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불교문화』33집, 2018. 3, 317~344
『四分律』에 나타난 神異現狀에 관한 硏究
- 바라제목차와 건도부를 중심으로 -
이 현 배(탄공)/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외래강사
Ⅰ. 들어가는 말
Ⅱ. 『사분율(四分律)』 바라제목차(波羅提目叉) 에 나타나는 신이, 신통현상
1. 사바라이법
1) 음계
2) 살인계
2. 십삼승잔법
1) 촉여인계
2) 파승위간계
3. 삼십사타
Ⅲ.『사분율(四分律)』건도분(揵度分) 에 나타나는 신이, 신통현상
1.선정의 단계와 신통
2.신통과 묘용
Ⅳ. 나오는 말
<국문초록>
『사분율四分律』에서 지계(持戒)를 통한 청정수행은 비구의 필수항목이며
자신의 생명을 비롯한 타인의 생명과 존엄성의 가치를 소중하게 다루고 있
다. ?율장?속에 신이(神異)와 신통(神通) 현상이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으
며 특히 신족통(神足通)은 공간을 초월하고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
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수행의 목적에 따라 신통의 용처도
다르게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불법수행자와 외도 수행자를 가리지 않
고 고루 신통이 구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통의 용도가 가장 적절하
게 사용된 것은 중생구제나 교화의 방편으로 사용되었을 때이고 그것을 자
신의 이익이나 다른 사람을 해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을 통해 신통의
부작용과 경계할 부분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Ⅰ. 들어가는 말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욕망은 더욱더 발전해 나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예전에는 걸어서 가거나 말이나 수레를 타고
가는 방법이 최선책이었지만, 지금의 교통수단은 그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방법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문명과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일상을 보
다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발달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문명과 기술이 발달하여도 아직까지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초자연적인 능력들이다. 문명과 기술
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인간 본연의 능력들은 쇠퇴할 수밖에 없으며
갈등과 경쟁이 심화할수록 본연의 능력은 오염되고 찌꺼기들이 축척되어 인
간본연의 능력들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
『사분율』은 부처님 당시 수행자들의 의(衣). 식(食). 주(住)를 통해서 가장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으며, 수행을 통한 초자연적인 신이(神異)와 신통(神
通) 현상들을 율장에서 엿볼 수 있다. 수행자가 마음의 집중으로 육근의 청정
성이 회복되는 과정에 나타나는 부수적인 결과물이 신통으로, 부처님은 이것
을 인간 내면의 정신적이고 병리현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으로 사용하
고 또 이를 통해서 중생의 어리석음을 교화하셨다.
특히 경전이 아닌 율장에서 부처님이 방편으로 활용한 신통의 내용을 찾
아보는 것은 율장이라는 엄중함에 내포 되어있는 수행자의 일상생활과 신통
을 보편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이것을 알아보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
이며 다양한 주제별로 그 연원을 탐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이 논문에서는『사분율(四分律)』바라제목차(波羅提目叉) 와 건도
분(揵度分) 의 신이현상을 조명하고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계율을 통한 청정
성 회복과 수행을 통한 신이와 신통현상에 대해서 참된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사분율(四分律)』바라제목차(波羅提目叉)에 나타나는
신이(神異), 신통현상(神通現狀)
『사분율』은 시작부터 부처님을 찬양하고 부처님의 깨달음과 신통력을 인
정하는 부분이 다음과 같이 도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저분은 모든 하늘. 마왕. 범왕. 사문. 바라문들 가운데서 신통력과 깨달
음을 얻어 항상 바른 법을 말씀하시니, 상근기도 좋고 중간 근기도 좋고 하
근기도 좋아서 의미(義味)가 청정하므로 자연히 구족하여 범행을 닦아 익
히게 하신다. 좋은 일이다. 우리들은 이 같이 집착이 없는 부처님을 만났으
니 우리들은 이제 차라리 모두 가서 문안을 드리자, 말했다.1)
1)『四分律』卷1 (?大正藏?, 22, p.568c), “彼於諸天 魔 梵 沙門 婆羅門眾中 獲神通作證 常說正法
上善中善下善義味清淨 自然具足修習梵行 善哉 我等 得見如是無著人 我今寧可宜往問訊沙
門瞿曇.”
또한 기근이 들어 비구들이 먹을 것이 모자라자 목건련이 부처님께 신통
력을 쓸 수 있도록 허락을 요청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이 없는 비구들
을 위해서 사용하지 말라고 만류 하신다.
부처님이시여, 요사이는 곡식이 귀하고 백성들이 굶주려 걸식하기가 어
렵습니다. 모든 비구들은 음식이 거칠어 모두 야위었나이다. 만일 부처님
께서 허락하시면 신족통으로 저 울단월에 가서 자연산 벼를 가져다가 먹도
록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신족통이 있는
비구들은 그곳에 가서 벼를 가져 올 수 있겠으나, 신족통이 없는 이는 어찌
하겠느냐?” 목건련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신족통이 있는 이들은 자기 마음
대로 가고, 신족통이 없는 이들은 저의 신족통의 힘으로 저들을 데리고 가
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런 말을 하
지 말라. 왜냐하면 너희 같은 신족통을 얻은 대장부는 가히 하려니와 오는
세상의 비구들은 어찌 하리오.”2)
2)『四分律』卷1 (『大正藏』, 22, p.569a), “大德 今此間穀貴 人民飢餓 乞求難得 諸比丘 食飲麁惡
而皆羸瘦 若世尊聽諸神足比丘詣欝單越 取自然粳 米食者當往 佛告目連言 諸有神足比丘 可
往至彼 取粳米食 無神足者 當云何 目連白佛 諸有神足者 隨意自往 不得神足者 我當以神足
力接往至彼 佛告目連 止止 莫作是語 何以故 汝等丈夫 得神足可爾 未來世比丘當云何.”
이상과 같이 부처님과 제자들에게는 올바른 수행의 결과로서 신통력에 대
하여 말씀하시지만 그 사용은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니었고 매우 제한적이었
으며 또한 신통력이 없는 부처님 제자들에 대한 걱정과 다음에 오는 제자들
의 배려를 동시에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사바라이법(四波羅夷法)
1) 음계(淫戒)
『사분율』바라제목차 에 금계(禁戒)항목 중에 제일먼저 등장한 음계(婬
戒)는 비구들이 그만큼 계를 범하기가 쉽기 때문인 것이다. 음행하지 말라는
것은 비구로서 지켜야할 당연한 계이고 이것은 인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
이 아니라 축생을 대상으로 해도 음행의 계율이 적용되며 이것을 범하면 불
공주(不共住)로 수행자로서의 생명이 끝난다. 음계에서 특이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귀신이라는 존재가 생활하던 곳과 그 귀신이 인간의 몸을 받아 태어나
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음행의 부적절함을 귀신을 통해서 후학들
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때에 가란타의 수제나는 부처님께서 아직 계율을 제정하시기 전이어
서 애욕이 더러운 것이라는 것을 살피지 못하고, 곧 부인의 팔을 잡고 숲 속
의 외딴 곳으로 가서 세 차례의 부정행을 하였다. 그때 동산에는 귀신이 있
었는데, 목숨이 다하여 곧 태속으로 들어가서 태에 든 지 아홉 달 만에 남자
아이로 태어나니, 얼굴이 단정하고 세상에 견줄 이가 없어 이름을 종자라
하였다.
모든 감각이 갖추어지고 점점 자라서 머리를 깎아 가사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니, 부지런하고 게으르지 않아 아라한이 되었
다. 신족통 변화와 위덕이 뛰어났으므로 이름을 종자 존자라고 부르게 되
었다.3)
3)『四分律』卷1 (『大正藏』, 22, 570a), “時迦蘭陀子 佛未制戒 前不見欲穢 便捉婦臂 將至園中屏
處 三行不淨 時園中 有鬼命終 即處其胎 處胎九月生男 顏貌端政 與世無雙 字為種子 諸根具
足 漸漸長大 剃髮被袈裟 以信堅固出家學道 精勤不懈 得阿羅漢 神足變化 威德無量 故號尊
者種子.”
이 계(戒)는 유부율(有部律)에서는 부정행학처(不淨行學處)라고 하고 있
으며 중국의 도선(道宣)은 대음계(大淫戒)라고 부르고 있다. 결계(結戒)의 인
연에 의하여 수제나비구(須提那比丘)가 그 모(母)의 요청도 있고 하여 가손
(家孫)을 존속시키기 위하여 출가전의 처(妻)에게 아이를 얻게 한 행위를 한
적이 있었다.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만약 비구가 부정행(不淨行)을 범(犯)하
고 음욕법(淫慾法)을 행한다면 바라이(波羅夷)로서 함께 머무르지 못함’이라
고 결계(結戒)되었다. 그러나 그 후 축류(畜類)와 행한 자가 있게 되어 ‘내지
축생과 더불어 일지라도’의 구절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그 후에 이번에는 지
계력(持戒力)이 약하게 된 비구가 비구신분 그대로 가정에 돌아가서 출가전
의 처와 교합한 일이 생겼다. 그래서 또한 ‘비구와 더불어 계(戒)를 함께하고
계(戒)를 같이 하면서, 계(戒)를 버리지 아니하고 계(戒)에 약함을 스스로 뉘
우치지 아니하고’라는 문구가 다시 만들어져서 현재의 계문(戒文)이 성립되
었다고 한다. 이 계(戒)는 비구계(比丘戒)이지만 비구니도 동계(同戒)로서 이
를 범(犯)하면 바라이죄(波羅夷罪)가 된다. 또 식차마나(式叉摩那), 사미(沙
彌), 사미니(沙彌尼)가 이를 범하면 죄로서는 경죄(輕罪)인 돌길라(突吉羅)가
되지만 멸빈(滅擯)추방된다.4)
4) 佐藤密雄 著,「律藏」, 崔昌植 譯(서울: 동국역경원, 1994), pp.75~77.
또한『사분율』에서 부처님이 정각을 이루어 모르는 것이 없다는 신통의
표현을 아내와의 부정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그때에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머리 숙여 발아래 예배하고 한켠에 앉아
이 인연을 낱낱이 부처님께 사뢰니, 부처님께서는 그 때 이 인연으로 비구
들을 모이게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아시면서도 물으시고, 아시면서도 묻지
않기도 하시며, 때로는 물으시고, 때로는 묻지 않기도 하시며, 이치에 합당
하면 물으시고, 이치에 합당하지 않으시면 묻지 않으시었다. 그때에 부처
님께서는 때와 합당함을 아시고, 수제나에게 물으셨다. ‘너는 참으로 아내
와 부정행을 하였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부정행을 범하였습
니다’.5)
5)『四分律』卷1 (『大正藏』, 22, 570b), “爾時 諸比丘 往至世尊所 頭面禮足 在一面坐 以此因緣 具
白世尊 世尊 爾時 以此因緣 集諸比丘 世尊知而問 知而不問 時而問 時而不問 義合問 義不合
不問 爾時 世尊 知時義合 問須提那 汝實與故 二行不淨行耶 如是世尊 我犯不淨行.”
즉 부처님은 음계를 범한 행위에 대하여 신통력으로 다 알고 계시지만 수
행자에 따라 묻기도 하고 묻지 않으셨다. 이것은 부처님이 수행자에 대한 배
려로 볼 수 있으며 그 음계에 대해 스스로 알고 범하지 않게 하시려는 방편이
었음을 알 수 있다.
2) 살인계(殺人戒)
살계(殺生)의 원인이 되는 행위, 또는 생명체의 살생을 인정하는 행위를
금하는 것이 불살생이다. 생명체란 곤충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살아 있는
모든 것 즉 사생구류(四生九類)의 유정(有情)을 의미한다. 부처님은 모든 살
아 있는 것과의 관계 즉 연기(緣起)의 관계를 여실지견(如實知見)하여 어떤
생명체에 대한 가해는 바로 자신에 대한 가해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기
에 자신의 생명과 남의 생명 더 나아가 다른 생명체들을 동등하게 여기도록 가
르치셨다.6) 생명의 의미에 대해서 셀러(M. scheler)나 베르그송(H. Bergson)에
의하면, ‘광물을 생명이 전혀 잠든 상태, 식물은 생명의 반쯤 잠든 상태, 동물
은 생명이 잠을 깬 상태’라고 하였다. 이는 인간, 자연, 생물의 생명동가성(生
命同價性)을 나타내는 말이다. 모든 생명은 명증적(明證的.evident)이며 본질
직관(intrinsic intuition)에 의해서만 인식될 뿐 결코 그 무엇으로도 환원될 수
없다고 했다.7) 실제로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존엄 받을 가치를 가지고 있
으며 더 넓은 의미로는 의식이 있는 생명체뿐만 아니라 의식이 없는 무정물
에게도 해당된다. 즉 모든 존재(存在)는 단일(單一)한 생명이다. 태양과 달,
불과 물, 꽃과 초목, 들짐승과 새들은 형제자매이다. 그는 삼라만상은 자립적
인, 독자적인 존재들로서 그들 고유의 내재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여기서
철학적 범애주의 사상(philosophical philanthropism)의 기초를 이룬다.8) 살계
(殺戒)에서 신통을 구족한 사람이나 비인(非人)들이 정법수행을 하지 않아
목숨의 중요성을 모르고 다른 사람을 시켜 함부로 해를 입히고 심지어 생명
까지 파괴시키는 엄청난 도구로 전락된 단편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6) 이러한 사상들은 중국으로 전래되어 특히 당대의 이통현(李通玄:635~730))과 송대 지례(知
禮:960~1028)는 산천초목에게도 불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현대의 생태사상과
도 직결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서열(序列) 없이 평등하고 그리고 생명의 질도 차등
이 없어야한다. 또한 살생에는 예외가 없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 희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는 것이 불교의 생명존엄의 가치이다.(장휘옥 옮김,「중국불교사상사」, p.91).
7) 진교훈, 철학에서 본 생명 ,「생명」, (서강대학교 생명문화연구소: 1992), p.9. 재인용
8) 배영기. 진교훈, 外,「생명윤리와 윤리교육」(경기: 한국학술정보(주), 2011), p.183. 재인용
그때에 하늘의 한 악마가 저 비구의 마음과 생각을 알고 곧 신족통으로
물력가난제 비구 앞에 와서 물위에 빠지지 아니하고 서서 칭찬하였다. ‘장
하다, 착한 남자여, 너는 지금 큰 공덕을 얻었다. 제도되지 못할 사람을 제
도한 것이다.’ 때에 물력가난제 비구는 악마의 칭찬하는 말을 듣고 뉘우치
는 마음이 사라져 다시 생각하되 ‘나는 지금 큰 공덕을 얻었다. 제도되지 못
한 사람을 제도했을 뿐이다.’했다. 곧 다시 칼을 가지고 동산으로 들어가 물
었다. ‘누가 아직 제도를 받지 못하였는가? 내가 제도해 주겠노라.’ 때에 아
직 애욕을 버리지 못한 비구가 물력가나제 비구를 보고 대단히 놀라서 머리
카락이 곤두섰다. 물력가난제가 보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겁내지 말라. 여러 감관이 아직 미숙하므로 교화를 받을 수 없다. 성숙하기
를 기다렸다가 오라. 교화해 주겠노라.’ 그 가운데에 애욕이 다한 비구들은
물력가난제 비구를 보고 놀라지 않고 머리카락이 곤두서지도 않았다. 때에
물력가난제는 하루에 한 비구를 죽이기도 하고 둘, 셋, 다섯 내지 60명까지
이르렀다.9)
9) ?四分律?卷2 (?大正藏?, 22, 576a), “時 有一天魔 知彼比丘心念 即以神足 而來在勿力伽難提
比丘前 於水上立 而不陷沒 勸讚言 善哉 善哉 善男子 汝今獲大功德度不度者 時難提比丘 聞
魔讚已 悔恨即滅 便作是念 我今獲大功德度不度者 即復持刀 入園中而問言 誰未度者 我今欲
度之 時 有未離欲比丘 見勿力伽難提比丘 甚大怖懼毛竪 勿力伽難提見已 語諸比丘言 汝等勿
懼 諸根未熟 未任受化 須待成熟 當來相化 其中 比丘欲愛盡者 見勿力伽難提 心不怖懼 身毛
不竪 時 勿力伽難提比丘 或日殺一比丘 或殺二三四五乃至六十人.”
이 계(戒)는『유부율(有部律)』에서는 단인명학처(斷人命學處)라 하고 도
선(道宣)은 대살계(大殺戒)라 하고 있다. 비구가 자신이 직접 살인하거나 여
러 가지 수단을 사용하여 살인하거나 또는 남을 자살시키려고 칼을 준다든
지 또는 상대에게 사는 고통을 설하면서 오히려 죽어서 천상계(天上界) 등의
생활에 태어나는 쾌락을 말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다든지 하는 것을 바라이
죄로 금하고 있다.10)
10) 이 내용의 중요성을 이철헌도 인용하여 기술하고 있다.(이철헌, 戒律로 본 四溟堂 惟政의
壬辰倭亂 參戰 ,「불교문화연구」6집, p.190).
특히 이 계(戒)의 결계(結戒)의 인연에 의하면 바구무다아 하반(河畔)에
있었던 비구들이 부정관(不淨觀)을 수행한 결과 신체를 싫다고 여겨 죽음을
얻으려 하였다. 거기에 물력가난제(勿力伽難提)라는 위사문(僞沙門)이 왔기
에 비구들은 자신들의 의복을 대가로 주어 죽임을 당해 받았다. 그 후 이 위
사문(僞沙門)은 급기야 자신이 스스로 비구들에게 죽음을 권유하여 하루에
60인이나 되는 비구를 죽이고 그 유의(遺衣)를 취득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일이 생겼기 때문에 부처님은 비구들이 살인사문을 구하는 행위를 죄(罪)라
고 하고 또한 염세관이 생기기 쉬운 부정관을 대신하여 수식관(數息觀)을 가
르치고 이 계(戒)를 제정하였다. 부정관도 수식관도 마음을 가라앉히는 수행
으로서 불교의 도리를 생각하기에 앞서 잡념을 떨치기 위한 것이다. 이 설화
는 이 계(戒)의 인연으로서 적당하지 않는듯하지만 어느 율(律)에도 나오는
설화이다.11) 부처님은 위없이 가장 높은 분이기에 비구들이 수식관으로 삼
매를 깨닫고 훌륭한 법에 머물러 과(果)를 증득한 것을 알게 되었다.
11) 佐蕂密雄 著,「律藏」, 崔昌植 옮김(서울: 동국역경원, 1994), pp.78~79.
따라서 이『사분율』에서는 생명의 중요성과 살인교사 등의 범계 등에 대
하여 경책하면서 거기에 신족통이 매개로 나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2. 십삼승잔법(十三僧殘法)
1) 마촉여인계(摩觸女人戒)
음계에 이어서 여인과 접촉하는 것을 경계한 마촉여인계는 수행자가 여인
과 접촉하면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금계한 것으로 비구는 여인의 신체
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하는 계(戒)이다. 손을 잡거나 머리카락을 건드리
거나 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만약 건드리면 승잔죄가 된다. 촉여인계(觸
女身戒)의 인연담에 의하면, 이 계는『사분율』과『십송율』12)에 있어 제계의
인연이 된 이는 가유타이(迦留陀夷.Kālodāyin)이었다고 하고,『팔리율』,『승
기율』,『근본유부율』13)등은 우타이(優陀夷.Udāyi)이었다고 한다.
12)『四分律』卷2 (『大正藏』, 22, 580b)『十誦律』卷3 (『大正藏』, 23, 15a)
13) Vin. vol.Ⅲ, p.119.「南伝」第1卷, 200頁以下
『摩訶僧祈律』卷5 (『大正藏』, 22, 264a)『五分律』卷2 (『大正藏』22, 10c)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卷11 (『大正藏』, 23, 681c)
『팔리율』의 승잔법 제2조 인연담14)에 의하면 우타이는 아란야에 살고 있
었는데 거기에 아름답고 화려한 정사를 만들어 아름다운 조도품을 갖추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여 정사를 보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한 무리의 바라문 부부가 찾아와서 정사를 보기를 희망했다. 그래서 우
타이는 바라문 부부를 정사에 청하여 내부를 안내하고 설명하였는데, 그때
바라문의 아내의 뒤로 돌아가서 그 신체의 곳곳에 손을 대었다. 바라문은 그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아란야에서 살고 수행하는 우타이를 존경하고 찬탄했
다. 그때 바라문의 아내는 ‘그에게 무슨 존귀함이 있으리. 당신이 나의 몸을
더듬는 것처럼 저 사문 우타이도 내 몸을 더듬었다’고 말하니, 바라문은 불쾌
하여 우타이를 격렬하게 비난했다. 그리고 그 일이 비구들의 귀에 들어가고,
그들 또한 “어찌하여 장로 우타이는 여인과 몸을 마촉(摩觸)하였는가”라고
비난하고 혐오했다. 그 일이 부처님의 귀에 들어갔으므로 부처님은 비구 승
가를 소집하여, 승가의 면전에서 우타이에게 ‘우타이야! 너는 여인과 신체를
서로 접촉했다는 것이 사실이냐’라고 질문하셨다. 그리고 우타이가 ‘세존이
시여! 사실입니다’라고 대답하였으므로 부처님은 우타이를 심하게 가책하시
고 승잔법 제2조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정욕을 부정하는 교설을 상세하
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여인의 신체와 서로 접촉하는 것을 금하는 학처
(sikkhāpada)를 제정하셨다고 한다.15)
14) Vin. vol.Ⅲ, pp.119~120. ?南伝?第1卷, 200~202頁
15) 시라라다나,「팔리율장의 比丘 十三僧殘法에 관한 硏究」(위덕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5
년), pp.50~51.
한역 제율(諸律)의 인연담도 기본적으로는『팔리율』과 다르지 않다. 다만
『팔리율』에서는 바라문 부부로 되어 있지만『사분율』,『오분율』,『십송율』16)
등의 인연담에서는 재가의 부녀. 어린 여자 애들이 정사를 보러 온 것을 우타
이가 유혹하여 정사의 안쪽을 안내하고 그 신체를 잡아 마촉(摩觸)했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승기율』17)과『근본유부율』18)에서는 다른 인연담을 설명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마촉여인계(摩觸女人戒), 여여인추어계(與女人麤
語戒), 향여탄신색공계(向女嘆身索供戒), 매인계(媒人戒)등에서 색(色)은 가
장 원초적인 인간의 본능으로 ?바라제목차? 여러 곳에 경계를 나타내고 있
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그만큼 비구들이 범계하기 쉬운 대상으로 색을 색으
로 대하면 비구로서의 생명이 끊어지고 또한 접촉으로 인해서 수행의 본질
이 단절되는 것을 강력하게 계율로서 금(禁)하였다.
16)『四分律』卷2 (『大正藏』, 22, 580b).『五分律』卷2 (『大正藏』, 22, 10c~11a)
『十誦律』卷3 (『大正藏』, 23, 14c~15a)
17) 우발라(優鉢鑼)비구니가 우타이(優陀夷)에게 옷을 보시하려고 하여, 제자인 사미니 지리(支
梨)를 우타이(優陀夷)의 처소에 보내었는데 우타이(優陀夷)는 지리(支梨)가 방안에 있었을
때 그의 손을 잡고 안고 내키는 대로 행하고 난 뒤에 놓아 주었다는 것, 두 번째로는 우타이
(優陀夷)가 걸식을 하러 사위성으로 들어갔을 때 절구를 찧고 있던 한 아낙네를 일부러 넘어
뜨려서 도와주는 척하며 안아서 일으켜 준 것, 그리고 잘 아는 바라문이 아내와 더불어 정사
를 방문 하였을 때 그의 아내의 손을 잡고 안고 있었다는 것 등을 서술하고 있다. 또한 그러
한 것들의 전생담도 서술하고 있어서 문장이 길다.
18)『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卷11 (『大正藏』, 23, 681c~684a), “촉여학처(觸女學處) 의 인연담에
는 오타이(鄔陀夷)가 서다림 급고독원에서 원림에 구경하러 온 여러 여인을 안내하면서 이
러한 여인의 신체에 손을 댄 것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사분율』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신통을 사용하여 여인의 몸으로 된 것들의
종류와 그 접촉의 과정 등을 통해 계를 어기는 모습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만일 하늘 여인이나, 아수라의 여인과, 용의 여인과 아귀의 여인과 축생
의 여인으로 능히 몸을 변화할 수 있는 것들과 몸을 서로 접촉하며 투란차
요, 축생으로 능히 몸을 변화하지 못하는 것과 몸을 서로 접촉하면 돌길라
다. 만일 남자와 몸을 서로 접촉하면 돌길라요, 이형과 몸을 서로 접촉하면
투란차니라. 만일 여인이 절하면서 발을 잡을 때, 접촉의 즐거움을 느껴 몸
을 움직이지 않으면 돌길라요, 만일 비구가 음욕의 뜻이 있어서 옷과 발우
와 방석과 바늘통과 거적 등과 내지 자기의 몸에 접촉하게 하면 모두가 돌
길라니라. 사람에 여인을 사람에 여인이라 생각하면 승가바시사요, 사람의
여인인가? 의심하면 투란차요, 사람의 여인을 비인의 여인이라고 생각하면
투란차다. 비인의 여인을 사람의 여인이라 생각하면 투란차요, 비인의 여
인을 여인인가? 의심하면 투란차니라.19)
19)『四分律』卷2 (『大正藏』, 22, 581a), “若天女 阿修羅女 龍女 餓鬼女 畜生女 能變形者 身相觸
偷蘭遮 畜生 不能變形者 身相觸 突吉羅 若與男子 身相觸 突吉羅 若與二形 身相觸者 偷蘭
遮 若女人作禮 捉足 覺觸樂 不動身 突吉羅 若比丘 有欲心 觸衣鉢 尼師壇 針筒 草秸 乃至自
觸身 一切 突吉羅 人女 人女想 僧伽婆尸沙 人女 生疑 偷蘭遮 人女 非人女想 偷蘭遮 非人女
作人女想 偷蘭遮 非人女 生疑 偷蘭遮.”
즉 여인과 관련된 계율에서는 여자는 물론이고 신통을 사용하여 여자의
몸으로 마음대로 변화하는 모든 존재들도 변화한 몸이 여자이면 이 계율의
저촉(抵觸)을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20)
20) 平川彰 著,「비구계의 연구 1」, 釋慧能 譯(서울: 민족사, 2002), pp.408~411.
2) 파승위간계(破僧違諫戒)
승잔법 제10조는 파승위간계(破僧違諫戒) 라고 하는데, 이것은『근본유
부율』에서도 파승위간학처(破僧違諫學處) 21)라고 하고 있다. 이 조문의 내
용을 나타내기에 적절한 말이다. 파승(破僧.samghabheda)은 승가를 분열시
키는 것이다. 부처님의 만년에 제바달다(提婆達多.Devadatta)가 그 무리(徒
衆)와 함께 일으킨 일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만약 이 전승이 바르다고 한다면
이 조문은 부처님의 만년이 되어 성립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될 것
이다.『팔리율』의 인연담은 처음에는 제바달다는 코카리카 등의 4사람의 의
무리(徒衆)에 대하여 “오너라, 벗이여. 우리들은 사문 고타마의 승가를 분열
시키자. 법륜(法輪)을 분열시키자”22)라고 부르짖고 있다. 그래서 그 수단으
로써 부처님에 대하여 승가에서 “5사(事)”를 채용하도록 신청하고 있다. 그래
서 이것을 거부당한 것을 좋은 기회로 하여 왕사성(王舍城)에 들어가서 세상
사람들에게 위와 같이 외치고 파승(破僧)을 기도했다고 한다.『팔리율』의 파
승위간계(破僧違諫戒)의 인연담에는 이 이상 구체적인 것은 설하여져 있지
않다. 또한『근본유부율』에서는 제바달다가 신통력을 습득한 것에서 이야기
를 시작하고 있다. 제바달다는 신통 신변을 나타내어 아사세왕(阿闍世王)을
신복(信服)시키고, 그의 지원을 얻고 세력을 얻었다는 것을 서술하고 있다.
드디어 부처님을 대신하여 승가통솔의 이양을 신청하였지만 그것이 불가능
하다는 사실을 알고, 파승(破僧)을 기도했다고 서술하고 전체적으로 상세한
인연담으로 되어 있다.23) 다만 여기에서는 그가 부처님에게 5사(事)를 요청
한 것은 설하여져 있지 않다. 어찌됐든 제율(諸律)의 인연담에서는 제바달다
가 승가 속에서 세력을 얻었기 때문에, 부처님을 대신하려고 하는 야망을 일
으켰지만 그것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승가의 분열을 기도 했다고 하는 것
처럼 설하여져 있다.24) 이러한 제바달다와 관련된 신통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25)
21)『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卷14 (『大正藏』, 23, 700a)
22) Vin. vol, Ⅲ, p.171.『南伝』제1권, 287頁.
23)『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卷14, 15 (『大正藏』, 23, 700b~704a)
24) 제바(提婆)가 불타의 교단에서 분리되어 독립한 것은 아마 사실일 것이다. 서기 5세기 초에
인도를 여행한 법현(法顯)은「법현전(法顯伝)」에서 사위성(舍衛城)의 불교를 서술하는 부분
에서 “조달(調達)에게 또한 대중이 있어서 항상 과거(過去)의 삼불(三佛)을 공양하면서도,
오직 석가문불(釋迦文佛)을 공양하지 않는다”고 서술하고 있다. 당시에도 역시 제바(提婆)
의 도중(徒衆)이 남이 있었고 과거불은 공양하면서도, 석가불은 공양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
하고 있다. 더욱이 현장(玄奘)의「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卷10에도, 동인도의 갈라나소벌
자나국(羯羅拏蘇 伐刺那國)에는 사정겸신(邪正兼信)으로 승도이천(僧徒二千)여명이 소승
정량부(小乘正量部)의 법을 학습하고 있다고 하는데, 별도로 세 가람이 있어서 유락(乳酪)
을 먹지 않고, 제바달다(提婆達多)의 유훈(遺訓)에 따른다 고 설하고 있다. 즉 현장(玄奘) 법
사가 인도에 간 시대에도 제바(提婆)의 유훈에 따르는 자가 있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제바(提婆)의 도중(徒衆)은 소수이지만 상당히 후세까지 남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5) 平川彰 著,「비구계의 연구Ⅰ」, 釋慧能 譯(서울: 민족사, 2002), pp.508~512.
그때에 제바달다는 아사세(阿闍世) 태자의 처소에 가서 신통력으로 몸
을 허공에 솟아올라 몸을 나투어 설법하기도 하고, 몸을 숨겨 설법하기도
하고, 몸을 반만 나타내어 설법하기도 하고, 몸을 숨겨 반만 나타내 설법하
기도 하고, 몸에서 연기를 뿜기도 하고, 몸에 불을 뿜기도 하고, 어린아이
몸으로 변하여 태자에게 안겨 옷에 장식한 영락을 만지며 엎치락뒤치락 하
면서 태자의 손가락을 빨기도 하였다. 때에 아사세 태자는 이 변화를 보고
두려워하며, 몸에 털이 솟았다. ‥‥‥제바달다는 화가 나서 스스로 기사
굴 산에 올라가 멀리서 큰 돌을 들어 부처님께 던졌다. 때에 어떤 하늘 신
(神)이 곧 받아 산 위에 놓았다.26)
26)『四分律』卷4 (『大正藏』, 22, 592a~c), “爾時 提婆達 往至太子阿闍世所 以神通力 飛在空中 或
現身說法 或隱身說法 或現半身說法 或不現半身說法 或身出煙 或身出火 或變身作嬰孩 身
著瓔珞 在太子抱上轉側 欶太子指 ‥‥‥提婆達 乘此恚意 自往耆闍崛山 手執大石 遙擲世
尊 時 有天卽接石 置山頂上.”
부처님에게 승단을 물려줄 것을 요구하고 거절당하자 부처님을 시해하려
고한 부처님의 사촌동생 제바달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수행 정진한
수행자로서 그는 몸을 크고 혹은 작게 마음대로 나타내어 자기의 생각대로
날아다니는 신통력을 구족하였다. 여기서 제바달다의 신통력은 남에게 두려
움과 고통을 주는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부처님은 이와는
반대로 중생교화를 위한 신통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때에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천 명의 범지를 제도하시어 구족계를 주시
고, 그들을 데리고 상두산으로 가셨다. 상두산 중에서 천 명의 비구들을 교
화하실 때에 세 가지 방법으로 하시니, 첫째는 신족교화와 둘째는 억념교화
와 셋째는 설법교화였다. 저 신족교화라는 것은 혹 하나로 헤아릴 수 없이
변화시키고, 혹 헤아릴 수 없는 것을 다시 하나로 변화시키며, 안팎을 통달
하고, 석벽을 통과하되, 허공을 지나는 것과 같이 걸림이 없으며, 허공에 가
부좌를 하기도 하며, 또한 나는 새와 같이 왕래하기도 하며, 땅 속에 들어가
기를 물속에 들어가는 것과 같이 자유로우며, 물을 밟고 서기를 땅에서와
같이 빠지지 아니하며, 몸에서 연기와 불을 뿜는 것이 큰 불덩이와 같으며,
해와 달이 큰 위력으로 비치지 않는 곳이 없거늘 손으로 해와 달을 어루만
지며, 몸이 범천에까지 걸림이 없이 왕래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처님께서
신족통으로 천 비구를 교화하신 것이다.27)
27)『四分律』卷33 (『大正藏』, 22, 797a), “時世尊度此千梵志授具足已 將至象頭山中 於象頭山中
有千比丘僧 以三事教化 一者神足教化 二者憶念教化 三者說法教化 彼神足教化者 或化一
作無數 或無數還為一 內外通達 石壁皆過如遊虛空無所妨礙 於虛空中結跏趺坐 亦如飛鳥周
旋往來 入地如水出沒自在 履水如地而不沒溺 身放烟火如大火聚 日月有大神德 靡所不照
能以手捫摸 身至梵天往來無礙 是謂世尊神足教化千比丘.”
제바달다가 사용한 신통은 자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서이고, 부처님은 중생
교화를 위해서 신통을 활용하셨다. 부처님은 인과율에 위배되는 신통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목건련에게도 당부하셨는데, 신통은 사용하는 사람과 용도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건도분(揵度分) 에서는 부처님
이 많은 신통을 사용하여 중생을 교화하신 내용을 상세하게 볼 수 있다.
3. 삼십사타(三十捨墮)
취비친니의계(取非親尼衣戒)
이 부분은 도를 닦아 아라한의 경지를 얻은 연화색 비구니와 도적의 우두
머리가 시주하는 공양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때 연화색 비구니는 천이통(天耳通)으로 이 소리를 듣고, 천안통(天眼
通)으로 살펴보니, 흰 보자기에 돼지고기를 싸서 나무 가지에 매달아 놓은
것이 보였다. 밤이 지나고 식차마나(式叉摩那)와 사미니들에게 말했다. 너
희들은 아무 곳 나무위에 매달아 놓은 흰 보자기에 싼 돼지고기를 가지고
오너라. 이들이 곧 가져와서 연화색 비구니에게 주니, 연화색 비구니는 삶
으라고 명령하여 밥 때가 되어 몸소 기사굴산으로 가서 여러 상좌(上座)비
구들에게 공양하였다.28)
28)『四分律』卷6 (『大正藏』, 22, 606b), “時 蓮華色比丘尼 天耳聞聲 天眼淸淨 卽見以白疊裹猪肉
懸著樹枝上 夜過已 語式叉摩那沙彌尼 汝往彼某處樹上 有白疊裹猪肉 取來 即往取來 與蓮
華色比丘尼 蓮華色比丘尼 勅令煮 至食時 自往耆闍崛山上 與諸上座比丘 食之.”
즉 연화색 비구니는 천안통과 천이통이 있었으므로 돼지고기가 있는 곳을
알아 비구들에게 좋은 공양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정통수행자들에게
흔하게 천안(天眼)과 천이(天耳)의 신통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
여『사분율』「건도분」에 비슷한 내용이 있다. 울비라 마을 근처에 살며 5백
명의 나계범지를 거느리고 암가마갈국의 가장 높은 어른으로 으뜸되는 가섭
(迦葉)은 외도 수행자로 아라한과를 얻었고 신족통을 구족하였다. 부처님이
가섭의 처소에 가서 방 하나를 빌려 하루 밤을 쉬고자 청하였다. 가섭이 독룡
이 살고 있는 방을 빌려주면서부터 시작되는 부처님의 신통력은 가섭과 부
처님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가섭은 자기가 얻은 아라한과의 신통이
부처님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가섭의 이러한 생각은 부처님께 출가하기
전의 외도 수행자의 심리상태로 비록 아라한과와 신통을 구족하였으나 불
법(佛法)수행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아직까지 평범한 중생의 모습을 한 가장
인간적인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내용은 다음과 같다.
때에 부처님께서 가섭의 음식을 잡수시고 본래의 숲으로 돌아가셨다. 때
에 가섭은 다시 이런 생각을 하되 ‘만약 어떤 사람이든 이곳에 오면 나는 음
식을 주리라.’ 했다. 그 때 부처님께서 곧 신통으로 500비구로 변화하여 옷
을 입고 발우를 들고 멀리서 오게 했다. 때에 가섭이 멀리서 500비구가 옷
을 입고 발우를 들고 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되 ‘애달프다. 이 비구들
이 어디에서 오는가? 무엇을 쫓아오는가? 나는 어떻게 해야 밥을 얻어다가
줄까?’ 하니 때에 부처님께서 신통을 다시 거두시어 500명의 비구가 보이지
않게 하시니, 가섭이 생각하되 ‘이는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된 일이구
나.’ 했다. 때에 가섭은 다시 생각하기를, ‘만약 누군가 이곳에 오면 밥을 주
리라.’ 하니, 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신통력으로 500명의 나계범지가 손에 물
병을 들고 멀리서 가섭에게 오게 하셨다. 때에 가섭은 500명의 나계범지가
물병을 들고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생각하기를, ‘500명의 나계범지가 오는
데 나는 어디서 음식을 구해다 볼까?’ 하였다.…… 부처님께서 역사(力士)
가 팔을 접었다 폈다 하는 사이에 가섭의 배 밑을 뚫고 솟아오르셨다. 아만
과 자만심에 빠진 외도 수행자인 가섭에게 “그대가 항상 말하기를, ‘부처님
은 비록 아라한과를 얻었으나 내가 얻은 아라한과만은 못하다.’하였는데 이
제 그대를 보니, 아라한도 아니요, 아라한의 길을 가는 이도 아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가섭은 부처님의 신통력은 자재하시고 아라한과를 얻으셨으
니 부처님을 좇아 범행을 닦을 것을 결심하였다.29)
29) ≪四分律≫卷33 (『大正藏』, 22, 795,c~796b), “時世尊食迦葉食已 還詣本林 時迦葉復生此念
若有人來至此 我當與食 時世尊即化作五百比丘 著衣持鉢從遠而至 時迦葉遙見五百比丘 著
衣持鉢從遠而至 生此念 咄哉此諸比丘 從何而來 我何由得食與之 時世尊即攝神足還使五百
比丘不現 迦葉念言 此皆是大沙門神力所為 時迦葉復作是念 若有人來至此者 我當與食 時
世尊復以神力 化作五百螺髻梵志 手持澡瓶從遠而來 時迦葉 遙見五百辮髮梵志 手持澡瓶來
作是念言 咄哉今五百梵志來 何由得食與之.”……“爾時世尊 知迦葉心中所念告言 汝常稱言
大沙門雖得阿羅漢 不如我得阿羅漢 如今觀汝 非阿羅漢 非向阿羅漢道 迦葉念言 此大沙門
有大威神 知我心中所念 此大沙門有大神足自在得阿羅漢 我今寧可從彼修梵行.”
증상만(增上慢)으로 가득 찬 가섭을 교화하신 것은 다름 아닌, 타심통(他
心通)과 천안통(天眼通)과 신족통(神足通)을 활용하여 가섭의 귀의를 받으셨
다. ?사분율?의 기록은 불법 수행을 하지 않고 외도 수행으로 아라한과와 신
통을 함께 증득할 수 있다는 것을 가섭의 통해서 알 수 있다.
특히『사분율』에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부분과 그리고 그냥 무심히 바
라본 모든 만물의 존재에도 존귀한 생명이 있으며, 인간의 모습이 아닌 다른
형질의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도 신이 현상과 신통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을 확
인할 수 있다.?사분율?에 가장 흔하게 신통과 묘용을 부리는 것은 제석천왕,
사천왕 ,석제환인 그리고 목신이다. 목신정령(木神精靈)의 신통묘용은 현재
의 우리 주변에서 그 작용을 가끔씩 들을 수 있다. 목신에 정령으로 태어나는
것을『능엄경』에서는 업인(業因)으로 물질을 탐하여 죄가 된 사람은 죄가 끝
나고 물질을 만나 형체를 이루며 물건을 탐했던 괴귀(怪鬼)는 물질이 사라지
고 업보가 다하면 태어난다.30)고 하고 있다. 바라제목차 에 등장하는 목신
은 큰 나무에 의지해 살고 자손도 많이 두었는데 어느 날 비구가 집을 짓기
위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나무를 베고 있어 비구를 때려야겠다고 생각하지
만 부처님 제자인 것을 알고 부처님을 찾아가서 하소연 한다.31) 즉 범인의 눈
에는 나무로 보이지만 다 아시는 부처님은 나무와 나무에 붙어사는 존재의
생명까지도 다 아시고 보시는 것이다. 그래서 함부로 살아있는 모든 생명에
대해서 훼손을 만류하신 것이다. 위에서 인용한 신통의 현상과 계율의 항목
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30)『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卷8 (『大正藏』, 19, 145a), “若於本因 貪物為
罪 是人罪畢 遇物成形 名為魑鬼 是人罪畢 遇風成形 名為魑鬼.”
31)『四分律』卷3 (『大正藏』, 22, 584a), “時 復有一曠野比丘 欲起房舍 自斫樹 時 彼樹神 多諸子
孫 彼作是念 我今子孫多 此樹 我所依止 為我覆護 而此比丘 斫截壞 我今寧可打此比丘 彼鬼
復是念 我今不先撿挍 便打恐 違道理 今寧可至世尊所 以此因緣 具白世尊 若世尊 遺所教勅
我當奉行.”
<표1> 「계율에 나타난 신통현상」
戒 文 戒項目 神異現狀 神通부리는者 神通種類
四波羅夷法 婬戒 다 아신다 부처님 깨달음
殺人戒 물위에 서다 하늘의 악마 신족통
十三僧殘法 摩觸女人戒 여자로 변화 신통구족자 신통
破僧違諫戒 허공에 솟구침 제바달다 신족통
三十捨墮法 取非親尼衣戒 소리.살펴본다 연화색 비구니 천이, 천안통
하늘의 악마의 유혹에 빠져 많은 목숨을 해친 살인계는『사분율』에서 가
장 무거운 죄목은 사바라이법으로 음계와 더불어 도계, 대망어계와 함께 이
것을 범(犯)하면 불공주(不共住)라 해서 함께 머물지 못하고 멸빈(滅擯)으로
비구로서의 생명이 끝나는 중죄이다. 승잔은 바라이죄 다음가는 중죄로 참
회라는 절차를 꼭 거쳐야 하는 제약(制約)이 있지만 참회하면 비구로서 생명
을 유지할 수 있고 교단에 함께 머물 수 있다. 바일제를 사타(捨墮)32)라고 번
역하는데 이것은 재물과 관련된 계문으로 사타를 범한 물건을 대중에 정시
(淨施)하고 참회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다.33) 이러한 계율들은 마음과 행동
을 절제하여 수행을 방해받지 않고 정진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이
다.『사분율』을 통해서 당시 부처님을 비롯하여 비구들과 외도수행자, 평민
과 왕족 비인(非人)들에 이르기까지 수행의 정도에 따라 신이와 신통을 다르
게 나타내고 이러한 것들이 일상화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신통이 가장 뛰
어난 신족통은 부처님을 비롯한 많은 수행자들이 구족하고 있으며, 신족통의
극대화된 효과는 모양과 변화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것으로 그 묘용들로
인하여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까지 하였다. 천안과 천이는 다른 사람의 마
음을 읽을 수 있는 타심통과 같이 중복 사용되어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
부처님은 일상 가르침 속에 항상 신통묘용이 함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
한 신이와 신통현상은 시간을 초월하여 현재 우리의 생활주변에서도 다양하
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은 몸은 고통
에 시달리지만 병명이 없이 신병이라고 치부하는 경우와 환경과 분위기에
따라 얼굴의 모습이 변화하는 능력,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아는 예지력과 허
공법계와 대화를 주고받는 능력 등 다양한 신이와 신통들이 지금도 우리주
변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과학적으로 실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용하지 못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가장 우선시 되는『사분율』
에 나타나는 신이와 신통의 기록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은 경전을 통해 이해해야 하는 우리들의 몫이다.「바라제목차」에 나타나
는 신이, 신통현상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32) 사타는 좌구 의복 등의 소유물에 관해서 율장에서 정해진 것 이상을 소유했을 경우에 그 물
품은 승단에 몰수 되고 승중에 참회해야 하는 것으로 30개(의류에 관한24개 조항, 보물에 관
한 2개 조항, 물물교환에 관한 1개 조항, 발우에 관한 2개 조항, 복약에 관한 1개 조항)의 조
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石葉哲牛 譯,『?四分律』, (서울:토방, 2013), p.7.
33) 石葉哲牛 譯,『四分律』, (서울:토방, 2013), pp.6~7.
<표2> 「바라제목차」의 신이와 신통현상
戒 文 戒項目 神異現狀 神通부리는者 神通種類
戒律의 始作 다 아신다 부처님 깨달음
공간이동 목건련 신족통
僧伽婆尸沙 3.與女人麤語戒 여자로 변화할 수 신통 구족자 신통
(僧殘法) 4.向女嘆身索供戒 있음
5.媒人戒
6.無主僧不處分過 비구때릴생각, 목신, 새들 신통
量房戒 의탁, 부탁 용왕마니건대
12.汚家擯謗僧諫戒 허공에 솟구침 목건련 사리불 신족통
九十波逸提 4.共女人宿戒 허공에 솟구침 아나율 신족통
(單墮法) 21.輒敎尼戒 허공 설법 반타 신족통
51.飮酒戒 불을 뿜음 사가타
55.怖比丘戒 황금 경행당 석제환인 연금술
87.過量尼師壇戒 비를 멈춤 부처님 깨달음
式叉迦羅尼法 94.上樹過人戒 목신이 비구를 목신 신통
(百衆學法) 죽이려함
Ⅲ.『사분율(四分律)』「건도분(揵度分)」에 나타나는 신이(神異),
신통현상(神通現狀)
1.선정의 단계와 신통
『건도분(揵度分)』은 종류에 따라 법을 모아서 한 몫씩 묶어놓은 것이며,
계를 받고 안거를 하고 자자(自恣)을 하고 가죽을 사용하는 것과 옷을 입는
등의 방법을 말한다.『사분율』에는 20가지의 건도가 있는데 이 20가지 외에
도 계법을 모은 오백 사람(集法毘尼五百人), 계법을 모은 칠백 사람(七百集
法毘尼), 다시 조정함(調部), 보충한 계율(毘尼增一)등이 끝으로 수록되어 있
다. 수계건도법지일(受戒犍度法之一)에는 부처님의 가족계보와 출가하여 6
년 동안 외도 법으로 수행하는 과정과 각각의 수행법의 완성을 이루지만 최
상의 법이 아님을 아시고 홀로 보리수 밑에서 선정에 드시는 묘사가 자세하
게 기록되어있다. 선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각각의 단계별 수행은 오늘에 이
르러 선정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많은 논의34)가 있으며 또한 수행자들의
기본 수행법으로 계승되어지고 있다.『사분율』에서 선정은 부처님이 깨달
음을 증득하는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선정에는 네 가지 단계가 있다.
초선과 이선에서는 각각의 단계에서 불필요한 법은 제거하고 다른 법을 생
각하는 방식으로 선정의 단계가 깊어지고 삼선에서는 지혜에서 나오는 소견
의 생각을 지키는 즐거움을 얻고, 가장 깊은 단계인 사선에서는 괴로움과 즐
거움이 없이 생각을 보호함이 깨끗하게 하여 선정이 깊어져서 깨달음이 증
득되는 것을 알 수 있다.『사분율』의 선정의 상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34) 오 용석,「간화선 위빠사나 논쟁-간화선에의 선정과 사띠 개념의 적용 문제를 중심으로」,「불
교학연구」제46호, 불교학연구회, 2016.
이 은주,「불교명상(위빠사나) 수행의 현상학」「철학과 현상학 연구」제45, 한국현상학회,
2010.
김 재성,「위빠사나 수행의 현재적 위상」「한국선학」제26호, 2010.
김 준호,「사띠 논쟁의 공과」 , 「불교학 리뷰」제4호, 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2008.
<표3> 「선정상태와 마음의 단계」
선 정 마음의 상태 선정의 양상(樣相) 자각의식
初禪 욕망, 애욕, 악법과 착하 유각(有覺)과 법을 얻어서 기쁘고
지 못한 법 제거 유관법(有觀法) 얻음 즐거움
二禪 유각(有覺)과 유관법(有 무각(無覺)과 안으로 기쁘고 즐거움
觀法) 제거 무관법(無觀法) 얻음
三禪 몸의 쾌락의 기쁨을 제거 몸의 쾌락과 기쁨 받음 지혜의 생각을 지키는
즐거움
四禪 괴로움, 즐거움, 없음 생각을 보호함이 깨끗함 전생을 아는 지혜 얻음
결국 사선(四禪)에서는 모든 감각과 생각이 끊어져 완전한 무념(無念), 무
상(無想)의 상태에 이른다. 선정에서 부처님이 제일먼저 증득한 신통은 한생
(一生)부터 시작하여 무수한 전생의 일을 아시는 지혜인 숙명지(宿命智)였
고, 이것을 초저녁에 밝음을 얻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숙명지를 얻은 후 신통
에 마음을 두지 않고 다시 청정한 삼매에 머물러서 중생들이 태어남과 죽는
것은 지은 행에 따른 것이라고 보신 천안지(天眼智)는 밤중에 얻은 둘째 밝음
이었다. 천안지가 증득되고 깨끗한 선정을 얻고 온갖 번뇌의 부림을 다하고
깨끗하여 티가 없으며 몸을 움직이심이 부드럽고 견고한 곳에 머물러 누진
지(漏盡智)를 증득하였다. 이어서 누진지를 반연하여 고(苦), 집(集), 멸(滅),
도(道)의 성제(聖諦)를 얻은 것을 분명히 알았다. 새벽에 얻은 삼명(三明)은
성제를 관찰하여 번뇌가 다하여 도에 향하는 것을 알고 이와 같이 관찰하여
해탈지(解脫智)를 얻어 다시는 몸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분명한 지혜를 증
득하였다.35)
35)『四分律』卷31 (『大正藏』, 22, 781a~b), “時 菩薩 除欲愛惡 不善法 有覺 有觀 喜 樂 一心 遊戲
初禪 是謂菩薩最初得勝善法 何以故 由繫意專念 不放逸故 時 菩薩 除有覺 有觀 得內信喜
樂 一心 念無覺無觀 遊戲二禪 是謂菩薩 得此二勝善法 何以故 由繫意專念 不放逸故 時 菩
薩 除去喜 身受快樂 得聖智 所見護念樂 遊戲三禪 是謂菩薩 得三勝法 何以故 由繫意專念
不放逸故 時 菩薩 已捨苦樂 先已去憂喜 無苦無樂 護念清淨 遊戲四禪 是謂菩薩 得此四勝法
何以故 由繫意專念 不放逸故.”
2. 신통과 묘용(妙用)
『사분율』에서 부처님이 각 단계의 선정에서 더 깊은 다음단계의 선정으로
이어지는 방법과 신통을 증득하신 내용과 과정이 상당히 중요한 것은 첫 번
째는 그것이 부처님과 외도수행자들을 구분하게 하는 방법이 되고, 두 번째
는 신통이 어떠한 방법으로 증득 되었나 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신통을 어떻
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다.『사분율』에 기록된 근거로 인하여 신통을 사실
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지만, 외도수행자의 경우를 보면 신통이 꼭 선정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부처님에게 귀의하기 전
에 가섭을 비롯하여 많은 외도 수행자들이 신통을 구족하고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신통과 깨달음은『사분율』에 보면 다른
차원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신통을 자유롭게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으로
수행자의 도덕성과 수행력을 판단할 수 없으며 더욱이 깨달음을 증득했다고
는 볼 수 없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신통을 어떻게 사용 하느냐 하는 것은 크
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가 있다. 첫째는 자신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고, 둘
째는 남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고, 셋째는 다른 사람을 유혹하거나 해치기 위
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특히 첫 번째와 세 번째의 경우는 외도 수행자들에게
서 많이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제바달다로 부처님의 사촌동생으로 출
가 수행하였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인하여 부처님을 해치기 위해서 신통을
사용하였다.『사분율』에는 부처님이 신통을 자신을 위해서 사용하지 말 것
을 두 번 당부한 내용이 나온다. 한번은 바라제목차 에서 목건련이 신족통
으로 울단월에 가서 벼를 가져 오고자 하였지만 부처님께서 만류하시던 내
용과「건도분」에서는 신족통을 사용하여 포살에 참가하지 말라고 당부하신
내용이다. 설계건도법지일(說戒犍度法之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네가 고요한 곳에서 참선을 하다가 생각하기를 ‘내가 지금 포살에 가야
하는데 가지 않았다. 나는 항상 가장 청정하다.’ 하지 않았느냐?” 대답하되
“그랬습니다.”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가빈누여, 네가 말한
바와 같이 말하되 ‘그대가 포살하러 가야하나, 만약 가지 아니하고 그대는
항상 가장 청정하다. 그러나 가빈누여, 포살하는 법을 공경하고 존중하고
받들어 섬겨야 한다. 만약 그대가 포살을 공경하고 존중하고 받들어 섬기
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 그래서 너는 포살에 가야 한다. 가지 않으려고 하
지 말라. 응당 걸어서 가되 신족통에 의해서 가지 말라. 나도 가리라.”36)
36) ≪四分律≫卷35 (『大正藏』,22, 818b), “汝在此閑靜處思惟 心作是念 我今若往說戒若不往 我
常第一清淨 為爾已不 答言爾 佛言 如是如是迦賓 如汝所言 汝若往就說戒若不往 汝常第一
清淨 然迦賓 說戒法當應恭敬尊重承事 若汝不恭敬布薩尊重承事者 誰當恭敬尊重承事 是故
汝應往說戒 不應不往 應當步往 不應乘神足往 我亦當往”
위의 내용에서 보면 수행자들의 경계를 부처님은 모두 아시고, 신통을 자
신의 편의를 위해서는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부처님 자신도 설사병으
로 고통을 받지만 신통으로 병을 치료하지 않으시고 의사인 기파(耆婆)에게
처방을 받아 완쾌된다.37) 이와 반대로 부처님을 해치려한 제바달다는 부처
님이 병환이 나셨다는 말을 듣고 사부대중이 문안하러 오는 것이 부러워 기
파동자를 협박하여 중병을 얻었다. 이때 부처님은 제바달다가 병을 얻은 것
을 아시고 신통으로 치료해서 즉시 낫게 하시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37)『四分律』卷40 (『大正藏』, 22, 853c), “時阿難持華出王舍城 詣世尊所 持一把花 授與世尊 如
來嗅之 可得十下 復授第二把 更得十下 第三把復得九下 爾時耆婆 忘語阿難與佛煖水 爾時
世尊 知耆婆心所念 即喚阿難取煖水來 爾時阿難 聞世尊教 即取煖水與佛 佛即飲一掌煖水
患即消除 風亦隨順”
제바달다가 말했다. “만약 나에게 그 약을 주지 않으면 그대를 죽이겠
다.” 때에 기파동자는 죽는 것이 두려워 얼른 주었다. 제바달다는 이 약을
먹고 중병을 얻어 몸과 마음이 괴로웠다. 문안을 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친한 사람도 오지 않아 오직 자기뿐이었다. 그는 생각하되 ‘오늘 나의 병은
아무도 구제할 사람이 없다. 오직 부처님만이 가능하시다.’하다. 그때 부처
님께서 제바달다의 생각을 아시고 기사굴 산으로부터 약을 주는 광명을 놓
아 제바달다에게 비춰서 온갖 고통을 즉시에 낫게 하셨다.38)
38)『四分律』卷40 (『大正藏』, 22, 854a), “提婆達多語言 若不與我 我當害汝 爾時耆婆 畏奪命故
即便與之 提婆達多以服此藥故 即得重病 身心俱苦 獨有一己更無餘人 亦無親厚 作如是念
如我今日無有救者 唯有如來 爾時世尊 知提婆達心念 從耆闍崛山 身出施藥光明 以照提婆
達多 使一切苦痛即得休息”
신통의 묘용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구제
할 때이다. 부처님은 무한한 자비로 제바달다를 병고에서 구제할 때 그 어떤
깨달음의 법문보다 신통이 더 확실한 자비의 법문이었다. 신통은 가장 빠른
방법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제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며 인간 의식이
최대로 확장된 깨달음은 선정 속에서 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사분율?
건도분 에서도 많은 부분이 신통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신통
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회피하는 것이 통례로 되어있다. 그것은 자칫 잘
못하면 신통이 증득된 자들만이 더 높은 수행자로 인정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신통과 깨달음은 전혀 무관한 것이
다. 건도분 에 묘사된 신통은 아래와 같다.
<표4> 「건도분」의 신이와 신통현상
戒項目 神異現狀 神通부리는 者 神通種類
受戒犍度法之一 전생 앎, 생사 앎 부처님 숙명지, 천안지
도를 앎, 해탈 용왕 누진지, 해탈지
受戒犍度法之二 마음을 읽음 부처님 천안지
찬양, 광명 토지신 신족통
受戒犍度法之三 연못, 돌 만듦, 석제환인 신족통
오백비구, 부처님 타심통
공중부양
受戒揵度法之五 사람으로 둔갑 선형용왕 신족통
說戒揵度法之一 비행 가빈누 신족통
安居揵度法 설계를 들음 용과 귀신 천안지
비구 죽이려함 나무신
皮革揵度法 바위위에 솟구침 사갈타 비구 신족통
衣犍度法之二 광명 놓음 부처님 신족통
『사분율』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신족통이다. 부처님은 선정 속에
서 각 단계의 선열을 내려놓는 방법으로 진리를 증득하는 과정에서 신통이
구족되었지만『사분율』어디에도 외도나 비인(非人)들이 부리는 신통은 그
것이 증득된 구체적인 방법은 알 수가 없다. 결국 진리(法)을 기준으로 신통
을 구분할 수밖에 없고 더욱이 신통의 사용처에 따라 그것의 가치를 둘 수밖
에 없는 것이다.
Ⅳ. 나오는 말
『사분율』에서 많은 비구들이 다양한 신이현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구체적
으로 신이를 어떻게 닦는다는 법은 설하지 않고 있다. 부처님 당시에 비구들
이 구족한 신이현상은 아라한과 정도의 수행을 닦은 비구들에게는 일상적으
로 일어나는 현상임을『사분율』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비구들의 수행에서 가
장 우선되는 것은 계율을 통한 지계청정으로 부처님께서 많은 방편으로 말
씀하셨고 그것을 바탕으로 육근이 청청하면 범계를 하지 않고, 마음으로는
탐, 진, 치 삼독에서 해방되는 것이 수행의 기본적인 첫 단계였다. 그리고 많
은 대중이 함께 공동생활을 함으로 단체의 화합을 깨지 않고 수행하는 것이
비구의 진정한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계율을 바탕으로 한 수행은 비록 아라
한과를 얻지 못하고 신이와 신통을 구족하지 않아도 비구로서 청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비구니승단에 초청을 받아 선정상태에서 비구니들의 마음을 헤아
려 신통으로 법을 편 반타비구처럼 선정의 상태가 되어야만 마음의 능력을
증가 시킬 수 있다. 즉 마음의 능력으로 육근이 가지고 있는 모든 초월적인
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육근의 활성화는 신이와 신통으로
나타나게 되며, 선정상태의 마음을 굳이 표현하자면 선종(禪宗)에서 말하는
무념(無念)과 무상(無相) 무주(無住의) 상태로 말할 수 있다.
마음의 원초적인 기능은 머무르지 않고 항상 흘러가는 것으로 이러한 본
질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마음을 자연스럽게 대상이나 호흡에
묶어두어 집중하여 알아차리는 수행법이다. 또한 의식의 중심은 부처님 말
씀인 계율에 두고 철저하게 실천하는 계행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
면 수행은 할 수 없는 것이며, 청정하지 않은 마음으로는 절대 신이(神異)를
나타낼 수 없고 육근으로 신통(神通)을 부릴 수 없다는 것이다. 신통은 마음
과 육근이 동시에 청정하게 구족된 상태에서 서로 상호작용을 하여 나타나
는 것으로 이것은 선정을 중심으로 한 수행 중에 증득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신이와 신통은 다양한 곳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특히 부처님 멸후 중국으로 불법이 전래될 때 신이와 신통이 전법에 막강
한 힘을 발휘한 것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선사들은 전쟁과 기아로 허덕이는
중생들의 근심과 고통을 헤아리는 신통묘용으로 전법에 활용하였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신이와 신통으로 나라를 어지럽힌 요승들도 역사를 통해서 찾
아볼 수 있다.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는 신이와 신통은 구족한 사람의 근기에
따라서 용도를 다르게 나타낸다. 이러한 신이와 신통은 우리의 불성이 불법
을 통해 수행자의 삶속에서 지계청정을 바탕으로 드러내기도 하고 혹은 수
행자의 평범한 일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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