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따와나 일묵스님

드러난 번뇌, 잠재된 번뇌(1/5)

수선님 2020. 2. 23. 13:16

오늘이 조계종에선 행자님들 수계식하는 날입니다.

일년에 두 번 수계식을 하는데요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하는데 오늘 수계식하는 날입니다.

여러분들 소식 들었을지 모르겠는데 우리 해인사에 유나스님(?)이라고 계시거든요. 그분이 이번주 일요일날 입적하셨어요. 내일 아마 다비식이 해인사에서 있을거 같은데요 여러분들 거리가 멀어 가시기 힘들겠지만 혹시라도 그쪽에 불교 전통 다비식이 어떻게 하는지 가서 한번 보고 싶으신 분들은 내일 12시에 아마 해인사 다비식장에서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 조계종에선 총림이란 절이 있고 일반적인 절이 있는데 총림에서 제일 어른을 방장스님이라 하거든요. 방장스님 바로 밑 서열이 유나스님이예요. 우리 해인사 원자 융자 스님이신데 이번 일요일에 입적하셔서 5일장 해서 저도 법회 끝나고 내려가 봐야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인제 경전에 보면 다섯 가지 스승이 있다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여러분들 죽으면 염라대왕 앞에서, 혹시나 지옥에 가게 되면 (웃음) 여러분들 아마 지옥 갈 일은 없겠죠. 가면 염라대왕 앞에 가 심문을 받는데 그 때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난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서 수행을 안했다 이렇게 말하면 세상엔 스승이 있는데 왜 네가 몰랐느냐 하면서, 늙어가는 사람 봤느냐 죽는 사람 봤느냐 이러면서 그런 분들이 너의 스승이었다.

우리가 주위에서 죽거나 병들거나 하면 그건 나와 무관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한테도 언제나 닥칠 수 있는 일이잖아요. 누구나 조건이 되면 병이 날 수도 있고, 또 어떤 경우는 그것 때문에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고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변수가 있는데 그런 생로병사를 보면서, 인생이 길지도 않고 짧은데 왜 네가 수행을 안 했느냐 왜 선업을 짓지 않았으냐 하고 혼낸다고 하죠. 여러분들도, 사실 부처님께서 수명이 너무 긴데 태어나면 사람들이 '무상이 모야?' 한다잖아요. 주변에서 죽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인간계가 수행하기 좋은 이유가 그런거죠.

적정하게 괴로움이 있고, 몸이 있으니 몸으로 오는 고통도 많고, 주변에 죽거나 병들거나 늙어가는 그런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수행할 수 있는 계기가 조건이 된다 이거죠. 그래서 여러분들도 그런 주변의 그런 상황들, 지금 나이쯤 되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아프거나 돌아가시는 일들이 많이 생기죠. 그런걸 보며 나에게도 그런 일들이 닥칠 거라는걸 알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의미있게 쓰려고 하고 최대한 수행하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은 불교 공부의 가장 큰, 부처님 당신의 가르침은 '내가 가르치는 것은 다 괴로움의 소멸을 위한 것'이라 하죠.

존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갖고 있는 원천적인 괴로움이 있죠. 생노병사.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거나 가까이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원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는 고통이나 이런게 기본적인 고통들이 있죠. 그런 괴로움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벗어날 것인가 하는 것을 출가 동기로 삼아 출가하셨고, 그걸 결론적으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명확히 제시하신게 부처님 가르침이죠.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일어나는 괴로움들이 있는데, 괴로움이 있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당신께서 터득하셨는데 나중에 깨닫고 나서 보니까 괴로움이란 것이 들여다봤죠.

괴로움이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설한 가르침이 뭡니까?

네 가지 진리의 가르침 중 괴로움의 일어남의 진리-집성제죠.

세상 자체가 되게 조건지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세상 자체가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무아라는 진리를 밝힌 것은 고성제-괴로움의 진리이고, 괴로움이 왜 일어나는가를 밝힌게 집성제-괴로움의 일어남의 진리인데요, 그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무명과 갈애라고 했죠.

한마디로 말하면 갈애인 거고, 그게 인제 우리는 그런 괴로움이 일어나게 만드는 근원적인 원인을 불교에선 번뇌라고 이야기하죠. 괴로움이 일어나게 하는 대표적인 가장 고질적이고 원천적인 걸 번뇌라고 하는데, 오늘은 번뇌에 대해 설명하려 하는데, 번뇌 여러분이 다 알고 계시지만 사람들이 보통 수행하다 보면 세속에선 뭔갈 얻으려 하면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서 초등학교 때 배울게 있고, 중학교 때 배울게 있고, 고등학교 때 배울 게 있고 이제 그 단계에 따라 성장해 가는 과정이 있는데 수행에 들어오면 갑자기 내게 있는 번뇌가 왜 안 사라지지 하고 되게 답답해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번뇌도 금방 버려질 수 있는 번뇌가 있는가 하면 긴 호흡으로 봐서 꾸준히 해야 버려질 수 있는 번뇌가 있는데 이런 번뇌를 너무 동일시하고 모든 번뇌가 수행만 하면 금방 사라질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려 합니다.

첫째 여러분이 알아야할 것 중 하나가, 괴로움의 일어남의 진리에서 부처님께서 지난번에 제가 견문각지-보고 듣고 감지하고 아는 작용-즉 육처의 작용이죠. 안이비설신의와 색성향미촉법이 만나서 우리가 외부 대상을 인지하는데

사실 마음 자체가 원래 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언제부터 시작됐는진 알 수 없지만 이게 오염되기 시작한 거죠.

우리 마음이. 그래서 그걸 그냥 있는 그대로 진리 있는 그대로 보는게 아니라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자기가 원하는대로 보는, 이런 방식으로 바뀌면서 거기서 이런 괴로움들이 발생했기 때문에 결국은 이 괴로움이 견문각지를 하는 과정에서 왜곡이 시작되는 거죠. 대상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우리가 대상을 인지하는 파악하는 과정에서 뭔가 마음이 오염돼고 그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게 부처님께서 본 가장 큰 인식의 전환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