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9831

지리산 오두막 수행자가 보내는 산중편지, 조용한 행복 2 / 도현 스님

한적 아득히 저 멀리서 들려오는 한 밤중의 소쩍새 울음소리, 새벽이면 새들의 지저귐, 건너 산에서 곰들이 다투는 소리, 계곡물 흘러가는 소리가 그윽한 산중... 초록 산색에 밤나무 꽃꿀 향기 달콤하다. 대나무 죽순은 쑥쑥 자라 낚싯대 보다 긴 장대가 되었다. 마당에 비질을 하면서 들여 쉬는 산소와 피부에 스치는 산뜻한 감촉, 누구와 나눌까 돌아보아도 더불어 나눌 이 없어 아쉬운 날들이다. 이 쪽 마당 끝과 저 쪽 마당 끝에 반환점을 두고 뒷짐을 지고 왔다 갔다 일 없이 소요하니, 사노라 분주한 이들에겐 미안하기도 하지마는, 누가 한가하게 못 살도록 훼방하는 이도 없건마는 세상사 번다하다 못해 눈 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이는, 언제 해가 뜨고, 달이 지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나름대로 다..

선지식 2023.09.24

중국불교 역경시스템과 현대적 적용 / 강경구

특집 | 불교경전의 번역과 유통 1. 들어가는 말 2001년 318권 한글대장경의 완간은 한국불교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지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불교의 전래(384년 마라난타)로부터 1,600여 년, 고려대장경의 완간(1251년)으로부터 700여 년, 한글 번역사업이 시작된 때(1461년 간경도감)로부터 500여 년, 한글대장경 번역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1964년 동국역경원)로부터 37년이 걸린 장구한 시도와 좌절과 성취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역경(譯經=逆境)의 대장정을 거쳐 한글대장경 완간이라는 형식적 목적지에 도달한 이제 그것의 내용적 목적이라 할 불교의 대중적 전파와 불교의 발전에 소기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되었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불교..

불교관련 2023.09.24

왜 지금 경전 번역을 말해야 하는가 / 석길암

특집 | 불교경전의 번역과 유통 1. 들어가는 말 경전의 번역은 왜 중요할까? 또 나아가서 경전의 번역은 불교의 역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본 글은 이 두 가지에 대한 필자 나름의 해명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는 것을 실토해야겠다. 중국불교를 말하면서 불전 번역의 사례를 다루고, 불전 번역과 그에 따른 후속 작업들이 역사와 문화적으로 어떠한 파급효과를 초래했는지 하는 부분은 몰라도 ‘왜 번역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번역 자체는 불교의 역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하는 점에 대한 고민은 별로 해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번뜻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 글의 첫 번째 단락에서는 ‘왜 번역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전법이라는 부분을 초점으로 삼아 다루었다. 동의하지 않..

불교관련 2023.09.24

티벳불교명언

사물의 본성을 아는 사람에게 ​ ​ 스승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병에서 회복된 사람에게 의사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강을 건넌 사람에게 배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 점성가는 달과 별들의 운행을 계산하고 예언하지만 자기 집안 여자들의 분쟁과 방탕함은 점치지 못한다. ​ 먹고 자고 근심하고 교미하는 점에서 인간과 짐승은 비슷하지만 신앙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인간은 짐승보다 낫다. 신앙이 없다면 인간이 짐승과 다를 바 무엇인가? 시간은 흐르고 학문은 넓으며, 아무도 자신의 수명을 모른다. 그러니 물로 젖을 만드는 백조의 기술을 사용하고 가장 고귀한 길에 자신을 바치라. ​ 많은 별이 빛나고, 지구의 장식품인 달 역시 비추이지만 해가 지면 밤이 온다. ​ 기술과 공예를 가르치는 과학은 단지 생활을 위한 과학이다..

티벳 불교 2023.09.17

05.여주고달원원종대사혜진탑비문(驪州高達院元宗大師慧3)眞塔碑文)

05.여주고달원1)원종대사혜진탑비문2) 驪州高達院元宗大師慧3)眞塔碑文 1) 고달원(高達院):이 절의 초창(初創)은 764년(신라 경덕왕 23)이다. 그 후 고려조 에 접어들어 특히 광종(949~975)이 매우 소중히 여겼던 사원(寺院)이었다. 그러 므로 971년에 광종이 원화전(元和殿)에서 대장경(大藏經)을 개독(開讀)할 때 고 달원, 희양원(曦陽院), 도봉원(道峰院) 등 삼원(三院)의 주지(住持)는 반드시 각 기 그의 문하제자(門下弟子)가 상속주지(相續住持)토록 하라고 교지(敎旨)를 내 린 바 있다. 2) 비(碑)의 보존연혁(保存沿革):이 비석은 975년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北內面) 상교리(上橋里) 고달원에 세워졌다. 그 후 이 절의 폐사연대(廢寺年代)는 확실하 지 않다. 그 유지(遺址)에는 이수(螭..

한국고승비문 2023.09.17

04.충주정토사법경대사자등탑비문(忠州淨土寺法鏡大師慈燈塔碑文)

04.충주정토사법경대사자등탑비문 忠州淨土寺法鏡大師慈燈1)塔碑文 1) [苑]에서는 鐙이고, [全文]과 [總覽]에서는 燈이나,鐙은 燈의 고자임. ​ 소 재:충청북도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 정토사지 연 대:고려 태조 26년(943) 所 在 : 忠淸北道 忠州市 東良面 荷川里 淨土寺址 年 代 : 高麗 太祖 26年 癸卯(943) ​ 진2) 고려(高麗) 중원부(中原府) 고개천산3) 정토사(淨土寺) 교시법경대 사(敎諡法鏡大師) 자등지탑비명(慈燈之塔碑銘)과 서문(序文). 有晉, 高麗4)國5), 中原府, 故開天山, 淨土寺, 敎諡法鏡大師, 慈燈之塔碑銘, 幷序. 2) 진(晉):중국 오대(五代)의 하나, 고조(高祖)인 석경당(石敬塘)은 사타(沙陀) 사 람. 하동절도사(河東節度使)가 되었는데, 후당(後唐)의 말제(末帝)인 이종가(..

한국고승비문 2023.09.17

아미산 <불교 용어 해설, ㅂ - 33>

아미산 ------------------------------------------------------------- *붓다의 깨달음①---붓다의 깨달음의 요체는 인연법이다. 인연법을 발견하신 분은 붓다이다. 아래 이야기를 통해 확인해보자. 사리풋타(Sāriputta, 사리불)는 산자야(刪闍耶, Sanjaya Belatthiputta)란 스승을 따르는 제자였다. 이때 목갈라나(Moggalāna, 목건련)도 그의 도반이었다. 이들 두 명이 각각 100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왕사성에 머물러있었다. 둘은 절친한 친구로 청정한 수행을 하고 있었으며, 서로 약속을 하기를 누구든지 먼저 불사(不死)의 경지에 도달하거나, 수승한 진리를 배우면 알려주기로 했다. 하루는 사리풋타가 왕사성 거리에서 탁발하는데 한 사문을 만..

불교용어 2023.09.17

성철스님 법문 (12편)

✻ 성철스님 법문 : ​ 1. 참선하는 법 2. 내가 부처가 된 때 3. 구도자의 질문 4. 광수공양 5. 무심이 부처다 6. 영혼의 세계 7. 해탈의 길 8. 신심이 성지다 9. 불샐불멸과 중도 10. 일승법과 방편 11. 불,법,승 12. 부처님같이 존경하라 ​ ───────────── 엔투 : 성철스님 법문 / 2009. 8. 26 https://ntwo.tistory.com/m/category/%EC%84%A0%20%EC%88%98%ED%96%89/%EC%84%B1%EC%B2%A0%EC%8A%A4%EB%8B%98%20%EB%B2%95%EB%AC%B8 ───────────── ​ ​ ​ 참선하는 법 ​ 1.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마음이다'〔一切唯心〕라고 말합니다. 마음 밖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말..

성철스님 2023.09.17

03.남포성주사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문

03.남포성주사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문 藍浦聖住寺朗慧和尙白月葆光塔碑文 ​ 있는 곳:충청남도 보령시 성주면 성주리 성주사지 세운 때:추정 신라 진성왕 4년 경술(890) 所在:忠淸南道 保寧市 聖住面 聖住里 聖住寺址 年時:推定 新羅 眞聖王 4年 庚戌(890) ​ 당(唐) 신라국(新羅國) 고(故) 양조국사1) 교시대낭혜화상(敎諡大朗慧和 尙) 백월보광지탑비명(白月葆光之塔碑銘)과 서(序) 有唐新羅國, 故兩朝國師, 敎諡大朗慧和尙, 白月葆光之塔碑 銘, 幷序. 1) 양조국사(兩朝國師):양조(兩朝)는 신라의 두 임금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기서 의 양조는 제48대 경문왕(景文王)과 제49대 헌강왕(憲康王)을 말하는데, 무염 (無染)스님이 이 두 임금대에 국사(國師)를 지냈기 때문이다. ​ 회남(淮南)에서 본국(本國)에 들어올..

한국고승비문 2023.09.10

02.하동쌍계사진감국사대공영탑비문(河東雙谿寺眞鑒國師大空靈塔碑文)

02.하동쌍계사진감국사대공영탑비문 河東雙谿寺眞鑒國師大空靈塔碑文 ​ 있는 곳: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 세운 때:신라 정강왕 2년 정미(887) 所在:慶尙南道 河東郡 花開面 雲樹里 雙谿寺 年時:新羅 定康王 2年 丁未(887) ​ 당해동( 海東) 고(故) 진감선사비문(眞鑑禪師碑文) 당(唐) 신라국(新羅國) 고(故) 지리산(智異山) 쌍계사(雙谿寺) 교시(敎 諡) 진감선사비명(眞鑑禪師碑銘)과 서(序) 1)海東, 故眞鑑禪師碑[題額] 有唐新羅國, 故知異山, 雙谿寺, 敎諡眞鑒禪師碑銘, 并序. ​ 전(前) 서국(西國)2) 도통순관 승무랑 시어사 내공봉으로 자금어대3)를 하사받은 신 최치원4)이 왕명을 받들어 찬하고 아울러 전자(篆字)로 제액 (題額)을 쓰다. 前西國都統巡官, 承務郎侍御史內供奉, 賜紫金魚袋, ..

한국고승비문 202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