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세계 192

[송원 스님] 알기쉬운 선(禪) 이야기 100가지

알기쉬운 선(禪) 이야기 100가지 제1장 공(空) - 不立文字 불립문자(不立文字)― 문자를 앞세우지 않는다는 뜻이다. 요컨대 사제(師弟) 간의 생명의 접촉이 선(禪)의 말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그것만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후세에 와서 선종(禪宗)에 관한 책이 가장 많이 쓰여지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 생각됩니다. 어떤 불교 학자는 "불립문자(不立文字)가 무엇인지 알게 하려면 많은 글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 말에도 일면의 진리가 있습니다. 어느 노 선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은 듣거나 읽고 의미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본래의 뜻을 먼저 파악하고 나서 그 뜻을 생각해야 한다." 글자를 글자로만 읽기 때문에 깊이 들어가지 못합니다. 션窩� 있어야 비로..

선의 세계 2023.08.13

몰록 깨치고 몰록 닦는다

몰록 깨치고 몰록 닦는다 이튿날 큰스님과 산책을 하면서 큰스님께 여쭈었다. "큰스님께선 한번 깨달으신 후에 다시 미한 적이 없습니까?" "늘 한결같다." "큰스님께선 돈오돈수를 주장하셨는데, 정녕 돈오돈수는 무엇입니까?" 순간 큰스님께선 큰 기침 한번 하시고는 말씀하셨다. "말 그대로 몰록 깨치고 몰록 닦는다는 것이다. 즉 깨치면 다시 닦을 것 없는 평상심 그대로 구경각이며 견성성불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 "말로서 이야기해 보아라." "돈오돈수란 돈오돈수마저 초월한 돈오돈수일 때 돈오돈수와 돈오돈수를 똑같이 녹여 지금 이대로 구경각이며 평상심이며 견성성불인 본불 본중생을 쌍차쌍조한 바로 나입니다." "그래, 그래, 그렇구나." (십년 후 돈오돈수에 대해 큰스님께서 돈오돈수마저 투과하고 ..

선의 세계 2023.07.23

조주록

​ 해제(解題) 조주 종심(趙州從諗:778~897, 全諗이라고도 함)스님은 조주(曹州)의 학향(郝鄕, 혹은 靑丘 緇丘人이라고도 함) 출신으로 속성은 학(郝)씨이다. 스님은 어린 나이에 고향의 호국원(護國院, 조당집에는 龍光寺라고 함)으로 출가하여 경과 율을 익히지 않고 곧바로 참선을 하였다. 그러다가 은사스님을 따라 지양(池陽)에서 남전 보원(南泉普願:748~835)스님을 참례하고 입실하였다. 그 후 남전스님이 입적하기까지 40여 년을 시봉하였다. 스님이 남전스님에게서 깨달은 인연에 대해서는 어록의 처음에 실려 있는데, 그 시기는 스님의 나이 20세 전후인 듯하다. 그리고는 곧 이어 제방의 선지식을 두루 친견하고 그 도행을 널리 익힌 것으로 보인다. 어록 가운데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내가 90년 전,..

선의 세계 2023.07.23

수심결(修心訣) 마음을 다스리는 글

수심결(修心訣)마음을 다스리는 글 福生於儉淸(복생어검청) 복은 검소함에서 생기고, 德生於卑退(덕생어비퇴) 덕은 자신을 낮추고 물러나는 데서 생긴다, 道生於安靜(도생어안정) 지혜 도는 고요히 생각하는 데서 생기고. 患生於多慾(환생어다욕) 근심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긴다, 禍生於多貪(화생어다탐) 재앙은 탐하는 마음이 많은 데서 생기며, 過生於輕慢(과생어경만) 허물은 잘난 체하고 남을 무시하는 데서 생긴다, 罪生於不仁(죄생어불인) 죄악은 어질지 못하는 데서 생기고. 戒眼莫看他非(계안막간타비) 눈을 조심하여 남의 잘못된 점을 보지 말라, 戒口莫談他短(계구막담타단) 입조심하여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戒心莫自貪嗔(계심막자탐진) 마음을 조심하여 스스로를 탐내거나 성내지 말라, 戒身莫隨惡伴(계신막수악반) 몸을 조심..

선의 세계 2023.06.11

조당집18.19.20

◐ 자호(紫澔) 화상 ​ 남전(南泉)의 법을 이었고, 구주(衢州)에서 살았으나 행장을 보니 못해 생애를 기록하지 못한다. 선사께서 유철마(劉鐵馬)를 감정코자 이렇게 말했다. ㅡ듣건대 유철마가 있다던데 그대가 아닌가? 철마 바구니가 대답했다. ㅡ어디서 그런 소식을 들으셨읍니까? 선사께서 대답했다. ㅡ왼쪽으로 돌고 오른쩍으로 도느니라. 비구니가 말했다. ㅡ전도(顚倒) 하지 마십시오. 이에, 선사께서 때리니 남전이 비구니를 대신하였다. ㅡ이러한 짬은 본래부터 덩고 있읍니다. 선사께서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ㅡ옛부터 일이란 물건이 아닌데 방편으로 이를 부처라 한다. 중하의 사람은 시비를 다투지만 상등의 선비는 굴욕을 당한 줄을 비로소 알게된다. 또 이렇게 말했다. ㅡ삼십년동안 자호(紫瑚)에 살았으나 두 끼니의 ..

선의 세계 2023.05.21

안심법문 / 달마와 혜가

달마와 혜가 이야기 ​달마 대사는 인도 사람입니다. ‘달마도’를 보면 눈이 부리부리하고 이국적으로 생겼잖아요. 그가 인도인이기 때문입니다. 달마는 석가모니 부처에게서 내려오는 깨달음의 맥을 이었습니다. 그리고 인도를 떠나 중국으로 갔습니다. 사람 사는 땅에 깨달음의 이치를 전하고자 한 것입니다. ​ 중국 땅에서 대(代)를 이어 법을 전하려면 제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죽어도 법은 이어지니까요. 달마는 험하기로 유명한 허베이성 쑹산(嵩山)에서 지냈습니다. 쑹산은 봉우리만 72개에 달합니다. 그만큼 바위가 많은 악산입니다. 달마는 쑹산의바위동굴에서 9년간 면벽수도하며 제자를 기다렸습니다. ​ 하루는 신광이라는 40대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달마의 제자가 되기를 청했습니다. 달마는 쉽사리 허락하지..

선의 세계 2023.05.14

종용록

종용록 해제(해제) 본서(본서)는 천동각화상송고보은노인시중(천동각화상송고보은로인시중)이라고도 부르며, 약칭하여 종용록(종용록)이라고도 한다. 이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본서는 천동각화상(천동각화상)이라는 분이 고칙을 찬송(찬송) 한 것과 그 송고(송고)에 대하여 만송노인(만송노인)또는 보은노인(보은노인)이 종용암(종용 암)이란 곳에서 평창(평창) 혹은 시중(시중)한 것을 합편(합편)한 것이다. 그러면 천동각화상이란 누구인가? 그는 청원행사(청원행사)의 14세 법손인 단하자순(단 하자순)선사의 법사로서 송(송) 철종(철종) 6년(1091)에 탄생하여 11세에 출가, 득법하고, 34 세에 천동산(천동산) 경덕사(경덕사)에 주석하신 후 남송(남송) 고종(고종) 소흥(소흥) 27년 (1157) 67세로 입적하시..

선의 세계 2023.05.14

종문무고

종문무고 서 1 대혜 (대혜종광) 선사의 기변 (기변) 을 병법에 비유하자면 한신 (한신:한대의 명장) 과 백기 (백기:전국시대의 명장) 에 짝할 수 있다. 그들이 성채를 휩쓸고 고을을 섬멸할 때 거리적거리는 자는 격파하고, 부딪치는 자는 땅바닥에 쓰러뜨리니 백만이나 되는 마구니들은 멀리서 그의 모습만 바라보고서도 창을 거꾸로 든 채 도망친다. 사람들은 당당한 군사가 북을 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가로막는 자가 없는 것을 볼 뿐, 대장기 아래 편히 앉아 있는 노선사는 이제껏 한 치의 쇠붙이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모른다. 휘하의 비장 (비장) 들은 그가 구축한 진영터의 발자취를 살펴보면서 그가 탄식하고 말했던 것들을 모아 「무고 (무고)」라 이름하였으니 우리 국왕의 창고에도 과연 그와 같은 칼이..

선의 세계 2023.05.14

부모미생전 본래면목(父母未生前本來面目)

부모미생전 본래면목(父母未生前本來面目) 부모미생전 본래면목(父母未生前本來面目)이란 '부모님이 나를 낳아 주기 전에 내가 지니고 있는 참 본성'이란 뜻이다. 본래면목(本來面目)은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음을 말한다. 눈에 들어오는 상, 귀에 들리는 소리, 코로 맡는 냄새, 입으로 아는 맛, 몸으로 느끼는 촉감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인식하는데 그 인식을 하는 주인공을 말한다. 본래면목(本來面目)에서는 그 어떤 차별이과 구별이 없다. 본래면목은 법성(法性), 본성(本性), 반야바라밀(般若波羅密) 등으로 표현된다. 애초에 이름이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한데 인간이 온갖 생각을 일으켜 이름이 없던 ‘그것’에 별의별 이름을 붙여 ‘그것’을 산산조각 내어버렸다. 본래면목이란 생각이 일어나기 이..

선의 세계 2023.05.07

총림성사

총림성사 총림성사 서[서] 내가 총림에 몸을 담은 지 거의 30년 동안 당대의 큰스님들을 만나본 일이 많았으나 세상을 떠나 단구산(란구산) 봉우리에 문을 닫고, 나날이 초목들과 함께 살면서 모든 것을 벗어 던져버렸다. 그러나 옛 버릇을 잊지 못하고 조는 틈에 손에 닿는대로 케케묵은 옛 상자 속을 뒤지다가, 마침 강서(강서) 효영 중온(효형중온)스님의 저서 `나호야록(나호야록)" 한 질을 찾았다. 첫머리를 펼치니 무착(무착)스님의 서가 있었다. "옛 철인들이 도에 들어간 숱한 기연(기연) 중에 선서에 기재되지 못한 부분이 많은데, 그 허물은 당시 뛰어난 스님들이 편집하면서 빼먹었기 때문이다. 이는, 종문(종문)을 보호하고 불법을 넓히려 하는 마음이 없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급기야는 훌륭한 분들을 보고서 ..

선의 세계 2023.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