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이 천수다라니를 외우면 시방의 불보살이 와서 증명하여 온갖 죄업이 소멸된다고 해서 많은 불자들이 이를 독송한다. “나모 라 다나 다라 야야, 나막 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사다바야 마하사다바야 마하가로니가야” <천수경>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천수다라니’ 앞부분을 예로서, 천수다라니는 먼저 삼보 및 성관자재보살께 대한 귀의를 행하고 ‘성관자재보살의 자비의 힘으로 탐 진 치 삼독을 소멸한 채 열반을 성취할 수 있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정각스님/중앙승가대 불전국역연구원
내가 처음 <천수경>을 접했던 것은 10여년 전, 출가 하루 전날인 약수암 법당에서였다. 바로 송광사로 내려가라고 하신 은사 현문스님께서는 나의 앞날을 축복이라도 하시는 양 나 혼자만을 법당에 앉혀두고 <천수경>을 독송해 주셨다. “수리 수리 마하수리” 라는 최초의 어구를 접하는 순간 나는 갑자기 아라비안나이트의 “열려라, 참깨!”내지는 요술담요에 앉아 허공을 나르기 전에 행했던 ‘신밧드’의 주문 “수리 수리 마수리”를 떠올리며 커다란 환상의 세계로 몰입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 뒤 행자생활을 시작으로 오랜 동안 나는 <천수경> 자체에 많은 의문을 품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천수경>에 대해 확실히 이해를 해야겠다고 계획하였다. 이후 <천수경>은 내 수행의 화두로서 늘 함께 했었고, 그런 연유로 현행 천수경의 성립 구조에 대한 분석을 연구과제로 삼아 <천수경 연구>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천수경>이란 천수천안관세음보살 신앙과 관련된 천수다라니 및, 그 신앙의궤를 전하고 있는 경전의 총칭으로서, 이를 ‘천수경류 경전’이라 일컬을 수 있다. 경명의 뜻은 ‘한량없는 손과 눈을 가지신 관자재보살이 넓고 크며 걸림없는 대자비심을 간직한 큰 다라니에 관해 설한 말씀’이다.
현재 한역경전 가운데는 범본 다라니 5종을 포함한 무려 18종의 천수경류 경전이 현존하고, 티벳장경 가운데 2종 및 범본과 브라흐미(Brahmi) 문자로 기록된 2편의 다라니 등 총 22종에 달하는 천수경류 경전이 현존하고 있다.
이 경은 A. D. 2~3세기 경 인도에서 형성된 관세음보살 신앙에 바탕을 둔 채 만들어진 밀교부 경전으로, 그 경전 자체는 A. D. 3세기 혹은 4~5세기로부터 7세기 말 경에 걸쳐 단일 경전으로서가 아닌 다수의 천수경류 경전으로서 성립됐다.
그러나 현재 한국불교에 유통되고 있는 <천수경>은 위 경전들의 내용 가운데 일부를 취한 채 독자적으로 형성된 의식용 경전이라 말할 수 있다. 현존 자료들을 분석해 볼 때 현재와 같은 모습의 의식용 <천수경>이 만들어진 것은 1935년의 <석문의범>을 거쳐 1969년 통도사 강원에서 간행된 <행자수지(行者受持)>에서 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현재의 의식용 <천수경>은 그 성립 연원이 28년 밖에 되지 않는, 근래 한국불교에 의해 형성된 위경(僞經)임을 단적으로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천수경>은 한국불교 신앙의례의 중심 경전으로서 뿌리를 내리고, 가장 널리 통용되고 있다. <천수경> 안에는 밀교와 화엄, 정토, 천태법화, 禪 등의 사상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으며, 또 이 모두가 한국불교의 큰 특징가운데 하나인 관음신앙이라는 특정적 신앙 형태로 종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에는 미륵 및 약사 신앙의 요소는 제외되어 있다.
불교에서는 신앙의 기본 자세를 신 해 행 증으로써 표현한다. 믿음(信)에 기초한 불자들은, 신앙 항목에 대해 알(解)고, 이를 생활화(行)함으로서, 깨달음을 얻어 가질(證) 수 있다. 여기서 증득(證得) 되어지는 것이 바로 열반인 것이다. 이는 <천수경>이 추구하는 이상과 같은 내용으로 천수다라니를 외움으로써 우리는 궁극적 ‘열반’을 증득할 수 있다. 따라서 ‘열반’을 구하고자 하는 불자들은 자기 내면의 성관자재보살께 의지한 채 천수다라니를 독송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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