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허물 볼수록 분별심 깊어지니 그저 방하착하라.따사로운 겨울햇살이 한 낮의 화엄사 도량을 채우고 있다. 연기(緣起)대사의 눈에는 백제 땅을 휘감고 있는 지리산이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신령스런 산으로 느껴졌다. 부처님의 원융무애 한 ‘화엄사상’을 펴기에는 문수보살이 상주하고 있는 지리산이 최상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리하여 연기대사는 지금의 화엄사에 절터를 잡은 것이다.각황전 옆으로 나있는 백팔계단을 올라갔다. 계단 하나를 밟을 때마다 번뇌 한 가지를 버리면서 올라오라는 의미일 터이다. 계단의 끝에는 노송으로 둘러싸인 사사자(四獅子)3층사리석탑이 자리 잡고 있다. 연기(緣起)대사의 효심이 서려 있는 석탑 앞에 서니 가슴이 뭉클하다. 석탑의 스님상은 연기대사의 어머니가, 석탑과 마주하고 있는 석등에는 한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