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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산 <불교 용어 해설, ㄴ - 4>

아미산 ---------------------------------------------------------- *능연(能緣)과 소연(所緣)---능연과 소연이라는 단어는 유식에서 많이 사용되는 단어인데, ‘연(緣)’은 서로 인연을 맺는다는 말이고, 인연을 맺어야 인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유식에서는 우리 마음은 능동적이고 주관적으로 사물의 가치를 좌지우지하며 판단한다고 보고 있으며, 외부대상은 수동적이며 객관적으로 존재하게 된다고 본다. 그래서 인식대상[대경(對境)]을 소연(所緣)이라하고 대상을 보고 아는 것을 능연(能緣)이라고 한다. 능견(能見)과 소견(所見)의 관계와 같다. 유식불교에서는 주관과 객관을 능연과 소연으로 말하는데, 이 둘은 상호의존적인 관계로 파악된다. 인식이 성립되는 조건으로 인..

불교용어 2023.12.31

불조의 명구

오랜 세월 토굴에서 홀로 정진하다 보면 때때로 반복되는 일상에 무기력해지거나 게으름이 생길 수 있다. 용맹심을 내어 정진하고자 하나 타성에 빠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망상에 허우적거릴 때가 많다. 경책해 줄 도반도 없는 상태에서 경전이나 조사 스님들의 가르침은 더 없는 도반이 되고 스승이 된다. 그리하여 나는 정진 중 경을 보거나 어록을 읽을 때, 내 수행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공책에 옮겨 적어 두는 습관이 있다. 공부에 도움이 되고자 했던 것이다. 불교의 경전은 넓고 크다. 그것을 다 읽기는 어려운 일이다. 일찍이 한용운 스님은 대장경을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을 옮겨 ‘불교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했고, 그것을 이원섭 시인이 한글로 풀어 낸 명작이 있다. 가히 대장경의 축소판이라고 할..

경전 2023.12.31

어떤 수행자 - 법정 스님

어떤 수행자 ​ 법정 스님 ​ 불교 교단에서 초기 출가 수행자의 생활은 한 마디로 말해서 두타행이었다. 두타는 범어 두타(dhuta)를 음역한 것인데, 털어버린다는 뜻이다. 번뇌의 때를 털어버리고 의식주에 탐착하지 않고 오로지 불교의 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말한다. 그때의 출가 수행자는 다음 네 가지 사항을 죽을 때까지 지키려고 했다. ①출가 수행자는 걸식해야 하고, ②분소의(糞掃衣, 누덕누덕 기운 옷)를 입어야 하고, ③나무 밑에서 앉거나 자야하고, ④병이 났을 때는 진기약(陳棄藥)을 써야 한다. 이것이 출가자가 지켜야 할 네 가지 의지처이다. 인도의 수행자들은 예전부터 전통적으로 걸식에 의해 살아왔다. 그것도 한 끼만을 먹었다. 비구란 걸사(乞士)를 가리킨 말이다. 옷은 세상 사람들이 버린 천 조각을 ..

법정스님 2023.12.31

운허, 역경과 교육으로 불교 현대화를 이끌다

특집 | 현대불교의 이상주의자들 1. 경전 읽고 번역하던 운허 법사 여기에 소개하는 운허(耘虛, 1892. 2. 25~1980. 10. 15, 음력)는 경기도 남양주 소재 봉선사의 스님이다. 그는 한글은 물론 한문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도 알고 또 남의 생각을 읽을 줄도 안다. ‘읽기’와 ‘쓰기’가 평생 몸에 밴 사람이다. 그것도 품격 있고 전고 있는 아당한 문체로 말이다. ​ 그는 세월 속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도 적잖이 남겼다. 남에게 보이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쪽지 메모들이다. 1959년 1월 1일부터 1979년 5월 30일까지 매일 쓴 그의 〈탁상일기〉도 그런 유이다. 하루 한 장씩 넘기는 탁상용 달력 앞뒤 여백에 쓴 것이다. 6 · 25 이전에도 일기를 썼지만 1..

불교관련 2023.12.31

중도의 뜻 밝힌 용수의 <중론(中論)>

인연으로 생긴 법은 모두 空하다 대승 선구자의 대표 논서 꼽혀 ​ 화엄의 일승원교 사상도 나와 ​ 대승불교가 일어나면서 그 사상적 체계를 세운 사람이 바로 용수(龍樹, Nagarjuna)이다. 흔히 그를 대승불교의 비조(鼻祖)라 하고 제 2 석가라 하기도 했다. 그는 대승의 선구자로써 활동을 하면서 많은 논서를 저술하였다. 대표적인 논서로 을 비롯하여 등이 있고 또 의 주석서라 할 수 있는 이 있다. 이러한 논서에서 주장한 용수의 사상은 한마디로 공(空)을 천명하는 공사상이다. 공이란 곧 존재의 본질을 밝히는 용어로 그 어원이 범어 ‘sunya’(舜若라 음사)인데 모든 존재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불변의 속성이나 독립된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인연으로 생기는 법은 나는 곧 공하다고 말한다. 또한 거짓..

중관사상 2023.12.17

하루를 시작하는 달라이 라마의 기도문

​ 하루를 시작하는 달라이 라마의 기도문 언제 누구와 함께 있더라도 저를 누구보다 낮은 사람으로 여기고 그들을 변함없는 마음으로써 가장 높은 사람으로 소중히 섬기게 하소서 11~12세기 티베트 고승 게셰 랑리 탕빠가 쓴 「수심팔훈(修心八訓)」 중 한 구절이다. 달라이 라마는 매일 아침 이 기도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망명정부가 있는 북인도의 다람살라에서는 물론 외국에 나가서도 달라이 라마는 아침마다 읽는 이 기도문을 주제로 자주 법문을 하곤 한다. 이 책에는「수심팔훈」외에도 『 입보리행론』 2장과 3장, 「사억념도정가」, 「자애경」, 「람림 기도문」등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도 티베트 사람들이 애독하는 기도문 22편이 모아져 있다. 이 기도문들을 관통하는 열쇠말은 바로 '보리심'이다. 티베트 불교에서..

티벳 불교 2023.12.17

승조대사의 조론(肇論) -감산덕청 주해 略

승조대사의 조론(肇論) -감산덕청 주해 略- ​ 1. 宗本義 ​ 本無, 實相, 法性, 性空, 緣會. 一義耳. 본무와 실상과 법성, 성공과 연회는 하나의 뜻이다. 何則. 一切諸法. 緣會而生. 무엇 때문인가. 일체제법이 인연으로 회합한 연회로써 발생하기 때문이다. 緣會而生. 則未生無有. 緣離則滅. 인연으로 회합하여 발생하였다면 모든 법이 인연으로 회합해서 발생하기 이전에는 없었으리니, 인연으로 회합한 것은 인연을 여읜 즉 멸한다. 如其眞有. 有則無滅. 만약 만법이 진실로 실제해 있다면, 있은 즉 인연의 분리를 따라서 멸할 수 없다. 以此而推. 故知雖今現有. 有而性常自空. 性常自空. 故謂之性空. 이로써 유추하건대, 연생의 모든 법은 지금 현재 존재해 있기는 하나, 존재해 있어도 성품은 항상 스스로 공하고, 성..

지혜의 공간 2023.12.17

<[불교에서] 가명(假名)의 역할>

모든 현상은 여러 인연의 일시적인 화합에 지나지 않으므로 거기에 불변하는 실체가 있을 리 없고 다만 이름만 있을 뿐이다. 그 이름조차 본디 이름이 없는 현상에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이름을 갖다 붙인 것이므로 가명(假名)이라 한다. 모든 법은 인연이 화합해 되는 것이고, 진실한 실체가 없으므로 거짓 이름을 빌려서 구별하는 것이다. 모든 법은 본래 이름이 없는데, 사람들이 이름을 지어 붙여서 구별(區別-差別)을 하는 것이므로 온갖 이름이 모두 거짓 이름이다. 즉, 모든 현상에는 본디 차별이 없지만 경계를 지어 임시로 각각 이름을 붙여 차별하는 모든 차별 현상을 일으키니, 그 임시 이름이야말로 가명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든 법을 ‘거짓 이름[가명]’이라 한다. 불교 교의에서는 이 ‘가명(假名)’이라는 말이 ..

위없는 가르침 2023.12.17

《논어(論語)》불교의 이상론, 유교의 현실론 접목해야 / 김방룡

불교로 읽는 고전 1. 들어가며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멀리 서부터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 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이는 《논어》 〈학 이편〉에 나오는 첫 문장이다. 대학에 다닐 때 이 구절을 접하고서, ‘학(學)’과 ‘습(習)’과 ‘열(說=悅)’의 관계 그리고 ‘기쁨(悅)’과 ‘즐거움 (樂)’과 ‘노여워하지 않음(不慍)’의 차이에 대하여 깊이 고민한 적이 있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희열(悅)’이야말로 도학(道學)의 첫 관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2006년 그리고 2014년 중국에 머무를 때 이 문장을 다시 떠올리 게 된 적이 있었다. 그곳은 항주에서 장사로 가는 버스 속에서 그리 고 연변..

기타 2023.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