어 없어져버리는 진흙으로 만들어진 소가 바다 밑에서

진리의 상징인 달을 물고 달려간다고 쓰신 것은 깨달은 자의 자재한 묘용을

말합니다. 그 달 또한 한 군데도 이지러짐이 없고 부족함이 없이 깨달음이

원만한(圓覺) 둥근 달입니다.

 

 

巖前石虎抱兒眠(암전석호포아면)

바위 앞 돌 호랑이 아기 안고 졸고 있네.

 

이 구는 장부의 一大事를 마쳤기에 일이 없는(無事) 한가로움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 한가로움이라는 것도 신선놀음 같은 것을 말한

것이 아니라 衆生心에 의하여 행해지는 일이 없는, 作爲가 없는

활발발한 묘용의 한가함을 말한 것입니다.

 

 

鐵蛇鑽入金剛眼(철사찬입금강안)

쇠 뱀은 금강 안을 뚫고 들어가고,

 

여기서 금강 안은 깨달은 자의 제 3의 눈인 頂眼, 깨달음의 눈을 상징합니다.

그 깨달음의 눈을 쇠 뱀이 뚫고 들어간다는 것은 깨달음의 흔적도 남아 있지

않음을 말합니다. 어설픈 앎으로 8식상의 미세 아집, 미세 법집뿐 아니라

7식상의 거친 아집, 법집이 가득한 채로 스스로 깨달았다고 착각하여

안다는 상을 폴폴 내고 있는 수행자들을 위한 자비의 말씀이십니다.

 

덧붙이자면 견성한 사람이 깨달음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깨달은 사람이 깨달았다는 상을 내는 경우도 더 더욱 없습니다.

아직 아집과 법집을 제거하지 못하여 자신이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조급한 욕심으로 깨달았다는 상을 만들고,

거기에 머물러서 다른 이들에게 깨달았다는 상을 낼 뿐입니다.

 

동안선사의 십현담에서 파환향곡도 스스로 깨달았다는 상을 만들어서

머물러 있는 학인들을 경계하는 것이지, 실제로 견성한 사람이 고향에 도달해서

그 자리에 한참을 머물러 있으면서 수행을 더 해서 파환향하고 또 좀 더

수행해서 입전수수로 나아가는 그런 단계적인 것을 말한 것이 아닙니다.

  

쉽게 말하자면, 견성이란 선지식들이 인가하는 공부를 마친 곳이라는 것입니다.

 

 

崑崙騎象鷺絲牽(곤륜기상노사견)

곤륜산이 코끼리를 타고 백로가 줄을 끌고 간다.

 

이 구는 입전수수를 말합니다.

여기서 곤륜산이 체가 되고 코끼리와 백로는 그 작용이 됩니다.

 

곤륜산이라는 큰 산을 체로 삼아 말씀하신 뜻은 깨친 심 자리가 한 사람의

個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주 법계가 온통 밝은 심 자리라는

眞我의 실상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묘용은 깨친 眞我가 중생들의 바람을 타고,

중생들을 위한 지혜작용을 내면서 순항해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高松-

 

 

 

 

 

 

 

 

출처 : 좋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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