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169

[각묵스님의 초기불교 산책] 초기불교의 핵심 - 해체해서 보기

초기불교의 핵심 - 해체해서 보기 뭉쳐두면 속고 해체하면 깨닫는다 무상.고.무아 각각 통찰하면 탐욕이 빛바래 해탈.열반 실현 이쯤에서 초기불교의 핵심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초기불교의 핵심을 한 마디로 말해보라면 필자는 주저 없이 ‘해체해서 보기’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이 해체라는 용어는 이미 초기불전 가운데서 나타나고 있는데 부처님 제자들 가운데 영감이 가장 뛰어난 분으로 칭송되며 시작(詩作)에 능했던 왕기사 존자는 (S8:8)에서 부처님을 “부분들로 해체해서 설하시는 분”이라고 찬탄하고 있다. 여기서 해체는 빠위밧자(pavibhajja)나 위밧자(vibhajja)를 옮긴 것이다. 그리고 위밧자(vibhajja)라는 술어는 빠알리 삼장을 2600년 동안 고스란히 전승해온 상좌부 불교를 특징짓는 말이..

각묵스님 2020.11.22

[각묵스님의 초기불교 산책] 기본 가르침

부처님 원음, 모호하지 않고 명료 초기불교의 목적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초기불교는 열반이라는 궁극적 행복의 실현을 근본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는 “열반을 실현하는 것(nibbana-sacchikiriya)이야말로 으뜸가는 행복”(Sn. 267번 게송)이라고 결론짓는다. 열반의 실현은 부처님의 지엄한 명령이기도 하다. 그러면 열반은 어떻게 해서 실현되는가? 열반은 당연히 수행(patipada, bhavana)을 통해서 실현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나와 세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해를 우리는 교학(pariyatti)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열반의 실현을 위해서는 불교의 교학과 수행 즉 이론과 실천을 갖추어야 한다. 이 둘이 없이도 열반은 문득 실현된다..

각묵스님 2020.11.22

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4>

무아는 오온에 대한 집착 벗어나 자기중심적인 아집 버리는 것 “‘이것은 내 것이 아니고, 이것은 내가 아니며,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는 것은 ‘오온에는 아(我)가 없다(無我)’가 아니라 ‘오온은 아(我)가 아니다(非我)’라는 것이 본래의 취지이다. 다시 말해서 오온이라는 요소는 그 어느 것도 우리가 자유로이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취지에서 보면 오히려 ‘비아(非我)’라고 표현한 쪽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다만 여기서 오온이 비아임을 논증하기 위한 논리적 전제로서 무아임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 염리경(厭離經) (九) 如是我聞:一時, 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 爾時, 世尊告諸比丘: “色無常, 無常卽苦, 苦卽非我, 非我者亦非我所. 如是觀者, 名眞實正觀. 如是受·想·行..

초기경전 (중아함경)

멸성제(滅聖諦)는 고의 원인인 번뇌가 소멸된 경지 곧 열반을 뜻하는 말이다. 소멸되어 없어졌다는 뜻이다. 보통 열반을 범어의 음대로 니르바나(Nirvana)로 읽는 수가 있는데 이 어원이 가지고 있는 뜻은 ‘불어서 껐다’는 뜻이다. 불이 붙고 있는 상태에서 그 불꽃을 불어서 꺼버렸다는 말로 번뇌 또는 욕망을 불꽃에 비유하여 그것을 꺼버렸다는 것이다. 때로는 적멸(寂滅), 원적(圓寂) 등으로 의역하기도 하는데 고요해진 상태로 번뇌에서 벗어나 영원하고 무한한 고요한 경지에 들어간 것을 말한다. 이것이 열반에 들어가는 것이다. 말하자면 니르바나(Nirvana)는 불교에서 제시하는 이상향(Utopia)이다. 이 열반에 들어갔을 때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은 없어지고 운명의 굴레도 벗어난다는 것이다. 불교는 중생들을..

위없는 가르침 2020.11.22

초기불교의 삼매에 대한 관점과 사선정

초기불교의 삼매에 대한 관점과 사선정 글│명법 스님(구미 화엄탑사 주지) -월간고경 57호에서- 지난 연재에서 대승불교 수행법을 이해하기 위 해 삼매에 대한 고찰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대승불교에서 삼 매의 중요성은 대승경전이 삼매 속에서 친견한 부처님과 부처 님의 말씀에 근거하고 있다는 주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 는데, 소리나는 대로 ‘사마지(三摩地)・삼마제(三魔帝)’로도 음역 (音譯)되는 삼매(三昧, samādhi)는 중국어로 정(定)・정수(正受)・조 직정(調直定)・정심행처(正心行處)・식려의심(息慮凝心) 등 다양한 용어로 이해되었다. 그것은 초기불교의 수행도인 팔정도의 마 지막 단계로서 기술되는데, 정려 수행과 함께 시작되는 예비적 수행을 거쳐 완성되는 수행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정정(正定), ..

공(空) 의미의 세 차원

공(空) 의미의 세 차원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는 절대자유 공사상(空思想)은 초기 불교의 연기설(緣起說)을 재해석하여, 붓다의 기본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밝힌 대승불교의 핵심적인 종교철학 사상이다.‘공(空)’이라는 용어는 ‘sunya’(텅 빈)라는 형용사나 ‘sunyata’(공한 것, 空性)이라는 명사의 번역어이다. 초기경전(初期經典)에는 ‘공’이라는 용어가 주로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통찰한 결과 얻어지는 삼매(三昧)의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대승불교에서 공의 개념은 보다 다양하게 전개되었는데 대승경전의 모체인 〈대품반야경(大品般若經)〉과 그 주석서인 〈대지도론(大智度論)〉에는 공의 의미를 다음과 같은 여덟 차원(十八空)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1. 내공(內空): 인식의 주관인 몸과 마..

위없는 가르침 2020.11.08

독 묻은 화살의 비유

독 묻은 화살의 비유 전유경箭喩經의 부처님 가르침 중에 ‘독 묻은 화살의 비유’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습니다. 말릉캬 존자尊者는 홀로 조용한 곳에 앉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세계는 영원한가 무상한가? 무한無限한 것인가 유한有限한 것인가? 목숨이 곧 몸인가 목숨과 몸은 다른가? 여래는 마침이 있는가 없는가? 아니면 마침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는가?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말씀은 전혀 하시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태도가 못마땅하고 이제는 더 참을 수 없다. 부처님께서 나를 위해 세계는 영원하다고 말씀한다면 수행을 계속하겠지만, 영원하지 않다면 부처님을 비난한 뒤에 떠나야 하겠다.” 말릉캬는 해가 질 무렵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로 갔습니다. 그리고 아까 혼자서 속으로 생..

2020.11.08

[각묵스님의 초기불교 산책] 초기불교의 목적

금생과 내생 궁극적인 행복의 실현 이제 초기불교의 목적에 대해서 살펴볼 차례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 경제행위, 정치행위, 문화행위, 철학행위, 의술행위, 종교행위 등 인간의 모든 행위는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불교도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이야말로 초기불교가 추구하는 근본목적이다. 초기불전에서 부처님께서는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 궁극적 행복으로 행복을 말씀하셨다.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봉사를 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한다고 부처님께서는 강조하셨다. 불교용어로 말하면 이 둘은 바로 보시(布施, dana)와 지계(持戒, sila)다. 이것은 시.계.생천(施戒生天)으로 한역되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표현이다. 금생에 이웃에 봉사하고 승가에 보시하며 도덕적으로 건전한 삶을 살면, ..

각묵스님 2020.11.08

[각묵스님의 초기불교 산책] 왜 초기불교인가?

초기불교는 대승불교 살찌우는 뿌리 필자는 초기불전인 빠알리 삼장의 완역을 발원하고 나름대로 번역불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필자가 많이 받는 질문이 ‘왜 하필이면 초기불교인가?’이다. 필자는 다음의 8가지로 정리해서 대답한다. 빠알리어 전승으로 원음 근접 자의적 해석 피하고 곡해 제거 첫째, 초기불교는 불교의 시작점이다. 모든 나무에 뿌리가 있듯이 불교 2600년의 전개에도 그 뿌리가 있다. 뿌리를 거부하고 나무가 살아남을 수 없듯이 뿌리를 모르는 불교는 역사를 아는 이 시대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둘째, 초기불교는 불교 만대의 기준이요 표준이며 잣대다. 무엇이 불교고 무엇이 불교가 아니냐는 판단을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 기준은 불교의 뿌리인 초기불교가 될 수밖에 없으며 그 핵심은 ..

각묵스님 2020.11.08

[각묵스님의 초기불교 산책] 원시불교냐 근본불교냐 초기불교냐

원시불교냐 근본불교냐 초기불교냐 초기에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 부처님은 정말 실존하셨던 분이었는가? 19세기 말에 서구 학자들 사이에는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그러나 부처님의 탄생지로 알려진 룸비니에서 아쇼카 대왕의 석주가 발견되고 여기에 적힌 문장을 읽으면서 이런 논란은 사라져버렸다. 석주에는 아소카문자 93자로 된 다섯줄의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는데 그 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석가족의 성자, 부처님, 여기서 탄생하셨도다.(hida Budhe ja-te Sa-kyamuni)’ BC 3세기에 아쇼카 석주에 새겨진 이 명문이야말로 부처님이 실존인물이었음을 밝혀주는 가장 명백한 사료가 될 뿐만 아니라 역사의식과 역사에 관계된 자료가 희박한 인도에서 모든 역사적 판단을 하는 기본 자료가 된..

각묵스님 202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