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행론 해설 137. 탐심과 진심의 거친 마음을 다스리려면,
먼저 초심자들이 탐.진의 마음을 줄여가는 방법이 무엇인가.
예를 들어 탐.진을 비롯한 번뇌가 일어날 때 좋아 보이는 대상에 탐착이 생기고 미워 보이는 대상에 싫어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대개 타인에게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나에게 탐착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게 미워 보이는 이유로 나에게 분노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좋아 보이고 미워 보인다는 것 좋고 싫어 보이는 것이 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굉장한 차이가 있지요.
나와 관련해서 좋고 싫은 대상을 두는 것입니다.
따라서 좋아 보이는 대상에 집착하고 미워 보이는 대상에 분노하는 것은 나라는 아집이 강할수록 더 강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의 벗과 적에 대한 구분이 더 강해지지요.
나라는 아집이 다소 줄어든다면 나의 벗과 적이 존재할 수 있지만
나의 벗과 나의 적이라는 이유로 생기는 탐.진의 강한 마음은 다소 줄어들 것입니다.
평소에 자주 비유합니다만 예를 들어 시계가 상점에 진열되어 있을 때 나의 시계라는 것을 사기 전에는 좋은 점을 보고 좋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구입한 후에 나의 시계가 되었을 때는 상점에 진열되어 있을 때보다 더 좋아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나의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 대상에 대해 더 강한 집착이 생기는 것이지요.
따라서 먼저 탐.진의 거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나만이라는 고집과 독단적인 마음을 줄여나갈 방법을 강구할 것을 먼저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무언가 하면 어제 그제 이미 말씀드렸듯이 나의 몸, 내 가족, 내 벗, 내 머리, 내 가슴이라 할 때 이 모든 것의 바탕인 고정된 나라는 것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떠오른 대로의 ‘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때 고정된 나라는 생각이 적어질수록 나의 형제, 나의 벗, 나의 것에 집착하는 마음이 다소 줄어들 것입니다. 그런 집착의 마음이 줄어들수록 거기에 해가 되는 반대편에 대한 미움이 줄어들 것입니다.
석명론에 “아집에서 분노가 일어나니” 라고 말씀하셨듯이 집착의 마음이 강할수록 분노와 미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탐.진의 마음을 줄이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나라는 강한 집착을 줄이기 위해 ‘상일주재의 아가 없다’, ‘오온과 다른 별개의 상일주재의 나라는 것이 없다’, ‘오온에 의지하지만 오온을 주관하는 주재자로써 독립적인 나는 없다’는 것을 사유하고 확신을 얻어 습을 들인다면 나라는 마음이 줄어들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로 나에게 좋아 보이고 싫어 보인다고 인식하는 ‘나’는 인무아를 수행함으로써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좋아 보이고 싫어 보이는 ‘대상’에서 무아를 생각해본다면 더 분명해질 것입니다. 법무아를 설하신 것이 이것입니다. 오온을 비롯한 법 또한 그러합니다.
‘아(我)’가 보이는 대로 진실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물론 중관학파에서 말하는 진실로 존재하지 않음의 의미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라는 고정되고 진실로 여겨지는 대상이 없단 것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누리는 대상인 법 또한 고정되고 독단적이며 진실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성립시키는 하나의 논리로 외경으로 존재하지 않음을 얘기합니다.
모든 것이 인식하는 심식 상에서 습기가 드러날 뿐이지 심식에 나타나는 대상이 실체로써 ‘이것이다, 저것이다’ 라고 하는 것이 바깥의 경계 자체에서 고정되어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마치 꿈속의 현현과 같다고 한다면, 예를 들어 대개 사람들이 꿈속에서 집착했던 것을 꿈에서 깨어났을 때 ‘무슨 소용이 있나, 내 의식에 그렇게 나타난 것일 뿐이다.’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바깥 경계에 지목할 수 있는 벗과 형제를 향해 강한 집착이 생길 수 있지요.
지목의 대상인 집착이 생기는 대상은 자신의 마음에서 습기가 나타난 것일 뿐이다, 심식에서 현현한 것일 뿐이라고 한다면 외경으로부터 고정된 진실로써 존재한다는 것으로 여겨서 탐.진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유식의 경서에서 말하는 법무아입니다. 오온의 법 또한 보이는 대로 존재하지 않음이 법무아입니다. 인무아와 법무아 두 가지 집착하는 나와 집착하는 대상, 이 두 가지 모두 독립적이고 진실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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