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의식(第六意識) 2 (2)
이처럼 제6의식은 실로 우리의 삶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마음의 주된 작용입니다. 보통 ‘마음’이라고 하면 바로 이 6의식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에서 보았던 것처럼 제6의식이 수많은 분별심을 일으키고, 각종의 광범한 의식을 일으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번뇌(煩惱)’ 때문입니다. 번뇌는 의식을 산란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유식에서는 번뇌를 6 가지 근본번뇌(根本煩惱)와 20 가지 수번뇌(隨煩惱)로 나누고 있습니다. 근본번뇌는, 탐[貪, 탐냄], 진[瞋, 성냄], 치[痴, 어리석음], 만[慢, 교만심], 의[疑, 의심], 악견[惡見, 잘못된 견해]의 여섯 가지이며, 20 수번뇌는, 분[忿, 분함, 약하게 성냄], 한[恨, 원한], 부[覆, 죄업을 숨김], 뇌[惱, 분함, 한탄함], 질[嫉, 시기, 질투], 간[慳, 아끼고 베풀지 않음], 광[誑, 속이고 교만함], 첨[諂, 아첨], 해[害, 남에게 손해를 끼침], 교[憍, 교만하여 남을 멸시함], 무참[無慙, 잘못을 저지르고 참회하지 않 음], 무괴[無愧, 포악한 일을 하고 반성하지 않음], 도거[掉擧, 마음이 요동함], 혼침[昏沈, 혼미하고 침체함], 불신[不信, 진리를 못 믿음], 해태[懈怠, 게으름], 방일[放逸, 방종하고 방탕함], 실념[失念, 진리를 기억하지 못하고 산란 함], 산란[散亂, 정신이 밖으로 내달려 악견(惡見)을 유발함], 부정지[不正知, 대상을 항상 오해하는 어리석음]가 있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번뇌 때문에 제6의식이 산란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 번뇌들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제6의식 스스로 산란되게 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번뇌를 야기하는 것은 제7말나식(第七末那識)입니다. 또한, 모든 식의 근본식, 근본불교와 부파불교의 논사(論師)들의 커다란 의문의 대상이었던 업의 저장 창고의 역할을 하는 식으로서의 제8아뢰야식(第八阿賴耶識)이 있습니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유식 사상은 우리의 마음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언뜻 보기에는 공 사상과 전면 배치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존재의 양면을 나타내고 있을 뿐 그 내용은 똑같은 진리의 양면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목탁소리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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