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공간 261

*경허 선사 일화[逸話]

경허 성우 대선사 경허 선사가 연암산 천장암 인근 지장암이란 토굴에서 머물 때의 일화다. 엄동설한의 한 겨울을 토굴에서 혼자 정진하며 지내기로 한 경허 선사는 낡고 헐어 벽에 틈이 벌어지고 문창이 뒤틀린 암자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장(佛藏)에 보관되어 있던 경전을 모조리 뜯어 풀을 바른 후 문이나, 벽, 방바닥, 천장까지 남김없이 바르는 것이 아닌가. 암자로 찾아간 제자들이 이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스님, 성스러운 경전으로 이렇게 벽과 바닥을 발라 도배 장판을 하여도 됩니까?” 경허 선사는 태연히 대답했다.“자네들도 이러한 경계에 이르면 이렇게 해보게나. ” 토굴로 찾아간 제자들은 스승의 깊은 경지에 삼배를 올리고 물러나왔다는 선화(禪話)다. 경허 스님의 이러한 경지는 불상을 올라타고..

지혜의 공간 2019.02.24