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 짐을 버리어 능히 짊어질 수 있었다. |
[論] 5중(衆)이 거칠고 무거워서 항상 괴롭히기 때문에 짐[擔]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무엇을 짐이라 하는가? 5중(衆)이 짐이다” 하신 것과 같다. |
아라한들은 이 짐을 이미 제거했다. 그러므로 ‘짐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다. ‘능히 짐을 진다’ 했는데, 불법 가운데에는 두 가지의 짐이 있으니, 공덕의 짐과 남에게 응하는 짐이다. 전자는 스스로를 이롭게 함이요, 후자는 남을 이롭게 함이다. |
모든 누가 다하고 원망 없는[不悔] 해탈 등 모든 공덕을 갖춘 것을 일컬어 ‘스스로를 이롭게 함’이라 하고, 신(信)․계(戒)․사(捨)․정(定).혜(慧) 등의 모든 공덕을 능히 남에게 줄 수 있으면 이를 ‘남을 이롭게 함’이라 한다. |
이 아라한들은 스스로의 짐과 남에 응하는 짐을 능히 질 수 있기 때문에 ‘능히 짐을 진다’고 하는 것이다. |
또한 비유하건대 큰 소가 강력한 힘으로 무거운 짐을 능히 감당해 내는 것과 같으니, 이 아라한들 역시 그와 같아서 무루의 근(根)․힘[力]․각도(覺道)를 얻어 능히 불법의 큰 일[大事]를 걸머지는 것이다. |
그러므로 아라한들을 일컬어 ‘능히 짐을 지는 자’라 하는 것이다. |
[經] 자기의 이득을 체득했다. |
[論] 무엇을 자기의 이득[己利]이라 하고, 무엇을 자기의 이득이 아니라 하는가? 곧 모든 착한 법[善法]을 행하는 것을 자기의 이득이라 하고, 그 밖의 옳지 못한 법[非法]을 자기의 이득이 아니라 한다. |
또한 신(信)․계(戒)․사(捨)․정(定)․혜(慧) 등 모든 공덕은 온갖 재물이나 보배보다 수승한 까닭이고, 이 세상과 뒷세상에서 항상 쾌락을 얻는 까닭이며, 능히 감로의 성(城)에 이르게 되는 까닭이니, 이러한 세 가지 인연 때문에 ‘자기의 이득’이라 한다. |
[141 / 805] 쪽 |
「신품(信品)」160)에서 게송으로 이렇게 말했다. |
어떤 사람이 믿음과 지혜를 얻으면 |
이 보물은 으뜸이며 제일이니 |
그 밖의 세간의 재물들은 |
이 법 보배에 미치지 못하리. |
또한 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서 즐거움을 얻고, 뒷세상에서도 즐거움과 열반을 얻어 항상 행복하다면[樂] 이를 자기의 이득이라 한다. 그 밖의 것은 자기의 이득이 아니다. |
이런 게송이 있다. |
세상이 알고 있는 갖가지 무도(無道)의 법은 |
금수(禽獸)와 꼭 같아 다를 바 없나니 |
바른 지혜와 요긴한 도법을 구하여야 |
늙음과 죽음 벗어나 열반에 들리라. |
또한 8정도와 사문의 과를 아라한의 자기 이익이라 하는데, 이 5천 아라한은 득도(得道)와 과위의 두 가지 일을 모두 얻는 까닭에 자기의 이득이라 한다. |
그러므로 ‘자기의 이득을 얻었다’고 한다. |
[經] 모든 유(有)161)와 결(結)162)이 다했다. |
[論] 세 가지 유가 있으니, 욕유(欲有)․색유(色有)․무색유(無色有)163)이다. |
욕계에 얽매이는 업은 인연을 취해 능히 뒷세상에서 그 업의 과보를 내니, |
160) 범어로는 Śradhāvarga. |
161) 범어로는 bhava. |
162) 범어로는 saṁyojana. |
163) 범어로는 각각 kāma-bhava․rūpa-bhava․arūpabhava이다. 곧 욕망으로 이루어진 존재,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 정신만으로 이루어진 존재를 말한다. |
[142 / 805] 쪽 |
이것을 욕유라 한다. 색유와 무색유도 이와 같으니, 이것을 유라 한다. |
결(結)이 다했다고 했는데, 결에는 아홉 가지가 있다. 곧 애결(愛結)․에결(恚結)․만결(慢結)․치결(癡結)․의결(疑結)․견결(見結)․취결(取結)․간결(慳結)․질결(嫉結)인데, 이들 결사가 다하여 유가 다함에 이르고, 이 유가 다하여 결이 다함에 이르는 것이다. |
그러므로 ‘유와 결이 다했다’고 한다. |
[문] 아라한들은 번뇌[結使]가 영원히 다했다. 일체의 번뇌를 여의고 있는 까닭이다. 그렇지만 유는 결코 다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라한이 아직 멸도에 들지 않는 한, 안근 등의 5중(衆)이나 12입(入)․18계(界)의 모든 유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답] 방해될 것은 없다. 이는 과위(果位) 가운데서 인위[因]를 말하는 것이다. |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신 바와 같다. |
“단월(檀越)164)이 음식을 보시할 때는 다섯 가지 일[五事]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곧 목숨[命]과 모양[色]과 힘[力]과 즐거움[樂]과 반찬[膳]165)이다. 음식이 항상 다섯 가지 일을 베푸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많은 음식을 얻어먹고도 죽거니와 어떤 사람은 적은 양의 음식을 먹고도 살아간다. 음식은 다섯 가지 일의 인위가 된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음식을 보시할 때 다섯 가지 일을 베푼다고 하는 것이다.” |
이런 게송이 있다. |
음식을 끊으면 틀림없이 죽지만 |
먹은 이는 죽는다고 단정할 수 없으니 |
그러므로 부처님은 말씀하시되 |
음식을 베풀면 다섯 가지 일을 준다 하시네. |
또한 어떤 사람이 백 근의 금을 먹었다 하는 것과 같다. 금은 먹을 수 없지만 |
164) 범어로는 dānapati. 보시하는 자를 말한다. |
165) 범어로는 āhāra. |
[143 / 805] 쪽 |
금이 음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금을 먹었다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여자는 계율의 티166)가 된다” 하셨는데, 이는 여자가 계율의 티라는 것이 아니라 계율의 티가 되는 원인이기 때문에 여자는 계율의 티가 된다 하신 것이다. |
또한 어떤 사람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과 같다. 아직 땅에 닿지 않았지만 “이 사람은 죽었다”고 한다. 곧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반드시 죽을 것을 알기 때문에 ‘이 사람은 죽었다’고 하는 것이다. |
이와 같이 아라한들은 이미 번뇌가 다하고 있는 까닭에, 존재[有] 역시 반드시 다할 것이 틀림이 없음을 알기 때문에 ‘유와 결이 다했다’고 하는 것이다. |
[經] 바른 지혜로 이미 해탈을 얻었다. |
[論] 마건제(摩犍提)167) 범지의 제자가 그의 시체를 평상에 얹어 메고 성안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외치기를 “누구든지 눈으로 마건제의 시체를 보기만 하여도 그 사람은 모두가 청정한 도를 얻게 된다. 그러니 하물며 예배하고 공양하는 사람이겠는가” 하니, 그 말을 믿는 이가 많았다. |
이 말을 들은 비구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이 일이 어찌된 일이옵니까?” |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소인은 눈으로 보아 청정을 구하지만 |
이렇게 지혜 없는 자에게 참된 도는 없도다. |
모든 결(結)과 번뇌가 마음에 가득하거늘 |
어떻게 눈으로 보아서 청정한 도를 얻으랴. |
만일에 눈으로 보아 청정함을 얻는다면 |
지혜공덕이라는 보물이 무슨 소용 있으랴. |
지혜의 공덕만이 청정함이 되나니 |
166) 범어로는 śīlamala. |
167) 범어로는 Mākandika. |
[144 / 805] 쪽 |
눈으로 보아 청정을 구함은 옳지 못하네. |
그러므로 ‘바른 지혜로 해탈을 얻었다’고 하는 것이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29. 믿음과 지혜가 최고의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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