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154

설정스님 (수덕사 방장)

“탐진치서 벗어나 걸작 인생 만들라” / 설정스님(수덕사 방장) 인생을 흔히 예술작품에 비유합니다. 누구나 주어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신의 열정과 의지, 지혜를 모두 쏟아 부어 예술품을 만들어 갑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은 걸작을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희망,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똑같은 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은 졸작을 만들어서 자신도 불행해지고, 남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럼 인생을 살아가면서 걸작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졸작을 만들 것인지는 누가 결정할까요.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사바세계를 고의 세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 삼재와 팔난이 계속되는 고통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늘 삼재와 팔난이라는 위협이 존..

선지식 2023.01.08

불교에서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어느 날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쭙기를 ‘어떻게 수도(수도)를 해야 위없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답하시길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깨달음은 ‘진리는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 속에서 찾아야 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내가 말하는 마음을 깨달은 사람이란, “단지 말에서 의심을 없앤 것뿐만 아니라 바로 공적영지(空寂靈知: 텅 비어 고요하며 신령하게 아는 마음)의 말을 가지고 반조(返照)의 공(功)이 있어서, 반조의 공으로 인해서 망념을 여읜 마음의 본체를 증득한 사람이다.”라고 하였다. 깨달음을 의지하여 닦는 수행은 깨달은 마음을 돌이켜 비추어서 본래 번뇌 없는 마음의 본체를 증득하는 데 있다는 가르침이다. 깨달음은 단지 그대 자신의 마음 하나가 있을 뿐..

선지식 2023.01.08

선재동자의 구도이야기를 설하는 입법계품 / 진조스님 지리산 대화엄사 이야기中

연기존자님의 맏상좌 화엄스님의 속명은 선재이다. 그렇기에 더욱 선재동자의 구도이야기를 설하는 ‘입법계품’을 좋아했다. 부처님의 크고 바른 깨달음과 시공을 초월하여 두루해 있는 온 우주의 실상인 비로자나 부처님의 세계를 보여주는 경전인 , 즉 흔히 말하는 화엄경의 마지막 부분이 바로 이 「입법계품」이다. 입법계품은 선재동자가 보리심을 내어 53 선지식을 두루 찾아다니며 가르침을 받아 수행을 완성하여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느 날 화엄스님은 대웅상적광전 법당에서 연로한 존자님을 모시고 사부대중에게 그동안 스승이 수없이 말씀하신 화엄경 입법계품을 간단히 요약해서 강의하기로 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문수사리 보살은 선재동자에게 가락국의 화합산에 있는 공덕운 비구를 제일 먼저 ..

선지식 2023.01.01

마음이 마음에게 묻다(33인 고승들이 들려주는 행복의 법칙)

마음이 마음에게 묻다 (33인 고승들이 들려주는 행복의 법칙) 문윤정 글· 사진 눈이 깨달았으면 손도 깨달아야 한다 금정산 입구에 들어서자 한여름인데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산마루에 금빛을 띤 우물이 있었는데, 가뭄에도 마르지 않았다. 그 우물은 금빛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물속에서 놀았다고 하여 ‘금샘(金井)’이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하늘에서 내려온 금빛 물고기와 황금 우물의 아름다운 전설이 서려있는 범어사. 불이문을 지나 삼층석탑이 있는 보제루 앞마당에 들어섰다. 한낮의 절 마당은 너무나 고요해서 나뭇잎이 두런거리는 소리, 잠자리가 허공을 낮게 비행하는 소리, 나비의 날갯짓까지 들이는 듯했다. 무비 스님의 거처에 들어서자‘염화실’이라는 현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아래 댓돌에..

선지식 2022.11.06

무애권선가 / 원효대사

산하대지와 사생고락이 내 마음의 조작이라 콩 심어 콩이 되고 팥 뿌려 팥 거두니 인과 응보가 내 뒤 따르는 양 몸 가는데 그림자요 소리에 울림이라 업보에 끄는 힘이 황소 두고 더 세어라 눈 깜박 하는 결에 마음에 이는 생각 아뿔사 천만 겁에 사생고락 씨가 되니 어허 두려운지고 인과 응보 두려워라 그러나 인과 일래 범부도 성인 되네 천지가 넓다 해도 선(善)을 위해 있아오매 터럭 같이 작은 선도 잃어짐이 없을러라 방울 방울 물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듯이 날마다 작은 공덕 쌓아 큰 공덕 되니 하잘 것 없는 몸이 무상 보리 이루는 법 여덟 가지 바른 길을 밟아 적선 함이로다 어허 고마운지고 인과 응보 고마워라. 서가여래 아니시면 이 좋은 법 어이 알리 삼천 대천세계 바늘 끝만한 빈데 없이 목숨을 버리시며 겪으..

선지식 2022.10.30

심생법생(心生法生)

심생즉종종법생(心生卽種種法生) 심별즉종종법멸(心滅卽種種法滅) 마음이 일어나면 갖가지 법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갖가지 법이 사라진다. 위 법어는 심생법생(心生法生)으로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마음(心)이 생겨야 우주(法)가 생긴다는 뜻이다. 모든 만물은 마음의 산물이다. 마음이 일어나기 전에는 무(無)이다. 이 무(無)에서 마음을 일으키면 유(有)가 된다. 그런데 마음 밖에 세계가 있는 줄 알고 헤매기 때문에 고향에서 고향을 모르고 떠도는 나그네가 우리 중생인 것이다. 이것을 어리석음이라 하고 무명(無明)이라 한다. 이 우주는 자기가 만들어 낸 세계인데 그것을 모르고 끊임없이 헤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향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틱낫한 스님이 유명한 법문을 하였다. 40년 동안 가지 못한 고향..

선지식 2022.10.23

여섯 문(六門)이 모두 주인이구나 - 설정 스님

여섯 문(六門)이 모두 주인이구나 무심하여 자유로운데 누구와 함께하랴. 겨울 동안 정진들 하시느라 고생들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결제와 해제를 통해서 연마(硏磨)를 거듭해 왔습니다. 물론 정진하여 득력(得力)을 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구경(究竟)을 성취(成就)하여 생사명근(生死命根)이 끊어질 때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무시겁(無始劫)으로 익혀온 탁습(濁習)이 정진할 때는 잦아드는 듯하다가도 조금만 방심(放心)하면 또다시 오욕(五慾)의 불꽃이 일어나 정진력(精進力)을 소멸시키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정진합시다. 자성(自性)이 드러나서 임운등등(任運騰騰)하고 등등임운(騰騰任運)하여 본래로부터 밝고, 본래로부터 당당하고, 본래로..

선지식 2022.10.09

150.도명스님

불교란 무엇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이 불교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지혜와 자비다. 지혜는 다른 말로 깨달음이고 자비는 베품 나눔 실천이다. 부처님의 기초교리엔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중도 연기법이 있다. 뇌는 접하지 않았던 것을 처음 접하면 어렵다고 인식한다. 부처님은 나의 가르침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가르침이라고 말씀하셨다. 삼법인은 諸行無常 諸法無我 一切皆苦다. 無常 모든 것은 변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을 지금 보면 있는 그대로 객관적 사실이지만 부처님 당시엔 영원한 창조주가 있고 모든 존재엔 변하지 않는 초월적 자아인 永遠한 아트만이 있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처님이 보니 이 세상엔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아신 것이다. 우리가 어떤 역사에 대해 알려..

선지식 2022.10.09

안동 보경사 주지 오경 스님

| 정법, 인과의 법칙 우리가 불교를 말할 때 정법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정법의 반대를 사법이라고 말하지요. 그렇다면 무엇이 정법이고 무엇이 사법 일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진리, 즉 사실에 부합하는 것을 정법이라 하고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사법이라 합니다. 그런데 경전에 의하면, 정법이 라고 할 때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인과의 법칙입 니다. 인과를 인정하면 정법이고 인과를 부정하면 사법이지요. “삿되다, 사견이다, 사법이다” 하면 인과를 부정하거나 잘못된 인과를 주장하며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바른 인과를 밝혀내려고 노력하고 바른 인과로 세상을 설명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정법입니다. 파사현정 破邪顯正 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견과 사법 등 삿된 것을 깨트려 바른..

선지식 2022.09.25

경허스님 일화

승려로 살다가 속인으로 임종한 경허스님 경허鏡虛(1849 ~ 1912)스님은 속명은 동욱(東旭)이고, 본관은 여산(礪山)송씨 다. 부친은 송두옥(宋斗玉)이고, 모친은 밀양 박 씨다. 9세 때 과천 청계사(淸溪寺)로 출가해 계허(桂虛)스님한테서 계를 받았다. 마을선비로부터 한학(漢學)공부했다. 그 뒤 계룡산 동학사 만화 화상 밑에서 경을 배웠다. 『논어』, 『맹자』, 『시경』, 『서경』 등의 유서(儒書)와 노장(老莊) 등 모두 섭렵해 23세에 동학사 강사가 되었다. 하루는 출가 본사인 청계사에 가다가 심한 폭풍우를 만났다. 비를 피하려는데 마을에 역병이 돌아 문을 열어 주지 않아 마을 밖, 큰 나무 밑으로 갔다. 밤새도록 비바람과 추위에 시달림에서 '생사불이'(生死不二)를 깨달았다. 스스로 생사에 무력한 ..

선지식 202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