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세계 122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본래 한 물건도 없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은 육조(六祖) 혜능대사(慧能大師)가 오조(五祖) 홍인대사 (弘忍大師) 법석에서 노행자(盧行者)로 방앗간에서 허드렛일을 할 때 신수대사(神秀大師)가 칠백 대중을 대신하여 자신의 수행(修行) 견처(見處)를 벽에 써놓은 게송 곁에 노행자 자신의 심안처(心眼處)를 글을 아는 행자에게 부탁하여 써놓은 게송이다. 오조 홍인 대사는 대사를 따르는 대중들에게 그동안 갈고 닦았던 마음의 견처를 시 게송을 지어서 각자 바치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많은 대중스님들은 상수제자(上首弟子)인 신수대사(神秀大師)가 오조 홍인대사 법을 이을 것, 이라고 믿고 자신들의 게송을 지어 받치지 않았다. 부담을 느낀 신수대사는 어쩔 수 없이 밤에 아무도 모르게 대중스님들이 ..

선의 세계 2024.10.06

끽다거(喫茶去) ― 차나 한 잔 마셔라

‘끽다거(喫茶去)’라는 유명한 화두를 남긴 조주(趙州) 종심(從諗, 778~897) 선사는 중국 당나라 시대의 선승(禪僧)으로, 차를 선(禪)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14세에 출가해서 불문에 귀의한 조주 선사는 일찍이 선의 본질을 꿰뚫어 고승(高僧)의 물음에 답할 때 막힘이 없었고, 선문답(禪門答)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스스로도 참선의 화두를 많이 만들어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바로 ‘끽다거(喫茶去)’이다. 조주 선사는 세수 80에 이르기까지 행각과 선문답에 열중하다가 그의 나이 80세부터 120세에 입적할 때까지 줄곧 머물렀던 관음원(觀音院)에 있었을 무렵, 수행자 두 사람이 그를 찾아와 절을 올리고는 이렇게 물었다.“불법(佛法)의 대의(大義)가 무엇입..

선의 세계 2024.07.28

인천보감

인천보감 ​해제인천보감 (인천보감) 은 세상사람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일들을 모은 것으로서, 주로 승려들의 이야기이며 유교와 도교에 관계되는 옛사람들의 이야기도 수집하여 편집한 책이다.편집자인 담수 (담수) 스님은 서문에서 이 책을 편집한 의도를 두 가지로 말하고 있다. 그 하나는 옛 사람들의 훌륭한 일을 널리 세상에 알리기 위함이다. 그리하여 비석이나 어록, 짧은 기록, 또는 직접 들은 이야기들을 시대의 앞뒤없이 보이는대로 기록하였으며, 이것은 대혜스님의 정법안장 (정법안장) 을 본따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하였다.둘째는 선 (선) 을 닦는 이들이 오로지 선만을 주장하는 폐단을 경계하고 옛 사람들은 선과 율 (율) , 그리고 유교와 도교까지도 널리 터득하였음을 말하고자 함이라고 하였다.그리하여 담수스님이 ..

선의 세계 2024.06.02

조동록

동 산 록 (오가어록)​ 1. 행 록​ 스님의 휘(휘)는 양개(양개)이며, 회계(회계) 유씨(유씨) 자손이다. 어린 나이에 스승을 따라 「반야심경(반야심경)」을 외우다가 ‘무안이비설신의(무안이비설신의)...’라는 대목에서 홀연히 얼굴을 만지며 스승에게 물었다. “저에게는 눈.귀.코.혀 등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반야심경」에선 ‘없다’고 하였습니까?” 그 스승은 깜짝 놀라 기이하게 여기며, “나는 그대의 스승이 아니다”라고 하더니 즉시 오설산(오설산)으로 가서 묵선사에게 머리를 깎으라고 가르쳐 주었다. 21세에 숭산(숭산)에 가서 구족계(구족계)를 받고 사방으로 유람하면서 먼저 남전(남천: 748~834)스님을 배알하였다. 마침 마조(마조: 709~788)스님의 제삿날이어서 재(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선의 세계 2024.06.02

산방야화

산방야화​산방야화 상​ 태식법(태식법)과 달마스님의 선(선)은 동일합니까? 내가 깊은 산속에 살고 있을 때에 흘연히 어떤 객승이 문앞을 지나다가, 내 방에 들어와 서로 토론을 하게 되었다. 이날 따라 산월(산월)이 휘영청 밝고, 창문이 대낮처럼 훤했다. 이 때에 객승이 내게 물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읍니다. 의학(의학)들이 6바라밀의 하나인 선정(선정)의 '선(선)'과 달마스님께서 단독으로 후세에 전한 바로 가리키는 선〔직지지선〕을 동일한것이라 합니다. 즉 달마스님께서는 일찌기 태식론(태식론)이라교 하는 수행빙씹을 제자들에게 전수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제8식이 포태(포태)에 머물 때에는 오직 한 호흡에만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을 태식(태식)이라고 한다'는 학설을 자세하게 인용하여, 불..

선의 세계 2024.06.02

산암잡록

산암잡록​ 서(2)​ 온 서중(무서중)스님은 호구(호구)스님의 8대손으로서 큰 도량에 앉아 법을 설하고 중생을 제도하여, 승속 모두에게 귀의할 바를 제시해 주었다. 그의 “이회어(이회어)”는 무상거사 송렴(무상거군 송렴:명대 학자)이 서문을 쓴 바 있지만 “산암잡록(산의잡록)”에 대해서는 서문이 없었는데 스님의 큰제자 쌍림사(쌍림사) 주지 현극 정(현극정)선사와 전 남명사 주지 운중 선(래중원)스님이 함께 나를 찾아와 서문을 청하였다. 나는 한두 차례 훑어본 후 현극스님과 운중스님에게 말하였다.”지난 날 “이회어(이회어)”를 읽어보고 감탄해 마지 않았다. 어쩌면 그렇게 천갈래 강물이 한 근원에서 흐르듯 세찬 문장력을 구사했는지, 어쩌면 그렇게 천지를 뒤흔드는 천둥번개처럼 번뜩이는 필치를 휘둘렀는지, 어쩌..

선의 세계 2024.06.02

육조 혜능

혜능은 일자무식이다. 평생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어느 날 5조 홍인이 1천 명이 넘는 오조사(당시 동산사) 학인들에게 게송을 하나씩 지어보라 했다. 그걸 보고 ‘가사’(袈裟, 승려가 어깨에 걸친 법의)를 전해주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자 제자 중 가장 뛰어났던 신수상좌(606~706)가 게송을 지어 회랑 벽에 써 놓았다. “몸은 보리수요 / 마음은 밝은 거울 같으니 /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 티끌 먼지 안 묻게 하리”(『단경』 32p) 그런데 이틀 뒤, 혜능이 그 게송을 보았다. 그러나 혜능은 글자를 몰랐기 때문에 게송을 직접 읽을 수가 없어 옆에 있던 사람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옆에서 읽어 주는 게송을 듣고 혜능은 곧바로 뜻을 알아챘다. 그리고는 즉시 자신의 게송을 한 수 읊고자 했다...

선의 세계 2024.05.05

선시(禪詩)

선시(禪詩) 1) 봄에는 꽃이 피고 춘유백화추유월 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엔 달이 밝네 하유량풍동유설 夏有凉風冬有雪 여름엔 시원한 바람 겨울엔 흰 눈 약무한사괘심두 若無閑事掛心頭 부질없는 일로 가슴 졸이지 않으면 변시인간호시절 便是人間好時節 인간의 좋은 시절 바로 그것이라네 무문선사(無門禪師)의 이 시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하는 시이다. 다분히 인생을 낙천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여유 있는 멋이 이 시속에 있다. 사계절의 운치를 바라보며 자연과 동화된 물아일여(物我一如)의 경지는 유흥에 도취되어 읊는 턱없는 풍월이 아니다. 나를 괴롭히는 모든 문제들이 사라진 고요하고 밝은 심경이 될 때 세상은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아름답게만 보이는 법이다. 욕망에 허덕이고 불안 초조에 시달리는 범부의 번뇌..

선의 세계 2024.02.25

선시 공부

파초 한 그루 파초를 뜨락에 심어두니 밤중에 보슬비 소리조차 들리누나. 매운 바람 툭 쳐서 꺾을까 걱정되어 아이 시켜 돌 주워와 터진 담장 고친다네. 芭蕉一樹種幽庭 中夜猶聽細雨聲 파초일수종유정 중야유청세우성 剛怕疾風輕破折 囑兒拾石補虧牆 강파질풍경파절 촉아습석보휴장 -철선 혜즙(鐵船 惠楫, 1791-1858), 「산거(山居)」 2 국화 진작에 석대 서편 국화를 심었더니 여린 잎 성근 줄기 작은 시내 비춘다. 계절 돌아 가을 되어 꽃술을 터뜨리면 온갖 새들 적막히 울지 않음 비웃으리. 曾將菊種石臺西 嫩葉疎莖映小溪 증장국종석대서 눈엽소경영소계 轉到霜天方吐萼 笑他百鳥寂無嗁 전도상천방토악 소타백조적무제 -철선 혜즙(鐵船 惠楫, 1791-1858), 「산거(山居)」 ● 본래 스스로 완전무결하다. - 벽장회해 - 靈..

선의 세계 2024.02.10

한국 선어록 - 해제

總目次 총목차 ​ 眞覺語錄 진각어록 白雲語錄 백운어록 太古語錄 태고어록 懶翁語錄 나옹어록 ​ 凡例 일러두기 ​ 1. 이 책은 대한불교조계종에서 한국불교 전통사상의 선양・유통을 위하여 기획한 한국전통사상총서 제8권 [선어록편]이다. 2. 이 책의 번역과 관련한 제반 사항은 한국전통사상서 간행위원회의 번역 지침에 따랐다. 3. 이 책에 수록한 네 편의 어록은 조선 중종(中宗) 21년(1526)간・중종 23년(1528)간 목판본과 1940년 보제사(普濟社)간 연인본(鉛印本)『조계진각국사어록(曹溪眞覺國師語錄)』(이상 고려대학교 소장), 고려 우왕(禑王) 4년(1378)간 목판본 『백운화상어록(白雲和尙語錄)』(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 1940년 보제사간 연인본『태고화상어록(太古和尙語錄)』(고려대학교 소장), 고..

선의 세계 2023.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