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142

남의 허물 볼수록 분별심 깊어지니 그저 방하착하라-현산 스님 (화엄사 선등선원장)

남의 허물 볼수록 분별심 깊어지니 그저 방하착하라.따사로운 겨울햇살이 한 낮의 화엄사 도량을 채우고 있다. 연기(緣起)대사의 눈에는 백제 땅을 휘감고 있는 지리산이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신령스런 산으로 느껴졌다. 부처님의 원융무애 한 ‘화엄사상’을 펴기에는 문수보살이 상주하고 있는 지리산이 최상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리하여 연기대사는 지금의 화엄사에 절터를 잡은 것이다.​각황전 옆으로 나있는 백팔계단을 올라갔다. 계단 하나를 밟을 때마다 번뇌 한 가지를 버리면서 올라오라는 의미일 터이다. 계단의 끝에는 노송으로 둘러싸인 사사자(四獅子)3층사리석탑이 자리 잡고 있다. 연기(緣起)대사의 효심이 서려 있는 석탑 앞에 서니 가슴이 뭉클하다. 석탑의 스님상은 연기대사의 어머니가, 석탑과 마주하고 있는 석등에는 한쪽..

선지식 2024.07.14

[명법문 명강의]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장 월암 스님-"마음이 공한 도리 깨달으면 부처로 뽑히리라"

마음이 공한 도리 깨달으면 부처로 뽑히리라『선요(禪要)』는 선(禪)의 요체를 담은 법문입니다. 즉문즉설(則問則設)입니다. 질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한다는 뜻으로 깨달음에 바로 들어가게 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중국에 방거사란 분이 있었습니다. 방거사는 “시방동취회(十方同聚會)하야 개개학무위(箇箇學無爲)하나니 차시(此是) 선불장(選佛塲)이라 심공급제귀(心空及第歸)라.”라는 게송으로 유명합니다.​해석하자면 “지금 한 자리에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무위의 법을 배운다, 그래서 여기 부처를 뽑는 과거장이니 마음이 공한 도리를 깨달아야 급제해 돌아가리라”는 내용입니다. 요즘도 선방을 선불장이라고 말하는데 부처를 뽑는 과거장이라는 뜻입니다.​마음이 공한 줄, 또 그림자인 줄 아는 것이 공부의 시초입니..

선지식 2024.06.30

'끊임없는 보살행 실천이 반야지혜의 본질입니다' - 진불선원 선원장 설우 스님

끊임없는 보살행 실천이 반야지혜의 본질입니다​부처님 설한 존재성이 연기법연기성을 알면 집착끊고 무심이것이 곧 범소유상 개시허망​▲설우 스님부처님께서 남긴 수많은 가르침 중에서 어떤 가르침이 우리 현실에 도움을 줄까요. 대승불교에서는 보살도의 실천을 수행덕목으로 삼아서 참된 길을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상을 잘 정리해 놓은 것이 바로 ‘금강반야바라밀경(금강경)’입니다.​​‘금강경’은 선가(禪家)에서는 선경(禪經)이라 합니다. 그만큼 선적인 의미가 잘 담겨 있는 경전입니다. 조계종에서도 소의경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금강(金剛)은 다이아몬드를 말합니다. 금강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의 첫째는 ‘불변(不變)’입니다. 천년을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지구상의 어떤 물건도 다 끊어버릴 수 있..

선지식 2024.06.16

향봉 스님의 종교적 체험 법문

향봉 스님의 종교적 체험 법문  향봉 스님은 동진 출가하여 수행을 하다 늦은 나이에 철이 들어인도, 네팔, 티베트, 중국에서 15년 동안 치열한 구도행을 했다. 스님은 “인간의 감각기관 중 ‘입’ 아닌 것이 없어 구업(口業)이 가장 중요하다”며“세상의 중심이 ‘나’인 것을 바로 알면 경전에도스님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정법을 만난다.”고 설했다.또, 스님은 “20년의 침묵을 깨고 나선 첫 법회가 오늘 이 자리”라며“그동안 종교적 체험을 했으니 이제 어느 곳이든 찾아가 법문을 하겠다.”고말했다. 다음은 스님의 법문이다. ▶무(無)자 화두 통해 종교적 체험해 나이 마흔이 됐을 때 간절한 생각이 들었다.‘영혼은 있을까?’‘간절히 기도하면 영가천도가 될까?’등그런 궁금증이 인도로 가게 했고 그곳에서 종교적인 체험을..

선지식 2024.06.02

삼일수심천재보 백년탐물일조진(三日修心千載寶 百年貪物一朝塵)

대규모 집회.신문구독거부 등 비판​ "불교계가 어려운 처지에 있다지만 대규모 결의대회나 특정신문 구독반대운동 등 대응방식이 너무 세속적이다."​조계종 교육원장을 지낸 무비(無比.64)스님이 18일 신정아-변양균 사건 등 최근 불교의 위상을 떨어뜨린 일련의 사태에 대해 "그런 사건이 저절로 터졌든 외부의 음해로 빚어졌든 불교계는 현실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불교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불교계의 대표적 학승으로 범어사 승가대학장을 맡고 있는 그는 '무비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불광출판사.전4권) 완간을 계기로 상경, 인사동에서 가진 출판간담회에서 "불교계에서 벌어진 일은 불교적 지혜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지 여러 사람이 주먹을 들어올리고 결의대회를 갖는다면 세속과 다를 게 무엇이냐"며 비판..

선지식 2024.05.19

‘신 없는 유럽’은 지금 ‘종교=구속’-‘맹목신앙’ 벗어 던지고 있어! - 현각스님

화계사 국제선원장 현 각 스님 ​ 조승희 씨 총기 사건으로 일주일 동안 미국과 한국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에서 보여준 희생자에 대한 애도 물결에 참으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 오늘 고백하건데 사실 저는 지난 15년 동안 “미국 사람입니까?, 한국 사람입니까?’라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피해 왔습니다. 저로서는 대답하기 난감했던 물음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여러분 앞에서 분명하게 그 답을 할 수 있습니다. ​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대중 박수) ​ ​ 하안거 해제 후 지난 한 달 반 동안 유럽과 미국을 다녀왔습니다. 숭산 큰스님의 뜻이 깃든 선원을 방문해 불상과 목탑, 죽비 등의 법구와 불서를 전하고 현지 선원 현황과 포교 현황을 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선지식 2024.04.07

숭산(1927~2004) : 불교정신으로 세계일화 추구한 선사 / 최용운

특집 | 세계를 가르친 현대불교의 스승 10인 1. 머리말 ​ 20세기 전반기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세상이 온통 황폐해진 시대였다면, 후반기는 그 전쟁의 폐허를 재건하고 사람들이 입은 육체적 ․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며 인류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게 하고자 여러 분야에서 출현했던 선각자들은 오롯이 자신의 인생을 바쳤다. 이 가운데 불교계에도 세계적인 스승들이 나타나 불교적 가치와 사상을 바탕으로 피폐해진 인류의 정신세계를 회복시키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데 앞장섰다. ​ 그들 가운데 한국불교의 전통과 사상을 세계에 알리며 세계인들의 마음을 일깨우고 치유하며, 그들로 하여금 불교적 가치와 사상을 기반으로 자아를 새롭게 발견하게 하..

선지식 2024.03.10

잊을 수 없는 비구니 스님 한 분 / 계수 스님

잊을 수 없는 비구니 스님 한 분 / 계수 스님 계수(桂修)스님은 1946년 전북 무주군 설천면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반남이며, 이름은 박희옥이다. 스님은 17세 때 무주 구천동 관음사에서 5개월 동안 동문선습, 명심보감 등 한문공부를 하며 지냈는데, 그때 관음사에 오신 은사 법능(法能)스님을 만났다. 스님이 절에 간 것은 스님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문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불법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으며, 검게 그을린 시골 사람들만 보다가 천사같이 곱고 섬섬옥수 예쁜 스님들을 보니 마냥 좋을 뿐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산에서 내려온 후 스님은 산중의 공기가 고향의 공기보다 훨씬 좋게 느껴졌다. 산바람이 그립고 스님들이 그리웠다. 그리하여 스님은 도봉산 원효사에서 행자 생활을 시작하였다. 발심한 것..

선지식 2024.02.25

우리 나라의 유명하신 어른 스님

우리 나라의 유명한 어른 스님 ​ 1. 고구려 : 순도, 아도, 승랑, 혜자, 담징, 혜관 2. 백 제 : 관측, 겸익, 담욱, 혜인 3, 신 라 : 원효, 의상, 자장, 진표, 원광, 도선, 혜초, 원측 4. 고 려 : 나옹, 무학, 의천, 보우, 보조 5. 조 선 : 서산, 사명, 영규, 부휴, 경헌, 처영, 소암, 벽암, 회은 명조, 처능, 성능, 서봉, 편암, 진묵 6. 근 세 : 경허, 한암, 만공, 만해, 용성 등이 계신다. ​ 우리 불자들이 꼭 기억해둘 만한 분들을 꼽아본다면 우선 삼국시대에는 ​ 고구려의 승랑(僧朗)과 담징(曇徵), 백제의겸익(謙益)과 혜총(慧聰), 신라의 원광(圓光)과 자장(慈藏),대안(大安)스님을 들 수 있겠습니다. ​ 이 가운데 승랑은 일찍이 중국으로 건넌가 상당한 학..

선지식 202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