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법담법화 80

28. 복을 구하는 사람

복덕이 제일이며 깨달음도 복덕 힘으로 성취 ‘증일아함경’에 정진 중 실명한 아누룻다의 옷 깁는 부처님 등장 공덕 충만하지만 제자들 교화 위해 스스로 자청해 낡은 옷 기워 약간의 지혜 갖췄다해도 지은 복덕 없으면 빈궁은 면할 수 없어 오래 전에 ‘증일아함경’ 권31에 나오는 붓다와 아누룻다(Anuruddha, 阿那律) 존자 간에 있었던 일화를 읽고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이른바 ‘복을 구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인데, 오늘날의 출가자와 재가자 모두에게 유익한 가르침이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의 기수급고독원에서 많은 대중들을 위해 법을 설하고 계셨다. 그때 아누룻다는 붓다의 설법 도중에 졸고 있었다. 붓다는 아누룻다에게 무엇 때문에 출가한 것이냐고 힐난하고, “여래가 직접 설법하는데 어떻게 졸고 있느..

27.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아무일 없는 평범한 일상이 기적이고 행복 인간 생존과 직결된 일하기·먹기·잠자기 등 일상 난관 봉착 코로나19는 정치·경제·사회 등 기존 틀 송두리째 뒤엎어 부처님도 “가족 돌보고 베풀고 이치맞는 행동이 행복” 강조 세상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은 일하기, 먹기, 놀기, 잠자기 등 네 가지 행위의 반복이다. 첫째, 일하기는 먹이를 구하기 위한 일체의 경제행위를 말한다. 오늘날의 직업이 바로 생계유지를 위한 일하기다. 교육도 미래의 경제행위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의 일하기에 포함된다. 둘째, 먹기는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신체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음식물을 섭취해야 한다. 셋째, 놀기는 문화생활인데,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먹고 난 뒤에 즐긴다. 오늘날의 오락과 예술 및 스포츠 등이 이에 속한..

26.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

연꽃과 무소의 뿔처럼 지극한 성품 유지해야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이란 자애와 연민, 희열, 평온 함께한 것 자애는 살아 있는 존재에 자비롭고 연민은 모든 이에 행복 발원 희열은 남의 공덕 내일처럼 기뻐하고 평온은 늘 동요 없는 상태 초기불교에서 강조되고 있는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四梵住, brahamā-vihāra)’은 ‘범천과 같은 거주처’, ‘신과 같은 삶’ 또는 ‘신성한 거주처’ 등으로 번역되는데, 대단히 훌륭한 마음상태, 고결한 마음상태, 거룩한 마음상태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브라흐마-위하라(brahamā-vihāra)의 원래 의미는 ‘범천의 주처’라는 뜻이지만 ‘압빠마나(appamāṇa, 無量)’ 또는 ‘압빠만냐(appamañña, 無量)’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장아함경 제23 ..

25.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의 차이

“착함과 나쁨 모두 알고 있으니 실천이 문제일 뿐” 나쁜 사람 첫 번째 특징은 ‘바르지 못한 성품을 가진 것’에서 시작 늘 나쁜 사람과 교제하고 나쁜 사람 조언 수용해 행동하는 버릇도 불자 목표는 삿된 생각 버리고 아라한 되는 것…늘 선행 실천해야 빨리어 삽뿌리사(sappurisa)는 착한 사람(善人), 바른 사람(正士) 등으로 번역되고 그 반대말인 아삽뿌리사(asappurisa)는 나쁜 사람(不善人), 바르지 못한 사람(不正士) 등으로 번역된다. 이 세상에는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은 어떻게 다른가? ‘쭐라뿐나마 숫따(Cūḷapuṇṇa ma-sutta)’(MN110)에서 붓다는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의 차이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했다. “비구들이여! 나쁜 ..

24. 봉축행사 없는 불탄절

붓다 가르침 바른 이해와 실천이 진정한 ‘봉축’ 예전 봉축 주간엔 부처님오신날 현수막과 장엄탑으로 봉축 고조 남방불교에선 떠들썩한 축제보다는 내면적 봉축과 분위기 높아 부처님 이 땅에 나툰 의미 되새긴다면 거룩한 불사 아닐 수 없어 예전 이맘때쯤이면 길거리에 ‘부처님오신날’이라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봉축탑이 설치되는 등 초파일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불탄절 봉축행사가 윤4월8일로 연기되었다. 불탄절 봉축행사가 한 달 연기된 것은 한국불교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6・25 전쟁 중에도 불탄절 봉축행사는 그대로 진행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쟁보다 더 무서운 전 지구적 재앙임을 실감하게 된다.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이 가져다준 현상이다. 살면서 이런 일을 겪을..

23. 남을 배려하는 마음

“지금의 배려는 마스크 쓰고 손 씻고 거리 두기” 부처님, 악 행하면 당장은 만족할지 모르나 과보 받을 것 설해 행복 바라고 괴로움 피하길 바라듯 타인도 같은 마음으로 기원 세계인 모두가 개인 위생부터 철저히 지킨다면 모두 상생 가능 지난번에는 세계적 대유행(pandemic)과 같은 세계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철학적 대안은 ‘보살의 이타행(利他行)’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그 연장선상에서 보살의 이타행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살의 이타행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나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자각에서 출발한다. 그것이 점차 확대되어 나보다 먼저 남을 생각하는 이타의 마음으로 성숙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

22. 전 지구적 인류애, 보살의 이타행

세계적인 위기 극복할 유일한 철학적인 대안 보살, 보시할 땐 부처님과 범부 구분하지 않고 평등하게 베풀어 자리이타는 타인의 생명 지키고 남 도와 자신 행복으로 이어져 그 어떤 종이든 자신의 존속 앞서 다른 개체들 이익 위해 행동 ‘사신사호도(捨身飼虎圖)', 타마무시노 즈시(玉虫厨子)의 수미좌 그림 중 오른쪽 면, 7세기 전반, 나무에 칠, 아스카(飛鳥)시대, 일본 나라(奈良) 법륭사.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인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 세계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철학적 대안은 없는가? 나는 보살의 이타행(利他行)이야말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철학적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 근거를 ‘증일아함경’ 제19권 제5경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때 미륵보살이 붓..

21. 잘못된 세계관이 미치는 영향

“코로나 감염이 업 때문이라는 건 잘못된 견해” 전염병은 신의 뜻 아니며 그냥 생명현상이고 진화의 한 과정일 뿐 코로나19로 인해 그릇된 세계관이 악영향 주는 것 더욱 확연해져 일부 불자들 바이러스 창궐 인간의 업이라는데 공감하는 건 잘못 잘못된 세계관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잘못된 세계관이 이 사회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관이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말한다. 사전에서는 세계 전체의 의미와 가치 등에 관해 가지는 철학적 견해라고 풀이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이 세계는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계관에 따라 인간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생관이라고도 부른다. 기원전..

20. 붓다의 재난구제 활동

전염병 창궐 지역서 붓다께 방문을 요청했을 때 웨살리에 전염병으로 사망자들 속출 두려움에 떨며 부처님께 도움 요청 붓다, 8일간 걸어 ‘재난의 땅’ 도착 일주일간 제자들과 구호 활동 펼쳐 우리는 지금 국가적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크나큰 국가적 재난 앞에 속수무책으로 바이러스가 소멸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붓다의 재난구제 활동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때 세존께서는 500명의 비구들과 함께 라자가하의 가란타죽원에 계셨다. 마가다국의 아자따삿뚜 왕의 요청으로 그곳에서 여름 안거를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왓지국의 수도 웨살리에 전염병이 창궐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었다. 그 상황을 경..

19. 게으른 자의 변명

“춥고 더워서, 이르거나 늦어서 일을 할 수 없네” 게으른 자들은 모든 일에 있어서 이유와 핑계 대면서 변명해 부처님은 나약하고 게으른 인간의 속성 보신 뒤 지혜의 법문 수행자 깨달음이든 그 무엇이든 꾸준한 노력없인 성취 못해 붓다시대에 다난자니(Dhānañjāni)라는 바라문이 라자가하에 살고 있었다. 그때 사리뿟따 존자는 어떤 비구로부터 다난자니 바라문이 왕을 빙자하여 바라문 장자들을 수탈하고 장자들을 빙자하여 왕을 수탈하고, 좋은 가문에서 시집온 그의 아내는 죽었고 다른 가문 출신인 새 아내를 맞이했다는 좋지 않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 날 사리뿟따 존자가 다난자니 바라문을 찾아가서 이렇게 말했다. “다난자니여, 그대는 방일하지 않습니까?” “사리뿟따 존자시여, 어찌 저희들이 방일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