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169

아라한

정각을 성취한 부처님이 사슴동산, 즉 녹야원이라는 곳에서 전에 함께 수행한 적이 있던 다섯 사람의 수행자에게 맨 처음 설법을 했다는 것은 소위 초전법륜(初轉法輪)이라 하여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이후 다섯 사람은 부처님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원시적인 교단의 형태를 이루게 되었으며, 차례차례 모두가 정각을 얻게 됨으로써 부처님을 포함한 여섯 사람의 아라한이 생겼다고 전해지고 있다. ​ 이러한 전승을 통해서 보면, 애초에 아라한은 부처님과 같은 사람을 가리켰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아라한은 부처님의 칭호로서, 여래의 열 가지 이름 중의 하나가 되어 있다. ​ 나한(羅漢)이라 약칭되기도 하는 아라한이라는 말의 의미는 존경할 가치가 있는 사람, 공양을 받기에 어울리는 사람 존경할 만한 수행자, 수행을 완성한 사..

2021.01.03

여덟 가지 고귀한 길의 분석의 경(aṭṭhaṅgikamaggavibhaṅgasutta: 八正道經)

여덟 가지 고귀한 길의 분석의 경(aṭṭhaṅgikamaggavibhaṅgasutta: 八正道經) Evaṃ me sutaṃ Ekaṃ samayaṃ bhagavā sāvatthiyaṃ viharati Jetavane anāthapiṇḍikassa ārāme 에왐 메 수땀 에깡 사마양 바가와 사왓티양 위하라띠 제따와네 아나타삔디깟사 아라메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 사밧티 시의 제따바나 숲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셨다. 1. Ariyaṃ vo bhikkhave, aṭṭhaṅgikaṃ maggaṃ desissāmi, vibhajissāmi, taṃ suṇātha, sādhukaṃ manasikarotha, bhāsissāmīti. Evaṃ bhanteti kho te bhikkhū bhaga..

열린 지성의 종교가 걸어온 길 / 홍사성

열린 지성의 종교가 걸어온 길 불교평론[64호] 2015년 12월 01일 (화) 인도의 종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제사(祭祀)의 길(Karmamarga)에 속하는 종교, 둘째는 신애(信愛)의 길(Bhaktmarga)에 속하는 종교, 셋째는 지혜(智慧)의 길(Jnanamarga)에 속하는 종교다. 제사의 길에 속하는 종교는 제사의례에 최고의 중점을 둔다. 여기서는 의례집행이 바르게 이루어지면 운명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제자(司祭者)들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신애의 길에 속하는 종교는 사람이 믿고 의지할 만한 인격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그 신을 믿고 사랑함으로써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러나 지혜의 길에 속하는 종교는 인간의 지혜에 최고..

불교관련 2021.01.03

종교의 대사회적 기능

종교의 대사회적 기능 종교의 기능은 크게 본래적 기능과 수단적 기능 둘로 구분할 수 있다. 종교의 본래적 기능이란 종교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능을 말한다. 이를테면 자기종교의 교리나 신앙을 통한 정신적 위안, 긴장 해소, 죽음에 대한 공포 극복 등이다. 종교는 본래 성스러운 세계에 대한 인간의 향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종교의 수단적 기능이란 종교의 본래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기능을 말한다. 이를테면 종교의 제의(祭儀)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제의는 예배, 기도, 노래, 춤, 강설 등 다양한 행위로 나타난다. 특히 그 중에서 종교는 사회적 기제(機制)를 통한 표상으로 표출된다. 종교는 언제나 집단을 형성하여 움직인다. 그 때문에 때로는 종교권력과 국가권력 간에 대립하기도 하였..

마성스님 2021.01.03

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1>

“이라 지칭할 때도 그것이 오직 하나의 경전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매우 많은 경전의 집록(集錄)이다. 붓다는 생애의 대부분을 한 장소에 머물지 않고 유행하면서 전도·교화하였다. 붓다는 이르는 곳마다 기회가 닿는 대로 청중들의 근기에 따라 설법하였다. 그 교설들은 그때 그때의 사정에 따라 가능한 한 간단명료하게 설한 것으로 보인다” 아함경이란 무엇인가 불교경전은 크게 초기경전과 대승경전 두 가지로 구분된다. 두 가지 모두 ‘불교경전’이라고 불리지만, 그 성립사정은 전혀 다르다. 초기경전은 제1결집에서 정리된 ‘법(法)’을 기본으로 삼아 성립된 것이다. 그 ‘법’의 내용은 일찍이 붓다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붓다의 입멸 직후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스승의 교설을 서로 확인하고 전승한 것..

출가자에게 먹고 싶은 것 묻지 말아야

“출가자에게 먹고 싶은 것 묻지 말아야” 삼장법사 빤냐와로 스님의 “테라와다 이야기” 스님의 필수품⓶ 음식 “곡물류는 생명력 있으므로 쌀·보리·밀 등 조리되지 않은 곡식 보시 안 돼” 평상시 생활에서 테라와다 스님들에게 필요한 물품 ⓶ (2) 음식(pindiyalopabhojana) 불교의 출가 수행자를 비구라고 하는데, 이것은 ‘(윤회의) 두려움을 보는 자’, ‘밥을 청하는 자’라는 의미입니다. 비구는 탁발에 의해 밥을 얻습니다. 거기에는 부처님도 예외가 아닙니다. 출가 수행자가 탁발에 의해 밥을 얻는다는 것은 불교 이전부터 있던 인도의 풍습입니다. 바라문교의 수행자는 조석으로 2번, 발우를 가지고 가 밥을 청하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당시의 인도는 그렇게 많은 출가 수행자들을 거두어 먹일 수 있을 만큼..

테라와다 불교를 배우는 목적

테라와다 불교를 배우는 목적 부처님이 이 세상에 남긴 가르침의 진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살다 잘 가신 한 분의 부처님이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신 길, 그 있는 그대로의 가르침에 한 걸음 다가가야 합니다. -붓다를 알면 법을 알고, 법을 알면 괴로움으로부터 풀려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려고 하는 이상, 단순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고만 하지 말고 진심으로 생각하여 진지하게 가르침과 마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말을 바꾸면, 괴로움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는 긴박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으면 모처럼의 배움도 단순한 관념적인 유희에 끝날 수 있습니다. 실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사람으로서 스스로의 괴로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그 가르침의 길을 걸을 각오가 서있으면 부처님의 가..

공동체를 위한 네 가지 항목 - 초기 열반경에서 찬나 범단법의 의의 -

공동체를 위한 네 가지 항목 __초기 열반경에서 찬나 범단법의 의의__ 원혜영/ 연세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머리말. Ⅰ 법과 율. Ⅱ 호칭 문제. Ⅲ 소소계. Ⅳ 찬나에게 내린 범단법. 맺음말: 찬나 범단법의 의의. 참고 문헌. 요약문 본론은 초기 열반경 6종에서 붓다가 당부한 4가지 항목에 대한 설명을 위주로 하여 공동체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하여 고찰한다. 경전에서는 네 가지가 한 묶음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공동체를 위한 네 가지 항목’으로 주제로 삼았다. 그 이유는 붓다가 이 네 가지 항목을 연달아서 설명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6종의 경전들은 각각의 부파에서 그 항목의 순서상에는 차이가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항목의 제1항은 법과 율을 스승으로 ..

법(法)

법(法) 부처님의 가르침을 법이라고 하는데, 법은 범어 다르마 팔리어의 담마를 번역한 말이다. 다르마는 dhr라는 동사에서 나왔으며 이 동사는 맡는다, 지킨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다르마(法)는 지키는 것, 맡는 것이며 인륜의 질서를 지키는 것, 즉 규칙, 규범, 관례, 의무, 사회질서 그리고 진(眞), 선(善), 미(美) 등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팔리어의 담마에 대해서는 5세기 경 스리랑카에서 활약했던 대학자 붓다고사에 의하면 ① 속성 ② 교법(敎法 또는 因) ③ 성전(聖典) ④ 물(物)등 4종의 용법이 있다고 한다. 초기불교의 법에 관한 설명에는 오온설(五蘊說)과 육입설(六入說)이 있다. 오온설의 온(蘊)이란 모임이라는 뜻으로 다음 다섯 가지의 모임을 말한다. 첫째는 색(色 ; rupa)으로 색깔, 형..

2020.11.22

[각묵스님의 초기불교 산책] 나는 누구인가 ① 오온

초기불교의 기본 가르침은 교학과 수행의 둘이요, 교학은 온.처.계.근.제.연의 여섯으로 정리되고, 수행은 37보리분법으로 집약된다. 먼저 오온에 대한 개관을 해보도록 하자. 인류가 있어온 이래로 인간이 스스로에게 던진 가장 많은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일 것이다. 부처님께서도 당연히 이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셨고, 중요한 질문이기에 아주 많이, 그것도 아주 강조하여 말씀하셨다. 그러면 부처님께서는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셨을까? 부처님께서는 초기경의 도처에서 간단명료하게 ‘나’는 ‘오온(五蘊, panca-kkhandha)’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라는 존재는 물질(몸뚱이, 色), 느낌(受), 인식(想), 심리현상들(行), 알음알이(識)의 다섯 가지 무더기(蘊)의 적집일 뿐이라는 것이다. 물질 느낌 인식 심리현..

각묵스님 202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