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150

무애권선가 / 원효대사

산하대지와 사생고락이 내 마음의 조작이라 콩 심어 콩이 되고 팥 뿌려 팥 거두니 인과 응보가 내 뒤 따르는 양 몸 가는데 그림자요 소리에 울림이라 업보에 끄는 힘이 황소 두고 더 세어라 눈 깜박 하는 결에 마음에 이는 생각 아뿔사 천만 겁에 사생고락 씨가 되니 어허 두려운지고 인과 응보 두려워라 그러나 인과 일래 범부도 성인 되네 천지가 넓다 해도 선(善)을 위해 있아오매 터럭 같이 작은 선도 잃어짐이 없을러라 방울 방울 물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듯이 날마다 작은 공덕 쌓아 큰 공덕 되니 하잘 것 없는 몸이 무상 보리 이루는 법 여덟 가지 바른 길을 밟아 적선 함이로다 어허 고마운지고 인과 응보 고마워라. 서가여래 아니시면 이 좋은 법 어이 알리 삼천 대천세계 바늘 끝만한 빈데 없이 목숨을 버리시며 겪으..

선지식 2022.10.30

심생법생(心生法生)

심생즉종종법생(心生卽種種法生) 심별즉종종법멸(心滅卽種種法滅) 마음이 일어나면 갖가지 법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갖가지 법이 사라진다. 위 법어는 심생법생(心生法生)으로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마음(心)이 생겨야 우주(法)가 생긴다는 뜻이다. 모든 만물은 마음의 산물이다. 마음이 일어나기 전에는 무(無)이다. 이 무(無)에서 마음을 일으키면 유(有)가 된다. 그런데 마음 밖에 세계가 있는 줄 알고 헤매기 때문에 고향에서 고향을 모르고 떠도는 나그네가 우리 중생인 것이다. 이것을 어리석음이라 하고 무명(無明)이라 한다. 이 우주는 자기가 만들어 낸 세계인데 그것을 모르고 끊임없이 헤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향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틱낫한 스님이 유명한 법문을 하였다. 40년 동안 가지 못한 고향..

선지식 2022.10.23

여섯 문(六門)이 모두 주인이구나 - 설정 스님

여섯 문(六門)이 모두 주인이구나 무심하여 자유로운데 누구와 함께하랴. 겨울 동안 정진들 하시느라 고생들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결제와 해제를 통해서 연마(硏磨)를 거듭해 왔습니다. 물론 정진하여 득력(得力)을 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구경(究竟)을 성취(成就)하여 생사명근(生死命根)이 끊어질 때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무시겁(無始劫)으로 익혀온 탁습(濁習)이 정진할 때는 잦아드는 듯하다가도 조금만 방심(放心)하면 또다시 오욕(五慾)의 불꽃이 일어나 정진력(精進力)을 소멸시키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정진합시다. 자성(自性)이 드러나서 임운등등(任運騰騰)하고 등등임운(騰騰任運)하여 본래로부터 밝고, 본래로부터 당당하고, 본래로..

선지식 2022.10.09

150.도명스님

불교란 무엇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이 불교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지혜와 자비다. 지혜는 다른 말로 깨달음이고 자비는 베품 나눔 실천이다. 부처님의 기초교리엔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중도 연기법이 있다. 뇌는 접하지 않았던 것을 처음 접하면 어렵다고 인식한다. 부처님은 나의 가르침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가르침이라고 말씀하셨다. 삼법인은 諸行無常 諸法無我 一切皆苦다. 無常 모든 것은 변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을 지금 보면 있는 그대로 객관적 사실이지만 부처님 당시엔 영원한 창조주가 있고 모든 존재엔 변하지 않는 초월적 자아인 永遠한 아트만이 있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처님이 보니 이 세상엔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아신 것이다. 우리가 어떤 역사에 대해 알려..

선지식 2022.10.09

안동 보경사 주지 오경 스님

| 정법, 인과의 법칙 우리가 불교를 말할 때 정법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정법의 반대를 사법이라고 말하지요. 그렇다면 무엇이 정법이고 무엇이 사법 일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진리, 즉 사실에 부합하는 것을 정법이라 하고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사법이라 합니다. 그런데 경전에 의하면, 정법이 라고 할 때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인과의 법칙입 니다. 인과를 인정하면 정법이고 인과를 부정하면 사법이지요. “삿되다, 사견이다, 사법이다” 하면 인과를 부정하거나 잘못된 인과를 주장하며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바른 인과를 밝혀내려고 노력하고 바른 인과로 세상을 설명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정법입니다. 파사현정 破邪顯正 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견과 사법 등 삿된 것을 깨트려 바른..

선지식 2022.09.25

경허스님 일화

승려로 살다가 속인으로 임종한 경허스님 경허鏡虛(1849 ~ 1912)스님은 속명은 동욱(東旭)이고, 본관은 여산(礪山)송씨 다. 부친은 송두옥(宋斗玉)이고, 모친은 밀양 박 씨다. 9세 때 과천 청계사(淸溪寺)로 출가해 계허(桂虛)스님한테서 계를 받았다. 마을선비로부터 한학(漢學)공부했다. 그 뒤 계룡산 동학사 만화 화상 밑에서 경을 배웠다. 『논어』, 『맹자』, 『시경』, 『서경』 등의 유서(儒書)와 노장(老莊) 등 모두 섭렵해 23세에 동학사 강사가 되었다. 하루는 출가 본사인 청계사에 가다가 심한 폭풍우를 만났다. 비를 피하려는데 마을에 역병이 돌아 문을 열어 주지 않아 마을 밖, 큰 나무 밑으로 갔다. 밤새도록 비바람과 추위에 시달림에서 '생사불이'(生死不二)를 깨달았다. 스스로 생사에 무력한 ..

선지식 2022.09.25

그대로 부처다 - 숭산 스님

그대로 부처다 숭산 스님 옛날 중국에 계현(戒賢) 스님이라는 부자 스님이 있었다. 사방팔리를 가도 그의 땅을 밟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천하 인민을 다 만나도 계현스님의 복과 학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만큼 유명한 스님이기 때문에 그의 문하에는 유불선에 정통한 많은 학인들이 모여들었다. 하루는 신찬(神贊)이라는 아이가 중노릇을 왔다. 와서 보니 스님의 문하가 융성하기는 한데 진짜 법을 알고 배우는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는 기도를 드리며 의식을 익히다가 다음에는 글을 배우고 선방에 들어가 조금 선(禪)맛을 보았다. 그런데 스님께서 하루는 부르시더니 세 명의 상좌를 앞에 놓고, "너는 유가에 밝으니 유교를 더욱 깊이 배워 오너라." "너는 도교에 밝으니 노장(老莊)을 더욱 깊게 연구하여 오너라."..

선지식 2022.09.11

영혼의 리더<46> 불교계 제일 강백 무비 스님 : 책 쓰고 강의하는 게 내 진통제입니다

책 쓰고 강의하는 게 내 진통제입니다 영혼의 리더 불교계 제일 강백 무비 스님 김종록 객원기자, 작가 kimkisan9@hanmai.net 무비 스님 연락처 전화:051-508-3039(범어사) 인터넷 법당 염화실 운영 광풍제월(光風霽月). 인품이 고매하고 마음결이 깨끗하여 마치 맑은 날의 바람과 비개인 뒤 청명한 달과 같다. 북송(北宋) 때 시인이자 명필 황정견(黃庭堅)이 주렴계(周濂溪)를 예찬한 말이다. 안회(顔回)는 스승 공자를,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고, 뚫을수록 더욱 견고하며, 바라봄에 앞에 있더니 홀연히 뒤에 있도다.”라고 숭경했다. 나날이 짙어가는 신록 속으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가무려진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어린이가 자라 어버이가 되고 그 가운데 더러는 누군가의 스승이 되는..

선지식 2022.08.28

원효(元曉)스님의 오도송(悟道頌)

[평론 3] 원효(元曉)스님의 오도송(悟道頌) Ⅰ. 해골물 일화(一話) 신라시대 원효대사(617~686년)는 불교를 대중화시켜 누구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우리나라 대표적 고승이다.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 유학 중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일화는 유명하다. 원효대사는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7살 아래였던 의상대사와 당나라로 향했다. 고구려 국경을 넘던 중 병졸들에게 잡혀 다시 신라로 돌아왔다. 그러나 타오르는 구도심을 잠재울 수 없었던 원효대사는 다시 의상대사와 구법의 길을 떠났는데 두 스님은 한기를 피해 무덤 사이에서 잠을 청했다. 한 밤중 원효대사가 갈증을 느낀 나머지 손으로 잠자리 주변을 뒤적이다 바가지 같은 것에 고인 물을 한숨에 들이마셨다. 다음날 ..

선지식 2022.08.28

원효(元曉) 대사의 깨달음 - 법륜 스님

원효(元曉) 대사의 깨달음 법륜 스님 원효(元曉)는 신라 귀족 출신이다. 신라는 제일 높은 계급이 왕족이고 육부 촌장들의 후예인 귀족, 평민, 하인(천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천민이 집단적으로 모여 사는 곳을 ‘부곡’, ‘소’라고 부른다. 원효는 왕족이 아니라 귀족이다. 신라시대에는 고위직은 왕족이 모두 차지했다. 그래서 귀족인 6두품은 일정한 지위 이상 요즘으로 말하면 장관 차관 자리는 오르지 못했다. 그런 한계가 있었다. 부처님도 왕족이지만 인도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의 4계급으로 구성 되어있고 왕족은 인도에서는 두 번째 계급인 크샤트리아였다. 어느 사회에서든 위대한 선각자는 두 번째 계급에서 생긴다. 최고 계급은 기득권에 빠져서 사물의 진실을 바라보지 못하고 더 하층 계급은 사는 게..

선지식 2022.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