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관련 205

불교이해로 인생을 주인공으로 사는 법 : 이중표 교수

붓다의 깨달음의 핵심인 연기법은 모든 고통과 갈등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연기법이란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고 표현되지만,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다. 모든 것을 이것 아니면 저것, 나와 너, 자아와 세계로 분리해서 사고하는 인간의 착오를 깨뜨려 세상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관계의 논리로 설파한 것이다. 이중표 교수가 최근 양자역학 책을 번역한 것도 모든 것은 앞에서 진행되어온 원인의 결과일 뿐이라는 자연과학의 결정론을 최첨단 양자역학이 뒤집고 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은 같은 대상도 인식에 따라 입자도 파동도 될 수 있다는 ‘일체유심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는 “이 세상과 나도 신이 만들었거나, 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부속물이 아니다.”라고 한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상대도 사..

불교관련 2023.09.10

하이데거, 무 그리고 불교 / 박진영

박진영 미국 아메리칸 대학 철학과 교수 1. 들어가는 말 “도대체 왜 무(無, Nichts)가 아니고 존재자(Seiendes)가 존재하는가?”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1)는 그의 저서 《형이상학입문(Einfu쮐rung in die Metaphysik, 1935)》 첫머리에서 묻는다.1) 하이데거에게 이 질문은 ‘모든 질문 중 첫 번째’의 질문이며, ‘형이상학의 근본적 질문’이다. 따라서 하이데거는 말한다. “무가 아닌 모든 것이 이 질문에 포함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무 그 자체도. 그것은 무가 존재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중략) 무가 존재(ist)하기 때문이다.”2) ‘존재자’와 무의 ‘존재’를 구분함으로써 하이데거는 무에 대한 자신의 논의를 근본 존재론의 범위 ..

불교관련 2023.09.03

수행도의 다양성과 깨달음의 일미 / 곽만연

5) 장기이식의 근거를 위한 불교사상 (1) 자비사상 가. 자(慈)와 비(悲) 불교가 사회윤리로서 전개할 경우, 평등사상과 아울러 자비사상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불교의 실천을 관철하는 정신이며, 불교의 윤리를 특징짓는 기본적인 사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늘날 ‘사랑’이라는 낱말을 너무나도 많이 듣고 있다는 사실에 비한다면, 자비라는 낱말은 무엇인지 어색한 느낌을 지니는 낱말같이 듣고 있는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상용어로서 우리는 ‘무자비(無慈悲)하다’는 말은 많이 듣고 있는데, 그것은 원래 불교의 자비의 부정형이라는 사실조차 잊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지금 다시 불교의 ‘자비(慈悲)’라는 낱말을 되새겨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불교관련 2023.08.13

나는 왜 이렇게 괴로운 세상을 펼쳐두고 있는가_이중표교수 | 붓다의 철학 2 (4강-6강)

불교에서 世界(세계)는 조물주가 창조 한 것도 아니고 원자와 같은 불변의 실체가 모여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불교에서는 세계를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부처님께서 깨닫은 세계의 실상은 무엇인가? 부처님께서는 무엇을 깨닫으셨나? 불교는 깨닫음의 종교다, 부처님은 깨닫으신 분이다, 그러면 깨닫으신 내용이 무엇인가? 나와 세계의 실상을 깨닫으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도대체 근본이 무엇이고 그 속에 살고 있는 나의 존재는 도대체 무엇이냐? 이것을 있는 그대로 깨닫으신 분이다. 존재론적인 나의 존재와 세계의 존재에 대해 묻고 정당한 답을 주시는 부처님이시다. 세상에 모든 종교, 철학, 과학까지 포함을 해서 존재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기독교는 태초에 하나님이 창조해서 이 세상이 나타났다, 과학에..

불교관련 2023.07.30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 - 권오민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 권오민 교수(경상대 철학과) ​ 오늘날 불교에 관한 일부 식자층의 이해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불교신자는 ‘어렵다’는 인식조차 갖지 않는다. 재일(齋日) 등 특정한 날 절에 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기도(기원)하는 것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을 불교의 모든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종교의례는 물론 교조에 대한 당연한 예배이고, 그의 가피력에 의해 구원(구제)받고자 하는 것 역시 지극히 당연한 종교적 염원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기독교인이 일요일 교회에 가 하나님께 예배하고 기도하며 그의 구원을 기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 혹자는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동일하며, 다만 정서적인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절에 가면 왠지 마음이 ..

불교관련 2023.06.11

[불교사상사] 제7장 불교의 중국전래

인도불교가 인도 동북 쪽 항하(Ganga)유역의 지방 종교에서 탈피하여 인도전역은 물론 세계종교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아쇼카왕(B.C.273~232)의 불교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쇼카왕은 지지하였던 목건련자티사(目建連子帝須)를 시켜 주변 각 나라에 8개조의 승려들을 파견하였다고 전해진다. 이때에 중국까지 전교된 것 같지는 않으나, 대월지(大月氏) 등을 경유해 한(漢) 애제 때(B.C.2세기) 전교되었다는 기록이「삼국지」위지동이전에 보인다. 기록상으로는 한 애제 때 처음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것으로 되어있으나, 사실상 한 무제시대(BC.140 ~ 87)에 서역변방의 개척으로 말미암아 동서 교통로인 실크로드가 뚫리게 되었고, 불교 역시 실크로드를 오가는 서역상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들어왔을 ..

불교관련 2023.05.21

대승계의 성립과 전개 / 원영스님

특집 | 불교와 계율 서언 불교의 가르침은 고상하고 심오하다. 존재에 대한 통찰과 분석을 통해 올바른 이해에 도달하라고 가르치는 불교교리가 그러하고, 절대적 존재에 대한 강제된 믿음이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2,600년의 역사 속에서 출·재가를 포함한 모든 불교도가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불교적 세계관과 존재에 대한 통찰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다한 것은 아니었다. 수행이라고 하는 전문적인 노력이 주로 출가자들에게 부여되긴 했으나, 지금의 눈으로 보면 그 또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한편, 재가불자들은 붓다의 가르침에 의지하면서 바른 신행생활을 하고 승가를 후원하면서 공덕을 쌓으면 되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초기에는 그러했던 불교가 기원 전후를 기점으로 새로운 불교시대가 열리면서 출·재가의 역할 설..

불교관련 2023.05.14

미국불교를 통해 본 한국불교의 지향 / 명법스님

미국불교를 통해 본 한국불교의 지향 / 명법스님 1. 들어가는 말 해방 이후 한국사회 변화를 주도한 가장 강력한 힘의 원천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정치, 군사, 경제뿐 아니라 교육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했다. 종교계 역시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는데, 한반도 종교지형에 가장 극적이며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 기독교, 특히 미국의 복음주의적 기독교의 도입뿐만 아니라 “미국과 연계된 기독교는 올바른 한국의 성장을 위한 정치적, 경제적인 그리고 심지어는 정신적인 길로 등장”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그에 반해 불교는 한국 내의 최대 종교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 상당 기간 한국사회 변화의 동인이 되지 못하고 무력하게 변방으로 물러나 있어야만 했다. 이러한 처지는 조선 ..

불교관련 2023.04.23

기본불교와 대승불교 - 현응스님

기본불교와 대승불교 / 현응스님 ‘기본불교’란 무엇인가 나는 대다수 사람들이 대승불교의 성격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기본불교(무상, 무아, 연기, 공, 반야 등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하는 모든 불교)와 대승불교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보는 것이다. 지나친 오만일 수도 있고, 착각일 수도 있는 이런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 큰스님들의 법문과 강의를 들을 때도 외람되게 그러했고, 서적을 통해 국내외 여러 불교학자들의 의견과 주장을 보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불만스러운 감정이 자리 잡곤 했다. 그 이유는 그러한 법문이나 저술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들이 기본불교와 대승불교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고 여겨지는 그 어떤 점으로 인해 대..

불교관련 2023.04.16

말이란 무엇인가-그 의미와 해석, 기능과 한계 / 이도흠

특집 | 좋은 말 나쁜 말 그리고 불교 1. 머리말 인류 역사가 600만 년이지만, 인간이 지금과 같은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은 고작 20만 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말을 하면서 사회적 협력을 강화하고 문명을 건설하여 인간보다 강한 생명들을 능가하여 지구 생태계의 지배자가 되었고, 이제 생명을 창조하고 인공지능 로봇을 만드는 시대까지 열고 있다. 말은 의사표현을 하고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진리를 표현하고 문명을 전달한다. 하지만, 말은 인간관계를 악화하고 진리를 왜곡하며 문명을 훼손하기도 한다. 거짓말, 막말, 잘못된 말, 이간질하는 말, 뒷공론, 악담, 발림, 언어폭력, 성희롱, 악성 댓글 등은 인간을 기만하고 상처를 주고 본성을 해치고 심지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다. 한국사회에서도 이런 나쁜..

불교관련 2023.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