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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불교학자 24. 기무라 타이켄(木村泰賢) / 원영상

불교의 사회화 꿈꾼 인도불교학 중흥자 1. 근대불교의 영욕 속에서 근대 일본불교는 음과 양이 교차한다. 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세워진 신정부에 의한 폐불훼석(廢佛毁釋)으로 불교계는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범교단적인 개혁을 단행한다. 그 가운데 하나는 인재 양성이었다. 불교계는 유럽의 학문 체계를 받아들여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간다. 고대에 유입된 불교가 중세를 거치면서 일본열도에 토착화를 이뤄갔듯이. 이처럼 일본 불교학이 세계적인 학문의 대열에 들어선 것은 근대의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부심 또한 높았지만 오만한 부분도 있었다. 동아시아불교의 중심이 일본임을 자화자찬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 나아가 천황을 정점으로 하는 입헌군주제는 부국강병을 통해 네오오리엔탈리즘(neo-orientalism..

불교관련 2024.03.10

[명상의말씀] 무엇을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무엇을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세상은 쉼 없이 가고 있나니 너희들은 어둠 속에 덮혀 있구나. 어찌하여 등불을 찾지 않느냐 보라. 이 부서지기 쉬운 병(病)투성이 이 몸을 의지하여 편(便)타 하는가? 욕망(慾望)도 많고 병(病)들기 쉬워 거기에는 변(變)치 않는 자체(自體)가 없다. 몸이 늙으면 얼굴 빛도 쇠(衰)한다. 그것은 병(病)의 집 스스로 멸(滅)한다. 형체(形體)는 무너지고 살은 썩어 삶은 반드시 죽음으로 마치나니, 목숨이 다 해 정신(情神)이 떠나면 가을 들에 버려진 표주박 처럼- 살은 썩고 앙상한 백골(白骨)만 뒹굴 것을 무엇을 사랑하고 즐길 것인가? 뼈를 엮어서 성(城)을 만들고 살을 바르고 피를 거기 돌려 그 가운데에는 늙음과 죽음 그리고 교만(驕慢)과 성냄을 간직하고 있다. 호화(豪華)롭..

생활속의 불교 2024.02.25

冶父道川 禪師 ㅡ宋代 禪詩 특징

○ 야부도천(冶父道川) 선시(禪詩) ​ ​ 게송(偈頌)이며, 禪佛敎의 선시(禪詩)로 유명한 송나라 야부도천(冶父道川, 야보도천) 선사의 名作이다. ​ ※ "야보도천"으로 읽는 견해도 있지만 관용발음을 존중하여 "야부도천"으로 기록한다. ​ 冶父道川 (야부도천, yě fù dào chuān) 야부(冶父)선사 또는 야보선사로 혼용 하여 쓰고 있기도 한다. ​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輪穿沼水無痕 (월륜천소수무흔) 智慧存於明者心 (지혜존어명자심) 如淸水在於深井 (여청수재어심정) 三日修心千載寶 (삼일수심천재보) 百季貪物一朝塵 (백계탐물일조진) ​ 대나무 그림자가 계단을 쓸어도 먼지는 그대로이고,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에 흔적이 남지 않구나! 지혜는 밝은 사람 마음에 있는 것, 맑은 물이 깊은 샘에 있..

지혜의 공간 2024.02.25

‘즉비(卽非)’ ‘시명(是名)’

“불설반야바라밀 즉비반야바라밀 시명반야바라밀” (佛說般若波羅蜜 卽非般若波羅蜜 是名般若波羅蜜)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 문장의 뜻은 "반야바라밀은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므로 이를 반야바라밀이라고 부처님은 말한다"이다. 이를 도식화하면 "A는 A가 아니므로, 이를 A라고 이름한다"라는 구조를 갖는다. 이와 같은 "즉비 시명"의 구조는 『금강경』에서 25번 이상 나온다. 그렇다면 '즉시명'은 『금강경』의 논리를 나타내는 독특한 구조임을 짐작할 수 있다. 'A는 즉시 A가 아니다'라는 즉비를 먼저 살펴보자. 우리는 흔히 철수야, 영희야,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이름으로 사람을 부른다. 그리고 그 이름과 이름에 해당하는 사람을 동일시하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금강경』에서 부처님은 이름과 그 이름이 가진 이미지로 존..

위없는 가르침 2024.02.25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은 대승불교의 논서이다. 줄여서 《기신론(起信論)》이라고도 한다. "대승기신론"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대승(큰 수레) 또는 대승불교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는 또는 일으키기 위한 논서"이다. 대승기신론은 전통적으로 인도의 마명 보살(馬鳴菩薩, 아슈바고샤, Aśvaghoṣa: c. 100-160)이 기원후 2세기에 저술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학자들이 저자와 성립 시기에 대해 전통적인 견해와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대승기신론은 산스크리트어 원본이나 티베트어 역본 없이 중국 양(梁)나라 진제(眞諦, Paramārtha: 499-569)와 당(唐)나라 실차난타(實叉難陀, Śikṣānanda: 652-710)의 2종의 한역본만 존재한다. 대승기신론이 인도에서 ..

대승기신론 2024.02.25

원시경전(原始經典) 또는 초기경전(初期經典)

원시경전(原始經典) ​ 원시경전(原始經典) ​ 경전이란 부처의 설법을 담은 불교 경을 가리키는 말로 「법화경」 「화엄경」 등과 같이 경(經)자가 붙은 경장에 들어 있는 모든 경을 말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 의미가 점점 확대되어 경장의 경전뿐 아니라 율장에 속하는 율서와 논장에 속하는 논서, 그 외에 후대 불교도의 저술, 불교의 역사, 전기서, 기타 불교에 관계 있는 일체의 저술 즉, 불교사상이 담긴 책들 모두를 '경전'이라 부른다. ​ ​ 1. 아함경(阿含經) ​ ​ ​ 아함(阿含)이란 산스크리트어 아가마(Agama)의 음역으로 ‘스승으로부터 제자에게로 차례 로 전승(傳承)되어온 교설 또는 성전(聖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즉 전해 내려온 부처 님의 말씀을 모아 놓은 경전이란 뜻이다. ​ ​ ​ ..

부처님의 이야기 바다를 헤엄치며 / 신현득

나의 삶 나의 불교 1. 나의 아버지 백운암 거사 ​ 나의 아버지는 평생 염주를 걸고 사신 가라월(거사)이셨다. 법호를 백운암(白雲庵)이라 했다. 우리 집안은 내 조부 대까지는 볏백이나 거두는 유족한 집이어서, 할아버지는 독사장(獨師丈)을 모셔놓고 외아들인 내 아버지에게 사서삼경을 가르치게 하셨다. 그런데 문제의 아버지였다. 20대 초반부터 가출을 해서 낭인 생활을 한 것이다. 수소문해서 찾아다 놓으면 또 나가곤 했다. 집에서 농감이나 하고 있으면 가족과 당신이 편할 것인데, 온 집안에 걱정을 끼쳤다. 편한 것을 귀찮게 여기는 젊은이였다. ​ 아버지가 주로 머문 곳은 우리 마을인 의성 땅에서 백릿길이 훨씬 넘는 상주 남장사(南長寺)였다. 아버지는 여기서 불도의 경전을 공부하고 참선을 하셨다. 아버지가 따..

불교관련 2024.02.25

잊을 수 없는 비구니 스님 한 분 / 계수 스님

잊을 수 없는 비구니 스님 한 분 / 계수 스님 계수(桂修)스님은 1946년 전북 무주군 설천면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반남이며, 이름은 박희옥이다. 스님은 17세 때 무주 구천동 관음사에서 5개월 동안 동문선습, 명심보감 등 한문공부를 하며 지냈는데, 그때 관음사에 오신 은사 법능(法能)스님을 만났다. 스님이 절에 간 것은 스님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문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불법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으며, 검게 그을린 시골 사람들만 보다가 천사같이 곱고 섬섬옥수 예쁜 스님들을 보니 마냥 좋을 뿐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산에서 내려온 후 스님은 산중의 공기가 고향의 공기보다 훨씬 좋게 느껴졌다. 산바람이 그립고 스님들이 그리웠다. 그리하여 스님은 도봉산 원효사에서 행자 생활을 시작하였다. 발심한 것..

선지식 2024.02.25

선시(禪詩)

선시(禪詩) 1) 봄에는 꽃이 피고 춘유백화추유월 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엔 달이 밝네 하유량풍동유설 夏有凉風冬有雪 여름엔 시원한 바람 겨울엔 흰 눈 약무한사괘심두 若無閑事掛心頭 부질없는 일로 가슴 졸이지 않으면 변시인간호시절 便是人間好時節 인간의 좋은 시절 바로 그것이라네 무문선사(無門禪師)의 이 시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하는 시이다. 다분히 인생을 낙천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여유 있는 멋이 이 시속에 있다. 사계절의 운치를 바라보며 자연과 동화된 물아일여(物我一如)의 경지는 유흥에 도취되어 읊는 턱없는 풍월이 아니다. 나를 괴롭히는 모든 문제들이 사라진 고요하고 밝은 심경이 될 때 세상은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아름답게만 보이는 법이다. 욕망에 허덕이고 불안 초조에 시달리는 범부의 번뇌..

선의 세계 2024.02.25

벽암록(碧巖錄) 소개

■『벽암록(碧巖錄)』 ① 개요(槪要)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같은 중국(中國)의 대표적(代表的) 선록(禪錄)에 수록된 1,700개의 공안(公案) 가운데 가장 핵심적(核心的)인 것으로 평가(評價)되는 100가지를 뽑아 본칙(本則)과 송(頌)으로 소개하는 한편, 앞뒤로 수시(垂示)와 착어(著語)․평창(評唱) 등을 덧붙인 선서(禪書)로서 문자(文字)로 표현된 깨달음의 세계(世界)를 대표(代表)하는 책으로 꼽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예로부터 수많은 선적(禪籍) 중에서도 단연 ‘종문제일서(宗門第一書)’로 꼽히고 있음 ​ ② 이름의 유래(由來) 원오 극근(圓悟 克勤 : 1063~1135) 선사(禪師)가 호남(湖南) 예주(澧州)의 협산(夾山) 영천원(靈泉院)에 머무를 때 그 방장실(方丈室)의 편액(扁額)에 ‘원포..

벽암록 해설 202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