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불교 Early Buddhism

Re : 초기불교 교학 공부 순서에 대한 생각(수정 2013.04.01)

수선님 2022. 6. 19. 13:34

삼보께 귀의하옵니다. _()_ _()_ _()_

초기불교를 함께 공부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초기불전 공부순서입니다.

 

1. 해탈의 방법에 대한 사유

 1) 삼계의 범부들이 가지고 있는 62가지 견해와 육사외도의 견해들

☞ 권장도서 -「범망 경」(D1)과「사문과 경」(D2)

   우선 세상에 존재하는 외도들의 견해, 가치관, 종교관, 도덕관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취착없이 번뇌로부터 벗어나 해탈하고, 궁극적 행복을 찾는지를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부처님 당시 육사외도의 사상을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들과 함께 진지하게 사유하고 고뇌해봄으로써 나중에 부처님께서 발견하신 진리의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두 고결한 상수제자인 사리뿟따 존자와 목갈라나 존자도 위 육사외도 중 하나에 속한 제자였습니다. 그만큼 삶에 대한 고뇌가 있어야 부처님의 진리에 대한 가치를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2) 부처님의 해탈방법 : 사성제와 팔정도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

☞ 권장도서 - 본 카페 <초기불교 산책>의 17~22번글(사성제)과 39~43번글(팔정도)

   이제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사성제의 진리와,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성스러운 도(道)인 팔정도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를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아직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우선은 논리적으로 치밀하게 부처님의 방법이 맞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이런 견해에 대한 첫 공부가 법우님의 불교 공부에 대한 큰 힘이 되고 올바른 방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범부들의 수 많은 견해들이 과연 바르게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지, 번뇌에서 벗어나게 해주는지, 궁극적 행복으로 가게 할 수 있는지를 철저히 궁리해보고나서, 이제는 부처님의 방법이 바르게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지, 번뇌에서 벗어나게 해주는지, 궁극적 행복으로 가게 해줄 수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나마 철저히 궁리하여 보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겪어 본 사람과 겪어 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믿고 가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바른견해에 들어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을 따라서 아라한이 되신 분들을 살펴보면 우리도 어떻게 가야하는지 길을 알게 됩니다. 그 제자들을 따라서 그대로 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 제자들 중에서도 고결한 두 상수제자가 있는데 바로 지혜제일인 사리뿟따 존자와 신통제일인 목갈라나 존자입니다. 이 두 제자는 평범한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그 분들은 부처님 당시 육사외도의 하나에 속하는 제자였습니다. 그 만큼 삶에 대한 고뇌가 남달랐던 것입니다. 그런 바른 해탈에 대한 진지한 고뇌, 삶에 대한 진지한 고뇌가 먼저 있어야, 부처님의 바른 견해에 눈을 뜨게 되고 진가를 알 수 있게 되고, 삶의 자세가 달라지게 됩니다.

 

2. 부처님의 생애와 일대기 공부하기

☞ 권장도서 -「부처님을 만나다」("일창" 스님)

   우리는 삼계의 많은 견해들을 살펴보고 고뇌를 해보았으며, 부처님의 방법이 논리적으로는 완벽함을 살펴보았을 것입니다. 이제는 그런 부처님은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번뇌다하신 아라한이 되셨으며, 바르게 깨달으신 정등각이 되셨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부처님을 본받아 따라 갈 수 있게 됩니다. 부처님을 모르면 그분을 본받을 수 없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아승기와 10만대겁 이전 "수메다"라는 행자가 디빵가라 부처님께 목숨을 걸고 보시하는 장면은 언어로 형용할 수 없이 무한한 감동이 있습니다. 그때 "수메다"행자는 선정과 다섯가지 신통도 정상에 이르러 일만 우주에서 제일의 수행자였고, 만약 원하기만 하면 바로 그날 번뇌가 다한 아라한이 될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혼자의 이익으로 자신만 윤회에서 벗어나기 보다는 천신과 많은 중생들을 윤회의 고통바다에서 건져주리라고 마음으로 확고하게 결의를 하시고 나서, 4아승기와 10만 대겁이라는 헤아릴 수 없는 세월동안 수 없는 윤회를 하면서 보살이 닦아야할 10가지 바라밀(보시, 지계, 출리, 지혜, 정진, 인욕, 진실, 결정, 자애, 평정)을 각각 3단계로 나누어 30가지로 철저하고 완전하게 닦았다고 합니다. 그러한 거룩하신 바라밀 끝에 약2600년전에 이 인간 세상에 재생하셔서 완전히 깨달으신 정등각자 부처님이 되셨으며, 그 덕에 오늘날까지 우리는 부처님의 법을 만나는 희유한 복을 만났습니다.

   부처님의 일대기에 대한 책은, 부처님의 제자라면 가장 먼저 읽어야할 필독서라 감히 생각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현겁에서 역사적으로 실존하셨음을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부처님이십니다. 더구나 석가모니 부처님의 교법은 교학과 수행에 걸쳐 낱낱히 밝혀져 있고, 신과 인간, 마라를 포함한 모든 존재에게 밝히 선포되었으며, 인간세상에 잘 전해져 왔습니다. 이런 실존하셨던 정등각자 부처님에 대하여 알아보지 않는다면 아니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일대기를 통하여 거룩하신 희생과 실천행을 깊이 사유하면, 부처님의 대자대비심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초기불교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난관에 부딪쳐 힘들 때마다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부처님의 자비를 배우고 사유하면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넓어지게 되어 부처님의 가르침(법)을 받아들이기 좋은 상태로 변하기에, 공부를 하기전 항시 남들이 잘되기를 염원해주는 자비행의 실천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런 자비를 배우기 위해서는 4아승기 10만대겁이라는 긴 세월동안 대자대비를 몸소 실천하신 보살님을 본보기로 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생각입니다. 또한 자비수행은 부처님처럼 해탈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인 팔정도 수행의 두번째 각지인 바른사유의 내용이기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만약 아직 부처님의 일대기를 읽지 못하셨다면, 아비담마를 공부하기 전에는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부처님의 일대기를 공부하지 않으면 진정한 불교 입문이 아니라 감히 생각합니다.

 

   참고로 부처님의 큰제자분들에 대하여 공부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과연 사리뿟따 존자는, 과연 목갈라나 존자는, 아난다 존자는, 세존의 육적 외아드님이셨던 라훌라 존자는, ... 이 분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아라한이 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알 수 없다면 삼장을 공부해가면서 정리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제자분들을 거울삼을 수 있습니다. 또 출가자 스님만이 아니라 재가자 성인들도 계십니다. 재가자의 입장에 있다면 그 분들을 위주로 정리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3. 이제 본 카페의 <초기불교 교학과 수행 동영상>을 찬찬히 보시면 도움이 크게 됩니다.
   교재는 각묵 스님의 「초기불교 이해」라는 책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이 책도 사실은 매우 어려운 책입니다. 그러므로 우선은 전체적인 맥락을 정리 하시길 권합니다. 이는 나중에 교학이 어느정도 되시면 다시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4.「초기불교이해」(각묵 스님) 공부

   이 책만 공부해도 초기불교에 대한 전체적인 요약은 될 것입니다. 혼자 공부하시면 어려우므로, "각묵" 스님의 강의를 귀기울여 들으시면서 하시기 바랍니다. 강의파일은 카페의 <초기불교 이해  음성파일>에 있습니다. 이책은 어려우니 요약만 해두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동호회 모임 등에서 법우님들과 함께 배우면 조화로운 공부를 할 수 있어 매우 좋습니다.

 

5. 이제 업과 과보에 대한 경을 위주로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 권장도서 :「앙굿따라 니까야」(대림스님 번역) 등

 

   경에 보면 선업(善業)을 행하면 미래에 행복한 과보가 오고, 불선업(不善業)을 행하면 괴로운 과보가 온다는 말씀이 많습니다. 이런 경들을 위주로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부처님은 처음부터 세상의 모든 것을 놓으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근기와 여건에 따라 행하기를 설하셨습니다. 즉, 현생의 행복을 추구하고, 내생의 행복을 추구하고, 그리고 준비가 된 분들은 궁극적 행복을 위해 닦으라는 차제설법을 하셨습니다.

1) 현생에서 행복에 관한 경들

   먼저 현생에서 행복을 위해서는 기술을 연마하고 부모를 공양하며 계를 지키고 보시를 행하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경을 읽으시다가 이런 경들이 보이면 그 경들을 위주로 읽으십시오. 현생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가정을 화평하게 하고 사회구성원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중요한 덕목입니다. 특히 이때의 계는 해탈열반으로 향하게 해주는 토대가 되어주는 것들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부처님의 법은 교학과 수행편이 있습니다. 교학은 온,처,계,근,제,연(사성제가 핵심)의 법 체계이고, 수행에는 37조도품(팔정도가 핵심)이 있습니다. 이 수행은 크게 분류하면 계정혜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 계(戒) 공부는 도덕 윤리적 실천입니다. 그래서 사회구성원과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선한 행위는 장차 선한 과보를 가져오기에 바른 계행은 삼계 윤회에서 좋은 위치를 추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런데 부처님 공부는 삼계에만 머물러 있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며, 불사(不死)의 문으로 들어가 윤회를 종식하기 위한 것이므로, 부처님이 제시하시는 바른 계는 동시에 집중의 요소인 정(定) 공부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되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바른 계는 정(定)의 토대가 되어주고, 다시 정(定)은 지혜인 혜(慧)로 나아가게 해주어서, 이 지혜를 통하여 열반을 실현하고 부처님처럼 아라한이 되어 괴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나 궁극적 행복을 실현할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때 보시는 수행에서 유익한 밑천이 되어 줍니다.

 

2) 내생에서 행복에 관한 경들

   내생에서도 행복하기 위해서는 역시 계를 더욱 철저히 지키고, 보시를 많이 많이 행해야 합니다. 이는 내생에 오랫동안 조건(緣연)으로 작용하므로 중요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바른 계는 정신적 정화인 정(定)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3) 무엇이 선(善)이고 무엇이 불선(不善)인지에 대한 경들

   이와같이 현생, 내생의 행복의 공부를 통해서 성취되어야 할 것은 행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라는 것이 중요하며 핵심입니다. 그러면 단순히 선업을 지으면 인간이나 천상의 선처에 태어나고, 불선업을 지으면 아수라, 아귀, 축생, 지옥의 4악처에 태어난다는 것만을 알려고 업과 과보에 대한 공부를 하였을까요? 이것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멈추지 말고 더욱 심오함으로 스스로를 향상시켜야 합니다.

   먼저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불선인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10선업이 선이고 10불선업이 불선이라고(「바른견해 경」M9) 알고 달달 외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삶에서 닥친 현실이 선인지 불선인지, 이렇게 하자니 불선을 행하는 것같고 또 저렇게 하자니 또다른 불선을 행하는 것 같은 경우에 닥치게 됩니다. 이와같이 어떻게 행해야 선이 될 수 있는지가 고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가령, 이해를 위해 이런 비유를 배웁니다.

어떤 사람이 집 근처에 와서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천신이 와서 이렇게 경고해줍니다.

   "만약 걸음을 멈추면 죽고, 집에 들어가면 죽는다"

그래서 이 사람은 걸음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 집으로 향하여 집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큰 고민에 빠집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초기불교에서는 이때 원인 등을 꿰뚫어 알아야 한다 강조합니다. 삶을 살면서 일이 잘 안될 때는 원인 등을 조사해서 그 원인을 풀어야 하듯이, 원인을 꿰뚫어 보는 것이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고 지혜에 속합니다. 이는 알고보면 지금의 생각을 바꾸어버리는 간단한 일이지만, 원인에 대한 지혜가 없을 때는 수 많은 불행과 고난으로 빠지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위의 비유에서, 그 사람이 고민하고 있는데 천신이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아보라고 알려줍니다. 그래서 원인을 알아보다가 자신의 몸과 마음으로 시선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깜짝 놀라게 됩니다. 주머니 쪽에서 뭔가 살아 있는 짐승같은게 묵직한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위옷을 벗어 옷을 던지고, 나뭇가지로 옷을 뒤적이니 무서운 독사 뱀이 주머니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뱀을 쫓고 나서 옷을 다시 입었습니다. 그 사람이 생각해보니, 걸음을 멈추면 자신은 꼭 주머니에 손을 넣는 습관이 있어 뱀에게 물려 죽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면 아내나 아이들이 내 옷을 걸다가 뱀에 물려 죽엇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원인을 알게 됨으로써 이 환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것은 이해를 위해 비유로 만들어진 것으로 배웠습니다.

   즉, 그 선의 원인과 조건이 무엇인지, 그 불선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매우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은 물론 초보적인 이해일지라도 그 유명한 조건에 대한 지혜에 속하며, 이는 팔정도 수행의 첫머리인 바른견해에 해당합니다.(바른견해 경 M9)

 

   이렇게 교학에서 먼저 공부해야할 것은 바로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 선과 불선과 그 원인에 대한 이해입니다. 이 지혜는 교학일 뿐만 아니라 팔정도 수행의 머리인 바른견해에 해당되므로 향후 수행에까지 중대한 작용을 합니다.

   간혹 현생, 내생, 전생, 하늘, 지옥, 제사, 공물, 범천의 신, 선업과 악업 등을 이야기 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해탈열반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바른 견해이고, 이는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팔정도 수행의 첫머리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또 이것은 장차 연기와 조건에 대한 지혜로 성숙하기 위한 걸음마가 되기에 중요합니다.

   여기 부처님은 아래의 10가지가 바른견해라고 명백히 천명하시는 가르침을 소개합니다.

① 보시가 있다. ②공물이 있다. ③제사가 있다. ④선행과 악행의 업들에 대한 결실과 과보가 있다.

⑤이 세상이 있다. ⑥저 세상이 있다. ⑦어머니가 있다. ⑧아버지가 있다. ⑨화생하는 중생이 있다.

⑩성인들이 이 세상에는 있다. (위대한 마흔가지 경 M117)

 

우선은 이런 경을 위주로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렇지만, 사리뿟따 존자 등처럼 지혜가 출중하신 분이 아니라면,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가 아직 깊어진 것은 아니며 경이 이해가 된 것은 아닐 것이므로, 자만에 빠지면 안됩니다.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나아가 연기와 조건에 대한 지혜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학을 해야 합니다. 이에 대하여는 아래의 글을 보시기 바랍니다.

 

6. 초기불교 교학과 수행의 굳건한 기반이 되는「아비담마(논장)」를 공부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 추천 도서 :「아비담마 길라잡이」(대림스님, 각묵스님 공동번역 및 주해) 등

 

   위와같이 경을 통하여 세속적 바른견해인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를 어느정도 공부하셨다면,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배워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기 위해 공부하실 때, 그 방향은 더욱 심오함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만으로는 삼계윤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학의 방향은 사성제에 대한 교학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성제에 대한 이해는 먼저 위빳사나 통찰지인 세속적 바른견해를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본격적인 수행입니다. 이 통찰지로써 출세간 도과(道果)의 지혜인 출세간의 바른견해를 얻어 해탈열반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해탈열반은 업과 과보에 대한 세속적 바른견해로부터 시작하여, 출세간 도과의 바른견해로 실현되므로, 바른견해는 부처님 공부의 시작과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기본적인 방향을 알았다면,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부터 사성제에 대한 방향을 배우기 위해서, 아비담마(논장)에 대한 깊은 공부가 큰 도움이 됩니다. 사리뿟따 존자님 등처럼 지혜가 높지 않다면 아비담마의 공부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아비담마(논장)를 한꺼번에 많이 배우려는 욕심보다는 하나를 배우더라도 바르게 이해하여 보자는 각오로 공부에 임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부처님 당시 쭐라빤따까 스님처럼 외우지 못하여 기억력이 없더라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단 몇 시간 만에 지혜가 일어나 단계적으로 위빳사나의 지혜를 얻고, 나아가 예류자, 일래자, 불환자, 아라한이 되어 얻고 결국 해탈열반을 실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항상 조급하지 않게 유장한 마음으로 하나를 알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자라고 해야 합니다.

   항시 교학을 할 때 유념해야 할 일은, 마음을 자애와 연민의 보살심으로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의욕이 앞서 마음이 긴장되면 몸도 긴장되어 금방 피곤해져 졸리며 공부는 진전이 없게 되고, 이런 나쁜 마음 습관은 수행도 망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항상 자신과 남의 행복을 염원하는 자애의 마음을 자주 자주 사유해주고, 괴로움에서 벗어나길 염원하는 연민의 마음을 자주 사유해주어, 마음을 부드럽고 넓게 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은 형체는 없지만 커지고 넓어질 수 있습니다. 마음을 무한히 넓혀가야 합니다. 이렇게 부드러워지고 넓어진 마음은 공부와 수행을 방해하는 장애들이 잘 일어나지 못하므로, 이해와 지혜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제공되므로, 공부가 잘 되고, 수행도 잘되게 됩니다. 이런 자애와 연민의 마음을 자꾸 생각하다보면, 점차 마음의 성향이 바뀌게 되며, 마음의 정화인 정(定) 수행을 어느정도 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므로 교학을 하면서 초보적인 수행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것은 팔정도의 두 번째 각지인 바른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자애와 연민으로 부드러운 상태로 만들고, 나아가 넓게 확장하는 일은 소홀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바른사유는 교학을 공부하면서 생기는 바른 견해를 자연스럽게 바른사유로 나아가게 도와줍니다. 그래서 공부하면서 여러 장애들을 극복하여 잘 인내하게 도와줍니다.

   또한 교학에 정통하신 스승님의 지도가 정말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아비담마 공부는 업과 과보에 대한 보다 자세한 공부, 사성제에 대한 공부를 도와줍니다. 또한 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길을 가다가 수 많은 현상에 속지 않고, 또 가다가 다시오기 어려운 기회를 만났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해줍니다. 또한 경전을 보다 더 잘 읽는 눈을 가져다 줍니다. 이는 바른견해에 속합니다. 그리고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고 유장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바른견해의 바탕위에서 자애와 연민을 자주 자주 사유하여 마음을 유연하고 부드럽게 하여 넓게 넓게 확장해줍니다. 이는 바른 사유에 속합니다. 또 바른사유는 역으로 바른견해에 영향을 주고, 마음의 성향을 바꾸고, 바른 삼매로 나아가게 해주고, 의도를 단속하여 바른말과 바른행위와 바른생계라는 계의 단속에 영향을 줍니다. 이런 바른견해, 바른사유, 바른말, 바른행위, 바른생계의 각각에는 항시 바른견해와 바른마음챙김과 바른 정진이 에워싸게 되며, 이들 7가지는 바른삼매에 조건과 도움을 줍니다.(위대한 마흔가지 경 M117 참고) 이렇게 교학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팔정도 수행을 시작하게 되므로, 조급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비담마에 대한 공부는 큰 인내와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본 카페의 <아비담마> 공부방에서 질문과 답변을 통해 공부하셔도 좋고, 또 법우님들에 의해 요약정리가 연재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초기불전연구원 동호회에서 저자이신 스님께서 직접 지도하시는 아비담마 공부에 참여하시길 권합니다. 사실 아비담마는 혼자 공부하기는 어렵습니다. 동호회 등에서 여러 도반님들과 함께 하시길 권합니다.

   아비담마 공부를 대충하신다면, 초기불교에 대한 혼란과 경에 대한 오해는 계속 되리라 감히 생각합니다. 또한 수행의 깊은 이해를 위해서도 필독서이며, "각묵" 스님은 아비담마가 곧 위빳사나 수행이라고 하실 정도로 중요한 공부입니다.

   그러므로, 아비담마를 믿든 안믿든 일단은 인내하여 끝까지 공부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비담마는 실제 체험을 통해 공부하시면 어렵지 않게 나아가실 수 있습니다. 만약 이해가 안되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경전을 읽으시어 마음의 해탈을 경험하며 쉬어주시고, 특히 자비수행을 자주 하시면 각박하고 메말랐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촉촉해지고 법을 받아들이기 쉬운 상태로 다시 변하며 무엇보다 행복해지므로 적극 권해드립니다.

 

   여기에 저 나름대로 이해한「아비담마 길라잡이」에 대한 약간의 안내를 합니다.

 1) 제1장 마음의 법(심법心法)

    부처님은 현실에 대한 인식의 전환 즉 바른견해(정견正見)와 그에 바탕한 수행으로써 괴로움의 해결을 제기하셨다고 합니다.(길라잡이 제1장)

    그런데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인식하는 구조를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인식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주체와 대상을 배우지 않으면 안됩니다.

    인식의 주체는 마음(찟따)입니다.

    한편 부처님은 모든 물심의 현상을 궁극적 성질을 가진 법(궁극적 실재)으로써 보셨고, 그 법의 개별적 성질과 공통된 성질(무상, 고, 무아)을 통해서 스스로 완전히 깨달으셨기 때문에 정등각자(正等覺者)라 불립니다.

    그러므로 아비담마는 모든 현상을 법의 단위에서 서술해 나갑니다. 경전은 대기설법으로서 중생의 근기에 따라 부처님께서 설하셨기에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기준이 달라보여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비담마는 근기에 따라 설하지 않으신 비(非)방편설이라서, 일관된 수승한 가르침입니다. 따라서 초심자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단 배워놓으면, 일관된 시각이기 때문에 수 많은 경전들이 이해하기 용이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아비담마는 위빳사나 수행의 토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교학과 수행에 있어 아비담마를 공부하지 않고는 올바른 경전이해도 어렵고, 올바른 수행도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제1장인 마음의 길라잡이는 특히 선(善)과 불선(不善) 그리고 선의 원인과 조건, 불선의 원인과 조건에 대하여 명확히 공부하게 됩니다. 이는 장차 제5장에서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인 바른견해를 위해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그러므로 바른견해의 첫관문으로서 매우 중요한 첫 공부입니다.

 

     (잠깐 !) 만약 1장에서 하기 싫어지고 지치셨다면, 힘들 땐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깊이 사유해 보십시오. 숨 한 번 들이쉬고 내쉴 때 죽을 수도 있습니다. 절박감이 생겨날 것입니다. 카페에 올려져 있는「자애경」이나「행복경」을 읽어보고사유해봅니다. 또는 밖에 나가셔서 걸으면서 환기좀 하시거나, 자애와 연민을 닦거나, 사띠(마음챙김)를 키우는 수행을 배워서 행하시면 좋아지실 것입니다. 나아가 이렇게 권하는 이유는, 바른견해가 바른사유에 조건이 되도록 하며, 바른사유는 의도를 단속하고 마음의 성향을 자비희사의 보살심으로 바꾸어 바른말과 바른행위와 바른생계의 바른 계행에 도움을 주고, 여기에 바른 마음챙김이 들어가고 바른 정진이 되므로 차츰 바른 집중인 사마디(삼매)로 나아가도록 하고자 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른 것입니다. 그래서 장차 이런 팔정도 수행은 결국 지혜를 얻도록 하는 도구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교학을 하면서도 기초적인 팔정도 수행을 하는 것이 같은 시간에 보다 효율적이라 생각됩니다.

 

 2) 제2장 - 마음부수법들(심소법心所法) 52가지

     마음부수법은 마음일어날 때마다 함께 일어나 마음이 대상을 알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치 마음(찟따)은 대통령과 같고, 마음부수는 비서관과 각 관계부처 장차관 등과 같습니다.

     정부에게 어떤 어려움을 해결해주기를 호소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에게 곧바로 가지 않고 각 관계부처를 통하여 접근하듯이, 수행자도 마음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곧 바로 마음을 볼 수는 없습니다. 일단은 마음부수법들을 통하여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지 않고 처음부터 마음만 찾는다고 수십년 찾아보아도 결코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수행도 마음챙김(사띠)이라는 마음부수법을 토대로 하게 됩니다. 대상에 대한 인식도 촉,수,상,사,집,명,작이란 일곱 마음의 수행원들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런 법을 배우기 위해 마음부수법들을 철저히 배우셔야 합니다.

    이때 꼭 제6장의 물질 중에서, 4대(지,수,화,풍)는 배우시길 권합니다. 사마타 수행을 통해 선정에 들지 않으시는 대부분의 수행자는 가장 먼저 물질을 보셔야 합니다.『청정도론』제18장에 의하면, 물질의 움직임을 보셔야 정신의 법이 확연히 드러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 물질은 자신의 몸을 구성하고 있으며 물질의 일어남과 사라짐은 바로 지금 순간 현재의 사실이므로, 이런 물질의 움직임에 집착이나 싫어하는 마음없이 수용적인 자세로 마음의 주의력을 기울이면 마음이 밖이나 과거나 미래로 방황하지 않게 해준다는 것이 아주 아주 중요한 사실입니다. 이렇게 물질의 움직임에 주의력을 기울임을 닦아 사띠가 안정이 되면, 드디어 생각 등 정신의 움직임도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정신을 객관적으로 과거나 미래의 것이 아닌 바로 지금 현재의 사실로써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생멸하고 있는 현재의 몸과 마음은 개념이 아닌 진실한 사실로서 담마(법)이며, 이 담마를 있는 그대로 봄으로써, 진리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마음의 시선과 주의력은 자신의 몸을 떠나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사띠로써 마음이 과거나 미래로 방황하지 않도록 하여 갈애와 사견과 자만으로 인식이 오염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현재의 담마(법)를 있는 그대로 보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과거나 미래의 것들은 모두 개념이고 사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신의 법을 체험하여 나가셔야 아비담마가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비담마 공부는 아무리 오래해도 수행에 적용도 못하고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됩니다.

 

 3) 제3장 - 인식과정의 도구들

    이제 인식을 위해서 필요한 도구들을 배워야 합니다. 마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붓도 필요하고, 물감, 도화지 등이 필요하듯이 여러 도구들의 사용법을 알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대상을 체험하는 느낌, 원인, 역할, 문, 대상, 토대 등을 배우셔야 합니다.

 

 4) 제4장 - 인식과정

     이제 드디어 마음과 마음부수들이 대상을 인식하는 법칙을 배우게 됩니다.

     이 제4장은 아비담마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잘 배우시면 추후 많은 교학적 혼란을 제거할 수 있고, 수행에도 중요합니다.

 

 5) 제5장 - 인식과정을 벗어난 마음들과 업과 과보, 윤회

     이제 재생연결식, 바왕가(존재지속심), 죽음의 마음이라는 세가지 인식과정을 벗어난 마음들을 배웁니다. 그래서 어떻게 윤회를 하게 되는지 원리를 알게 됩니다. 또 업과 과보에 대한 매우 정교한 교학을 배우게 되는데, 이런 이해는 제1장에서 배운 선과 불선과 그 조건과 맞물려서 팔정도 수행 중에서 첫머리인 바른견해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이런 바른 견해가 서야 비로소 인식이 바르게 되어가고, 나아가 자애 수행과 연민 수행이 바르게 되어 바른사유를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바른견해가 전제되지 않는 자애나 연민수행은 바른 계 수행으로 제대로 이어지기 어려우며, 나아가 통찰지혜가 나기 위한 올바른 집중 수행(정定)으로 바르게 연결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바른견해는 매우 중요한 공부입니다.

 

 6) 제6장 - 물질의 법, 열반의 법

     이제 물질의 법에 대하여 매우 정교하게 배웁니다. 물질은 녹록한 주제가 아닙니다. 물질을 잘 이해하여야 수행이 바르게 시작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물질의 원인과 조건 그리고 상속에 관심을 기울여 보길 권합니다. 이것은 장차 제8장의 연기와 조건에서 중요하며, 이런 조건을 이해하면서 알아차리면 처음의 마음챙김에 더하여 "분명하게 알아차림"(삼빠쟌나, 正知)이라는 [이해의 요소]를 더하여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한편 제6장에서는 간략하게 열반에 대한 설명을 정리합니다. 열반에 대하여는 교학에 나오는 정도로만 호지하시고, 더 깊은 이야기는 무기(無記)로 호지하길 권합니다.

 

 7) 제7장 - 아비담마의 법의 경에 대한 적용

    이제까지 배운 아비담마의 법을 경에 적용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장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공부는 추후『청정도론』제22장을 공부한 뒤 다시 보셔야 완성됩니다. 그러므로 우선은 정리를 잘하시고 길을 아는 분께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동호회 등에서 스님의 지도와 법우님들의 안내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8) 제8장 - 조건과 연기

    이제 드디어 연기와 조건을 배울 차례입니다. 이 조건과 연기는 아비담마의 정수이며, 부처님 가르침의 정수라 생각합니다.

   그간 세속적 바른견해인 업과 과보를 배웠으나 삼계 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제 업과 과보를 "조건(緣)"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단계에 이르른 것입니다.

   조건의 관점에서 보면, 업과 과보도 조건에 해당하고, 선과 불선과 그 원인과 조건도 조건에 해당하고, 연기도 조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들 조건은 결국 사성제로 흘러들어가 사성제에 의해 이해되어야 합니다. 이미 위에서 사성제에 대한 이해는 해탈열반을 행하는 위빳사나(통찰지) 공부이며, 나아가 출세간 도과의 지혜(깨달음)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조건과 연기에 대한 이해는 지혜의 영역이며, 바른견해에 해당합니다.

   부처님은 초기경의 많은 경들에서 조건을 몰라서 상견이나 단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시며 연기와 조건에 대한 이해를 수 없이 강조하셨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온, 처, 계로 존재와 세상을 해체 분석하시고도 또 다시 조건과 연기로 이해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제8장에서는 법과 법의 관계를 24가지 조건들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를 우주 삼라만상까지 확대하면 어마어마한 적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려면 헤아릴 수 없는 윤회를 한다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궁극적 목적은 이 윤회의 괴로움을 해결하여 윤회를 끝내는 것입니다. 그러한 이치를 담고 있는 것이 12연기입니다. 12연기는 괴로움이 생기는 이치를 알려주고, 괴로움이 소멸하는 이치를 알려줍니다. 그런 이치를 설명할 때 12가지 각지들이 있는데, 그 각지들을 24가지 조건으로써 설명하게 되어 연기를 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런 연기법으로 보는 것을 바른견해라고 경에서 말씀하십니다. 이런 바른견해로써 고성제, 집성제, 멸성제, 도성제를 통찰하고 바른 도닦음을 실천해야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연기에 대한 가르침은 바른 도닦음을 위해서도, 또 나아가 도(道)의 지혜(깨달음)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 경전 공부는『인연 상윳따』(S12) 등을 함께 보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 이상으로 교학의 바른견해에 대한 공부가 어느정도 마무리 됩니다.

   이제 이를 바탕으로 수행을 준비해야 합니다. 교학은 수행을 위해 배운 것이며, 수행의 실천을 하지 않으면 배울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 전에 우선 수행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수행에 대한 조망도 역시 교학에 속합니다. 이를 제9장에서 정리합니다.

 

 9) 제9장 - 수행에 대한 요약

   이제 수행에 대한 방법론인데, 이것은 매우 많은 분량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제9장에서는 자세한 수행을 배울 수는 없고 요약만을 합니다. 그리고 자세한 수행방법은『청정도론』에서 3권 걸쳐 자세하게 배우게 됩니다.

 

7. 이제 수행에 대한 지도서, 경전에 대한 근본주석서『청정도론』을 권해드립니다.

 1)『청정도론』의 중요성

 『청정도론』은 아비담마의 용어와 교학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으니, 아비담마에 대한 정교한 공부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청정도론』은 경전들에 대한 1차적 근본 주석서의 역할을 하므로,『청정도론』공부 없이는 초기 경전에 대한 바른 이해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①아비담마를 공부한 후, ②『청정도론』을 공부하고, ③그후 더욱 더 깊은 경전공부를 하시길 권합니다.

 

 2) 교학에 대한 오해

   특히 이들 교학의 목적을 오해하고 불신하여, 초기불교가 윤회 등에 집착하는 줄로 오해하고 나아가 경전에 대한 바른 이해를 스스로 차단하고 법을 비방하는 일은 경계해야 합니다.

   실제로 교학을 통하여 부처님은 생로병사우비고뇌,절망,윤회의 괴로움만을 설하신 것이 아니고, 그런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경지가 있다는 희망의 복된 소식도 천명하셨고, 그에 이르는 방법도 상세히 설하셨음을 이해하게 되며, 삼장에 대하여 폭넓은 이해를 하면,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어느정도 업, 과보, 윤회 등에 대하여 의심이나 집착은 사라지게 되며, 하늘, 지옥, 신 등에 대한 집착도 사라지고, 두려움이 없어지며 평온심이 생겨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교학은 위에서 누차 강조했듯 바른견해에 해당하며 팔정도 수행의 시작이므로 수행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간혹 어떤 분은 스승님 없이도 혼자 깨달았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혀 스승님의 인도 없이 스스로 혼자 깨달았다면 그것은 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라 벽지부처님일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부처님의 제자라면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직간접적으로 부처님의 교법과 스승님의 인도가 있습니다. 이는 모두 교학에 해당합니다.

 

 3) 믿음과 통찰지의 조화

   또한 부처님의 말씀 중에는 믿어야할 대상이 있고, 수행으로 알아야할 대상이 있습니다. 업과 과보(윤회 포함)는 불,법,승,계 등과 더불어 믿음에서 출발해야할 대상 중 하나입니다. 물론 업과 과보가 꼭 믿음의 대상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어서 만약 숙명통과 천안통을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자신의 경험 한계를 벗어난 것들을 무작정 부정(어리석음에 뿌리)하는 것은 괴로움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선은 그 법을 객관적 논리로써 철저히 검증해보고 빈틈이 없다면, 먼저 그 방법을 신뢰하고 실천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교학이 필요하고 탐구가 필요하고 신뢰의 믿음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실천으로서 지금 여기에서, 온,처,계,근,제,연의 법을 꿰뚫어 보아 사념처를 닦고, 머물며, 점차 지혜를 넓혀 체험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검증해야 합니다. 이때 점차 믿음은 확신으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 이런 노력도 없이 교학을 의심하고 부정함에만 머무르는 것은 부처님 법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믿음과 통찰지는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믿음에만 치우쳐도 맹목이 되지만, 처음부터 믿음없이 통찰지에만 치우치면 교활하게 됩니다. 그런 믿음의 시작은 신뢰이며, 신뢰는 교학을 진지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배워보고, 사유해보고, 탐구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해봐야 생겨납니다. 그런 연후에 신뢰를 가지고 수행으로 검증해나가야 합니다.

   가령, 사마타를 닦을 때에도, 처음 그 수행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 법으로 모든 부처님과 모든 아라한이 목적한 바를 이루셨다는 믿음이 있어야만이, 실제로 체험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확신이 생겨납니다.

 

8.「대념처경」(D22)은 수행에 대한 집대성과 같습니다.

   이 경전과 그 주석서를 토대로 다른 수행에 대한 경들도 정리하여 나가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9. 팔정도 수행을 조망

   이제까지 배우신 교학을 실제 수행의 핵심인 팔정도에 비추어 정리해보시는 것입니다.

   즉, 팔정도의 각 요소인, 바른견해, 바른사유, 바른말, 바른행위, 바른생계, 바른정진, 바른마음챙김, 바른 삼매에 대하여, 수행에 대한 경들과 주석서를 참고하여서, 각 요소별 개념과 각 요소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정리하여 나가시면 좋을 듯 합니다.

   가령, 바른 견해에서, 업과 과보에 대한 이해, 사성제에 대한 이해를 정리하고, 바른견해가 팔정도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관계성을 정리해봅니다. 이렇게 바른사유~바른삼매까지 정리해나갑니다. 이렇게 하면 수행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과 확신이 커지게 되고, 그동안 분량이 많고 산만하게 배우셨던 교학이 하나로 꿰어지게 되며, 수행에 길잡이가 됩니다.

   이때『앙굿따라 니까야』『맛지마 니까야』『상윳따 니까야』의 경전들이 특히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경전에 근거한 수행이 되기 때문에 확신은 비교할 수 없이 커집니다. 서두르지 마시고 하나씩 시간을 두고 유장한 마음으로 하시길 권합니다.

 

어떻게 방법을 택하여 교학과 수행을 가느냐, 또 어떻게 실천하느냐는 자신의 몫입니다.

의도적으로 확신을 드리기 위해 단언하는 어투를 사용하였으니 널리 양해 바랍니다. _()_

두서 없는 긴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_()_

 

초기불교 교학과 함께 항시 행복하시길, 모든 괴로움 없으기길 염원올립니다. _()_

 

도산 배상.

 

 

 

 

 

 

 

 

 

 

Re : 초기불교 교학 공부 순서에 대한 생각(수정 2013.04.01)

삼보께 귀의하옵니다. _()_ _()_ _()_ 초기불교를 함께 공부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초기불전 공부순서입니다. 1. 해탈의 방법에 대한 사유 1)삼계의 범부들이 가지고 있는 62가지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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