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명 (대승찬 풀이글) 48

[성철 스님] 신심명(信心銘) 강의 ⑦ 대조체관(大道體寬) 무이무난(無易無難)

4. 좁은 소견 - 1 大道體寬 無易無難 대조체관 무이무난 대도는 본체가 넓어서 쉬움도 없고 어려움도 없거늘 무상대도는 그 본바탕이 넓기로는 진시방무진허공(盡十方無盡虛空)을 여러 억천만개를 합쳐 놓아도 그 속을 다 채우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무변허공(無邊虛空)이라 해도 실제로는 이 자성에다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대도의 본체는 바탕이 넓다'고 한 것으로서 무궁무진하고 무한무변한 것을 의미한 것입니다. '대도의 본체는 넓어서 어려움도 없고 쉬움도 없다'한 것은 본래 스스로 원만히 구족되어 있으므로 조금도 어렵다거나 쉽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본래 스스로 원만히 구족되어 있기 때문에 대법이든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가 공부해서 성취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 라고 할는지 모르겠으나. ..

[성철 스님] 신심명(信心銘) 강의 ⑥ 이견부주(二見不住) 신막추심(愼莫追尋)

3. 두 가지 견해 二見不住 愼莫追尋 이견부주 신막추심 두 견해에 머물지 말고 삼가 좇아가 찾지 말라. 두 가지 견해는 즉 양변의 변견(邊見)을 말합니다. 이 변견만 버리면 모든 견해도 따라서 쉬게 됩니다. 그러므로 양변에 머물러 선악(善惡)·시비(是非)·증애(憎愛) 등 무엇이든지 변견을 따르면 진여자성은 영원히 모르게 됩니다. 才有是非 紛然失心 재유시비 분연실심 잠깐이라도 시비를 일으키면 어지러이 본 마음을 잃으리라. 잠깐이라도 시비가 생기면 자기 자성을 근본적으로 잃어버린다는 뜻입니다. 앞에서는 자기의 진여자성을 구하려고 하지 말고 망령된 견해만 쉬면 된다고 했는데, 그 망령된 견해란 곧 양변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는 그 양변을 대표하는 시비심(是非心), 즉 옳다 그르다 하는 마음을 들어 망견이라는 ..

[성철 스님] 신심명(信心銘) 강의 ⑤ 다언다려(多言多慮) 전불상응(轉不相應)

2. 위순(違順, 거슬림과 따름) - 3 多言多慮 轉不相應 다언다려 전불상응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더욱 더 상응치 못함이요 이 무상대도를 성취하려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설명하고 거듭 설명을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본래 대도란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마음 갈 곳이 없어진 것(言語道斷 心行處滅)'입니다. 이는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마음으로도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말로 표현하거나 마음으로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대도(大道)가 이와 같기 때문에 말로 표현하고 마음으로 생각하려하다가는 대도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絶言絶慮 無處不通 절언절려 무처불통 말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면 통하지 않는 곳 없느니라.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마음 갈 곳..

[성철 스님] 신심명(信心銘) 강의 ④ 막축유연(莫逐有緣) 물주공인(勿住空忍)

2. 위순(違順, 거슬림과 따름) - 2 莫逐有緣 勿住空忍 막축유연 물주공인 세간의 인연도 따라가지 말고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라. '있음의 인연(有緣)'이란 세간법과 같은 말로서 인연으로 이루어진 세상일이라는 뜻입니다. 공의 지혜(空忍)란 곧 출세간법이라는 뜻입니다. 인연이 있는 세상일도 쫓아가지 말고 출세간 법에도 머물지 말라는 것이니 두 가지가 다 병이기 때문입니다. 있음(有)에 머물면 이것도 병이고, 반대로 공(空)함에 머물면 이거도 역시 병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있음을 버리고 공함을 취하거나, 공함을 버리고 있음을 취한다면 이것이 취사심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때문에 우리가 무상대도를 성취하려면 세간의 인연도 버리고 출세간법도 버리고, 있음과 없음을 다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一種平懷..

[성철 스님] 신심명(信心銘) 강의 ③ 위순상쟁(違順相爭) 시위심병(是爲心病)

2. 위순(違順, 거슬림과 따름) - 1 違順相爭 是爲心病 위순상쟁 시위심병 어긋남과 다름이 서로 다툼은 이는 마음의 병이 됨이니 어긋난다, 맞는다 하며 서로 싸운다면, 이것이 갈등이 되고 모순이 되어 마음의 병이 된다는 말입니다. 不識玄旨 徒勞念靜 불식현지 도로염정 현묘한 뜻은 알지 못하고 공연히 생각만 고요히 하려 하도다. "참으로 양변을 여읜 중도의 지극한 도를 모르고 애써 마음만 고요히 하고자 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대도를 성취하려면 누구든지 가만히 앉아서 고요히 생각해야지, 다른 방법이 없다' 고暉求� 사람들을 위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대도(大道) 라는 것은 간택심(揀擇心) 증애심(憎愛心) 순역심(順逆心)을 버리면 성취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것이므로, 마음을 억지로 고요하게 ..

[성철 스님] 신심명(信心銘) 강의 ②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嫌揀擇)

1. 지도(至道, 지극한 도) 至道無難 唯嫌揀擇 지도무난 유혐간택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지극한 도(道)란 곧 무상대도(無上大道)를 말합니다. 이 무상 대도는 전혀 어려운 것이 없으므로 오직 간택(揀擇)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간택이란 취하고 버리는 것을 말함이니, 취하고 버리는 마음이 있으면 지극한 도는 양변(兩邊), 즉 변견(邊見)에 떨어져 마침내 중도의 바른 견해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세간법(世間法)을 버리고 불법(佛法)을 취해도 불교가 아니며, 마구니(魔軍)를 버리고 불법을 취해도 불교가 아닙니다. 무엇이든지 취하거나 버릴 것 같으면 실제로 무상대도에 계합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참으로 불법을 바로 알고, 무상대도를 바로 깨치려면 간택하는 마음부터 ..

◈ [성철 스님] 신심명(信心銘) 강의 ① 해제(解題)

해제(解題) 은 삼조(三祖) 승찬대사(僧璨大師)가 지은 글입니다. 명(銘)이란 일반적으로 금석(金石), 그릇, 비석 따위에 자계(自戒)의 뜻으로나, 남의 공적 또는 사물의 내력을 찬양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 새긴 한문 글귀를 말하는데, 이 은 삼조(三祖)스님께서 우리가 처음 발심할 때로부터 마지막 구경성불할 때까지 가져야 하는 신심에 대해서 남겨 놓으신 사언절구(四言絶句)의 시문(詩文)입니다. 이 은 글 자체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신심이란 도(道)의 본원(本源)이며 진여법계(眞如法界)에 사무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글은 우리 수도인의 좌우명(左右銘)인 것입니다. 승찬대사는 수(隋)나라의 양제(煬帝) 대업(大業) 2년 10월 5일(서기 606년)에 입적하셨으며, 그의 세수는 알 수 없습니다...

대승찬 풀이글 3/깨달으면 곧 보리다

제124 지공 화상 37 /대승찬송십수(大乘讚頌十首) 10-1 / 깨달으면 곧 보리다 오해즉시보리 - 悟解卽是菩提 료본무유계처 - 了本無有階梯 감탄범부구루 - 堪嘆凡夫傴僂 팔십불능발제 - 八十不能跋蹄 깨달으면 곧 보리다. 근본을 알면 차례가 없다. 슬프다. 범부들이 비실거리며 80이 되어서도 능히 걷지를 못하네. 해설 ; 모든 깨달은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지공 화상께서도 사람으로 태어나고 더구나 불법을 만난 사람으로서 참되고 바른 이치를 모르고 꿈속에서 헤매듯이 비실비실하면서 80이 넘도록 진정한 인생을 살아가지 못하는 그 처지가 안타까워서 하신 말씀이다. 깨달으면 곧바로 보리인데 그리고 아무런 차례도 계단도 순서도 없는 데서 그런 이치를 모르고 한단계한단계 밟아 올라가면 무엇인가가 있는 줄로 아는 어리..

대승찬 풀이글 2/큰 도는 수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124 지공 화상 17 /대승찬송십수 5-1 /큰 도는 수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 대도불유행득 - 大道不由行得 설행권위범우 - 說行權爲凡愚 득리반관어행 - 得理返觀於行 시지왕용공부 - 始知枉用功夫 ​ 큰 도는 수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행을 말하는 것은 방편으로 어리석은 범부들을 위한 것이다. 이치를 알고 나서 수행이란 것을 돌이켜 보면 그릇되게 공부한 것을 비로소 알리라. 해설 ; 진정으로 큰 삶[大道]은 수행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식을 많이 쌓아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참선을 많이 해야 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수행을 해야 하고, 지식을 쌓아야 하고, 참선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은 방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사실은 큰 삶은 그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

대승찬 풀이 1 / 큰 도는 항상 눈앞에 있다. 비록 눈앞에 있지만 보기는 어렵네

제124 지공 화상 1 /대승찬송십수(大乘讚頌十首) ​ 대도상재목전 -大道常在目前 수재목전난도 - 雖在目前難覩 야욕오도진체 - 若欲悟道眞體 막제색성언어 - 莫除色聲言語 큰 도는 항상 눈앞에 있다. 비록 눈앞에 있지만 보기는 어렵네. 만약 도의 참 모습을 깨닫고자 한다면 사물과 소리와 언어를 없애지 말라. 해설 ; 대승찬송십수(大乘讚頌十首)를 쓰신 양보지공(梁寶誌公,418-514) 화상은 전기에 의하면 지공(誌公), 보공(寶公), 보지공(寶誌公) 보지(寶誌)라고도 기록하고 있다. 그 중에 지공 화상이라는 호칭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중국 남조 때의 스님이다. 성은 주(朱)씨고 협서성 남쪽에 살았으며 어려서 출가하였다. 처음 출가하여 은사의 인연을 맺고 공부하던 수업사(受業師)는 도림사의 승검이라는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