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284. ★ 보살의 부정관/시체관
[문] 이 아홉 가지 모양은 어떠한 성품[性]이고 반연할 대상[所綠]은 무엇이며 어느 곳에 속하는가? |
[답] 취하는 모양의 성품과 반연은 욕계(欲界)에 있는 몸의 색상(色相)인 음(陰)에 속하며, 또한 신념처(身念處)의 일부분이고 혹 욕계에 속하기도 하고 혹 초선(初禪)․2선․4선에 속하기도 한다. |
아직 탐욕을 여의지 못하고 마음이 산란한 사람은 욕계계(欲界繫)42)를 얻고, 욕망을 여읜 사람은 마음에 색계계(色界繫)43)를 얻는다.
창상(脹相) 등 여덟 가지 모양은 욕계와 초선과 2선 중에 속하고, 깨끗한 골상[淨骨想]은 욕계와 초선․2선․4선 중에 속하며, 3선(禪) 가운데에는 쾌락이 많기 때문에 이런 상(相)이 없다.
|
이 아홉 가지 모양은 바로 신념처(身念處)의 문을 열고 신념처는 세 가지 염처[三念處]의 문을 열며, 이 네 가지의 염처는 37품(品)의 문을 열고 37품은 열반의 성문(城門)을 여는데, 열반에 들면 온갖 근심과 괴로움의 모든 고통을 여의고 5음에 대한 인연이 생김을 없애기 때문에 열반의 항상함[常]과 즐거움[樂]을 받는다. |
[문] 성문(聲聞)의 사람은 이처럼 관하면서 마음에 싫증을 내므로 빨리 열반에 들려고 하나 보살은 온갖 중생을 가엾이 여기어 온갖 불법을 쌓아 모든 중생을 제도하면서 빨리 열반에 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아홉 가지 모양을 관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2승의 깨달음[證]에 떨어지지 않는가?
|
|
41) 범어로는 vajropamasamādhi. 금강(vajra)과도 같이 견고해 무너지지 않는 삼매라는 뜻이다. |
42) 범어로는 kāmadhātvavacara. |
43) 범어로는 rūpadhātvavacara. |
[답] 보살은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낸다. 중생은 3독(毒)의 인연 때문에 이 세상과 뒷세상에 몸을 받아 나면서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안다.
이 3독은 끝내 스스로 소멸되지 않고 또한 그 밖의 도리로써 소멸시키지 못한다. 다만 집착한 안팎의 몸의 모양을 관한 연후에만 제거할 수 있다. |
그러므로 보살은 이 음욕의 독을 없애기 위하여 이 아홉 가지 모양을 관하는 것이다.
마치 사람이 병든 이를 가엾이 여기어 약을 조제하여 그를 치료하는 것처럼 보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물질[色]에 집착하는 중생들을 위하여 이 청어상(靑瘀相) 등을 말하여 그 집착하는 곳에 따라 모든 모양을 분별하나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이것이 보살이 행하는 9상관(相觀)이다. |
또 보살은 위대한 자비심으로 이 아홉 가지 모양을 행하면서 생각하기를 “나는 아직 온갖 불법을 두루 갖추지 못하였고 열반에도 들지 못했다. 이것은 하나의 법의 문이 되므로 나는 이 하나의 문에 머물지 않아야 하며, 나는 온갖 법의 문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보살은 아홉 가지 모양을 행하여도 방해될 것이 없다.
|
보살은 이 아홉 가지 모양을 행하다가도 때로는 싫증나는 마음이 일어나면서 “이와 같이 청정하지 못한 몸은 증오해야 하고 근심해야 한다. 어서 열반을 취하고 싶구나”라고 하기도 한다. |
그때 보살은 생각하기를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모든 법의 모양은 공하며 공한 가운데서는 무상(無常)함도 없다’고 하셨거늘 하물며 청정하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
다만 청정하다는 뒤바뀐 생각을 깨뜨리기 위하여 이 청정하지 않은 것을 익힐 뿐이다.
이 청정하지 않은 것은 모두 인연(因緣)의 화합에서 생긴 것이라 자성(自性)도 없고 모두가 공한 모양으로 돌아가고 만다.
나는 이제 이 인연의 화합에서 생기고 자성도 없는 청정하지 않은 법을 취하면서 빨리 열반에 들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고 할 것이다. |
경 가운데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
“만일 물질[色] 안에 맛[味]의 모양이 없다면 중생은 맛에 집착하지 않아야겠지만 물질 안에는 맛이 있기 때문에 중생은 집착을 일으킨다. 만일 물질에 허물[過罪]이 없다면 중생은 역시 물질을 싫어하는 이가 없겠지만 물질에는 실로 허물이 있기 때문에 물질을 관하여 곧 싫어하는 것이다.
만일 물질 안에 벗어나는[出] 모양이 없다면 중생도 물질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만 물질에는 벗어나는 모양이 있기 때문에 중생은 물질에서 해탈을 얻으니, 맛이란 청정한 모양의 인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살은 청정하지 않은 것 가운데서 죽어서 일찍 열반에 취하지 않는 것이다." |
[827 / 2071] 쪽 |
아홉 가지 모양[九相]의 뜻을 분별하여 마친다.
|
'대지도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지도론 286. 보시, 지계, 하늘, 안나반나, 죽음을 생각해서 두려움을 제거한다 (0) | 2019.08.11 |
---|---|
대지도론 285. ★ 팔념(八念) - 공포/두려움이 밀려올 때 불법승을 기억하라. (0) | 2019.08.11 |
대지도론 283. ★ 부정관, 시체관, 죽음관의 효과 (0) | 2019.07.28 |
대지도론 282. ★ 구상(九相) - 부정관, 시체관 : 음욕을 끊는게 가장 수승하다. (0) | 2019.07.28 |
대지도론 281. 9차제정(次第定) (0) | 2019.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